Salvation Centre Cambodia, 에이즈환자들의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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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vation Centre Cambodia, 에이즈환자들의 쉼터
  • 이동호
  • 승인 2008.05.2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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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친구들 이야기] 17

 

시엠립 시내의 한 불교사원에 에이즈환자들을 위한 쉼터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이 곳에서의 마지막 방문지로 그곳을 방문하기로 하였습니다.

신부님께서 특별히 추천하신 이유로 꼽은 것은 그 쉼터가 절 안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대다수가 생활불교, 태생불교도인 캄보디아에서 절안에 쉼터가 있다는 것이 그들에게는 큰 마음의 위안과 치유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신부님의 해석이었습니다.

카톨릭 사제로서 그들 종교에 대한 깊은 이해심에 새삼 놀라고 존경하게 됩니다. 절은 흔히 보이는 다른 절에 비해서 전혀 화려하지 않고 오히려 다소 가난한 절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경내의 살림살이는 단촐했습니다. 하기야 돈이 많은 절이라면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의 일에 관심을 갖지 않겠지요.

쉼터는 2003년에 United Nations Children's Fund가 세우고 세계식량기구의 도움으로 쌀을 지원받았는데 인원이 늘면서 JSC에 지원요청이 들어오자 한국, 부산의 NGO인 '한끼의 식사기금'과 연결시켜주어 현재 식량 일부를 지원해주고 있다고 합니다.

이곳은 에이즈환자들을 전적으로 케어하는 진료소는 아니며 에이즈환자들이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거나 약을 타러 시엠립으로 오면 이곳이 아닌 멀리 떨어진 지역에 사는 환자의 경우 이곳에 있는 동안 머물 곳이 없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쉼터가 필요했다고 합니다.

가족 중에서 돌볼 이가 없거나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으면 환자와 함께 그들 가족까지도 함께 오는 경우도 있어서 우리들이 방문한 날에도 서너 가족이 머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2주 정도 머물 수 있도록 하던 것을 지금은 한 달까지 머물 수 있다고 합니다.

캄보디아 불교는 스님들의 붉은 승복이 상징입니다. 거리에 흔히 볼 수 있는 젊은 스님들은 대부분 스님이 되기 위해 공부의 과정에 있는 학생들처럼 보입니다. 그들은 어김없이 책을 옆구리에 끼고 있습니다.

스님이 되는 것이 이 가난한 나라에서 적어도 때꺼리 걱정을 면하는 한 방편으로도 생각되지만 정작 스님이 된다는 것은 남을 위해 살기로 작정하는 것일 것입니다. 깊은 산중에 들어앉는 것이 아닌 사람들의 생활과 고통의 한가운데 존재하는 캄보디아불교가 앞으로 더많이 가난하고 병든 이들의 쉼터가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절의 가운데는 킬링필드 때 죽은 이들의 유골을 모아놓은 작은 유골탑이 있습니다. 프놈펜의 그 유명한 킬링필드보다는 훨씬 규모가 작아서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그리 많아보이지 않았지만 우리 일행이 머무는 동안 몇 사람의 소규모  단체관광팀이 그 앞에서 한국인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절의 한 편에 작은 건물이 있어서 가보니 그곳은 절에서 운영하는 작은 학교였습니다. 마침 영어수업이 진행 중이었는데 학승을 비롯한 젊은이들이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건물은 한 일본 NGO에서 지원해주었다고 적혀 있습니다. 젊은 영어선생이 웃으며 인사를 건넵니다. 이곳에서 영어를 구사한다는 것은 적어도 지금은 가장 유용한 취직수단이기 때문입니다.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소아병원입니다. 이곳이 그 유명한 자야바르만7세 소아병원이군요. 스위스의 한 소아과의사가 처음 세운 이 소아전문병원은 지금 시엠립의 가장 큰 병원 중의 하나입니다. 치료비는 무료이고요.

그가 세운 재단에서 운영을 맡고 있는데 지금도 주말이면 그가 직접 출연하는 자선콘서트가 시엠립 어딘가에서 열린다는군요. 첼로를 연주하다고 했던가요? 내전이 시작되기 전 이곳에서 처음 병원을 시작했던 그가 폴포트정권과 함께 본국으로 돌아갔다가 내전이 끝나자 캄보디아를 잊을 수 없어 다시 돌아왔다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이 병원을 방문하는 이는 누구든 꼭 해야하는 일이 있답니다. 기부금을 내던지 아니면 헌혈을 하든지... 그의 원칙과 고집, 그리고 일에 대한 애정이 느껴집니다.이제 시엠립을 떠날 시간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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