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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지난밤 나는 평화를 꿈꾸었네"[서문] 당 투이 쩜의 일기와 ' 베트남전쟁' 혹은 '베트남혁명'의 의미
송필경 논설위원 | 승인 2008.06.03 16:02


   
 
  ▲ 건치 송필경 공동대표  
 
지난 2005년 베트남에서 베트남전쟁 때 사망한 여의사 당 투이 쩜의 일기 『지난밤 나는 평화를 꿈꾸었네』가 출판돼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송필경 공동대표는 최근 출판된 투이의 일기를 한국 독자들이 보다 온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베트남 현대사의 맥을 짚은 저서, 일기와 같은 제목의 『지난밤 나는 평화를 꿈꾸었네』를 출간했다.

건치신문은 오늘 서문을 시작으로 한주에 한번 해당 저서를 발췌해 이야기를 연재할 예정이다. (온라인 특성을 고려해 이야기 구성 및 내용은 재구성될 수 있다) 이번 연재를 통해 단순히 전쟁의 가해자로서 미안한 마음이 아닌, 한 국가와 민족이 어떻게 나라를 지켜왔고 그들을 지켜낸 힘은 무엇인지 가슴으로 느끼고 머리로 깨달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편집자 주)

   
 
  ▲ 베트남의 정신적 상징인 하노이의 바딘 광장과 호찌민 영묘. 1945년 9월 2일 호찌민은 여기서 역사적인 독립선언문을 낭독했고, 1969년 9월 2일 여기에 영원히 잠들고 있다.  
 
당 투이 쩜의 일기와 '베트남전쟁' 혹은 '베트남혁명'의 의미


유대인은 자기들만이 하나님에게 선택받고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예수는 하나님은 모든 인간에 대한 사랑과 자비로 충만해 있으며, 심지어는 그의 계율을 어긴 자에게까지도 똑같이 베풀므로, 계율을 지키는 것보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가르쳤다. 그래서 예수는 하나님이 우리를 대하듯이 우리 또한 이웃을 사랑하고 용서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예수에게서 믿음을 찾은 사람은 하나님은 이 희망을 유대인뿐만 아니라 모든 민족과 국민에게 나누어주며, 부유한 자나 가난한 자에게 똑같이 베푼다고 굳게 믿었다. 이러한 믿음을 가지고 예수의 신자들은 그토록 열심히 그의 말씀을 세계 곳곳에 전파하였다.

로마로 들어간 그리스도인들은 박해자의 칼날을 피해 카타콤에서 피난을 겸한 예배장소로 이용하였다. 어둡고 침침한 깊은 땅 속의 지하 묘지인 카타콤에서 그들은 광명과 생명과 평화와 안식을 누렸다.

그러다가 로마 당국에 체포된 그리스도인들은 콜로세움에서 사자의 밥이 될지언정 예수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심지어 어린 소녀들조차도 성가를 부르며 죽어갔다. 그리스도인은 믿음을 지키기 위해 "죽음이란 공포를 정복하고 있을 뿐 아니라 기꺼이 죽는 것마저 할 수 있다"는 것을 로마인들에게 보여줌으로써 결국에는 로마의 엘리트들조차 명성과 부귀를 버리고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빈곤과 결핍을 택하게 만들었다.

이렇듯 ‘원수마저도 사랑하라!’는 예수의 사자후는 인류 최초이자 인류 최대의 보편적인 외침이었다.


신학의 독단이 중세 유럽을 지배하여 인간성이 말살 당하자 15세기 전후에 인간의 지적이고 창조적 힘을 다시 찾아내어 암흑시대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르네상스 운동은 인간성을 해방하고 재발견하여 합리적인 생각과 생활태도의 길을 열었다.

이에 힘입어 18세기 유럽에서 일어난 이른바 계몽사상은 르네상스 이후 이룩한 문화와 문명에 힘입어 인간의 지성 혹은 이성을 앞에 내세우고자 한다. 이와 같은 시대적 정신은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권을 강조함으로써 그때까지 유럽을 지배한 종교의 독단에서 비로소 벗어날 수 있었다.

이 노력의 첫 결실이 1776년 미국의 독립선언문이다. 첫 구절은 “모든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동등하며, 신에게서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부여받았다. 그 권리는 곧 생명과 자유와 행복 추구이다. 이러한 권리를 지키기 위하여 국민은 정부를 조직한다."이었다. 뒤이은 1789년 프랑스 인권선언문은 "모든 개인에게 생명과 자유와 재산에 관하여 평등한 권리를 인정하여 자기 영토 안의 모든 사람들에게 국적, 성, 인종, 종교의 차별 없이 이 권리를 안전하게 보호해 주는 것이 모든 국가의 의무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의 독립선언문과 프랑스의 인권선언문에서 나타난 자유와 평등과 박애 정신은 ‘서로 사랑하라'는 예수님 말씀을 구체화 한 것이다.


미국의 독립선언과 프랑스 혁명정신은 인류 보편사에서 보면 개인의 인권과 민족의 독립에 관한 서구 근대정신을 확립한 역사의 찬란한 결과물이며 인류의 공통 자산이다. 그런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남의 나라 독일침략에 맞서 모든 국민이 영웅적으로 저항한 프랑스가 전쟁이 끝나자마자 괴수의 얼굴로 남의 나라 베트남을 침략했다. 뒤이은 미국은 아시아의 작고 가련한 나라에게 인류역사상 최대의 폭력으로 짓밟았다. 베트남 인민의 자주 독립의지를 전쟁의 광기로 몰고 간 프랑스와 미국은 그들이 부르짖은 이상이 제 3세계에 대해서는 기만적이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다시 말해 인간의 존엄과 민족의 독립 같은 ‘예절이 철철 넘치는’ 선언문은 힘 있는 자끼리의 문제이고, 힘없는 자에게는 아무 쓸모없는 휴지 조각임이 여실히 드러났다. 아무리 정당한 가치를 외치더라도 힘이 없으면 그것은 한낱 잠꼬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30년 간 힘겨루기에서 베트남 인민이 승리한 베트남 민족해방전쟁은 세계혁명사에서 서구의 어떤 혁명보다 더 귀중한 인류의 자산이다. 이것을 거시적 관점에서 평가하면 제국주의  야만에 대한 투쟁이며, 인류보편적 가치인 ‘인간 존엄과 자유의 확대’ 를 제3세계 약소국이 자신의 힘으로 쟁취한 점에서 세계사적 의의를 갖는다. 베트남전쟁은 전쟁이 아니라 세계사적인 혁명이라고 불러야 마땅한 것이다.

지도자 호찌민과 베트남 인민은 물질적 폭력이 아무리 강하더라도 인간의 정당한 신념을 꺾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구찌 터널 같은 좁은 지하 땅굴에서 고통스런 삶을 살면서도 ‘약소국의 민족의 독립과 자유’라는 잠꼬대 같은 이상을 죽음을 마다하지 않고 쟁취한 것이다. 이것은 헌신적인 지도력과 인민의 단결이 어우러져 만들어 낸 것으로 인류역사상 이러한 예를 다시 찾기가 그리 쉽지 않다.


19세기에서 20세기에 이르기까지 베트남과 우리는 비슷한 처지에서 같은 역사의 질곡을 겪었다. 베트남 인민은 베트남전쟁을 통해 전 국민이 직접 투쟁했으며, 그 투쟁의 결과로 완전한 독립을 이룩한 것이다. 분명 우리 역사의 독립과는 의미가 다르다. 좌절의 연속으로만 이어진, 아직까지 우리의 손으로 궁극적 독립을 쟁취할 수 없었던 것이 우리의 부끄러움이다. 이 점에서 우리는 무릎 꿇고 호찌민과 베트남 인민이 보여준 헌신과 단결을 통해 이룩한 민족통일 정신을 정직하게 배워야 한다.

제대로 된 도로 하나 없이 싸구려 농산물을 팔고 가난한 처녀를 국제결혼 시키는 후진국이라는 멸시감으로 베트남을 쳐다보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30년 전쟁 때문에 아직 가난하지만 20세기 현대사에서 베트남인들이 보여준 저력을 우리는 올바르게 보아야 한다.
당 투이 쩜의 일기는 이런 베트남혁명 정신을 함축한 숭고한 기록이다.

송필경 논설위원  spk1008@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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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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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oo j 2008-08-06 16:37:42

    그녀의 글을 읽다가 좀 의아한 부분이 있습니다.
    tram이 보고 싶어하는 young brother이 누구일까요? 그리고 그녀는 그녀의 일기에서 솔직한 자신의 마음을 다 털어 놓았나요? 69년 4월 5일에 쓴 일기를 보면 young brother이란 이름아래 자기 사랑을 숨기는 그녀를 발견했습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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