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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꿈] 전쟁, 그리고 또 전쟁[기획연재] 제1부 베트남 여성이 본 전쟁 - (6)
송필경 논설위원 | 승인 2008.07.09 16:58

본 연재글의 정확한 이해를 위해 연재글 첫회부터 읽기를 당부드립니다. (편집자)

사춘기 소녀 안네와 20대 여성 투이의 삶을 앗아갔던, 우리가 방금 지나온 20세기는 어떤 시대였을까? 20세기의 인간은 인류역사에 어떤 발자취를 남겼는가?

   
 
  ▲ 당 투이 쩜  
 
유대인으로서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독일을 첫 공식 방문한 음악가 메누힌(Yehudi Menuhin : 1916~1999)은 자신의 시대를 이렇게 말했다.

“인류가 품어온 희망 중 가장 큰 희망을 낳고는, 모든 환상과 이상을 파괴해 버렸다.”

20세기를 지나는 동안 공업과 과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인류는 예전에 비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엄청난 물질적 토대를 쌓았지만, 러시아 혁명에서 극좌라는 몹쓸 사생아가 태어났고 자본주의 역시 극우 파시스트라는 포악한 자식을 길렀다.

이들의 출몰과 대립으로 광적인 증오가 이전 세기보다 더욱 널리 퍼졌고, 야만적인 대량 파괴와 끔찍한 살상이 이처럼 아무 거리낌없이 저질러진 적이 인류역사에 일찍이 없었다. 자본주의 모순에서 비롯한 제1·2차 세계대전, 그 와중에 발생한 유대인 학살, 미·소 대립이 부추긴 한국전쟁, 중국의 티베트 침략, 미국의 야욕이 저지른 베트남전쟁, 소련의 아프간 침공, 석유쟁탈을 위한 걸프전쟁, 화약의 냄새가 끊이지 않는 이스라엘과 주변 중동, 그밖에 남미·아프리카·동유럽에서 벌어진 분쟁·약탈·침공 따위가 끊임없이 이어진 20세기는 메누힌의 말대로 인간의 존엄을 여지없이 파괴했다.

   
 
  ▲ 투이의 일기 원본  
 
전쟁 그리고 또 전쟁…

전쟁에서 인간의 목숨은 동네 개보다 못한 것이다. 전쟁은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아 간다. 전쟁에는 죽음만 있는 것이 아니다. 미치광이 짓들이 춤춘다.

그러나 아무리 잔학한 전쟁이라도 꿈을 꾸는 자를 죽일 수 있어도 꿈을 뺏을 수는 없다고 외친다. 과연 그런가? 그렇다!

유대인 소녀 안네는 일기에서 이렇게 절규했다. “도대체 누가 우리에게 이런 고통을 안겨 준 것일까요? 누가 유대인을 다른 민족과 구별하도록 한 것일까요? 누가 오늘날까지 우리를 고통 속에 허덕이게 한 것일까요?” 그럼에도 안네는 “나의 희망은 죽어서도 계속 살아 있는 것!”이라 전제하고 인류를 향한 평화와 사랑의 영원한 염원을 일기에 또박또박 적어나갔다.

2차 대전을 끝낸 유럽인들은 가냘픈 소녀의 호소에서 무한한 감동을 받고 자신들의 죄악에 대해 뼈저린 반성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랑하는 엄마,
내일의 승리를 위해 엄마의 자식이 쓰러져야 한다면 조금만 우세요.
그리고 엄마의 자식이 자랑스런 삶을 살았다고 자부심을 가지세요.
사람은 누구나 한번은 죽는 것입니다.”

젊은 여성의 애끊는 절규에 베트남 사람들의 눈망울에 눈물이 고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미국은 자신이 저지른 죄악을 애써 무시하고 있다. 그렇기에 베트남의 비극은 아직도 전모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계속)

   
 
   
 

 

송필경(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공동대표)

송필경 논설위원  spk1008@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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