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M, 임플란트 시장 구도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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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 M, 임플란트 시장 구도 바꿀까?
  • 백주현 기자
  • 승인 2008.07.14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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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light - ‘신흥 임플란트 M’ 출시와 시장 전망

대한치과기재협회와 서울치과의사회가 지난달 27일부터 3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공동으로 개최한 ‘SIDEX 2008’ 전시회에서 신흥이 자사 브랜드 임플란트 ‘M'을 출시했다.

최근 몇 년간 신흥의 임플란트 생산과 출시에 대한 소문만 무성했을 뿐, 그 제품과 출시시기에 대해서는 루머 수준의 추측만 난무했다. 그 소문이 현실화된 시점에서 월간치재는 신흥의 이번 출시가 국내 치과계에 미칠 파장을 긴급 진단한다.
편집자

‘신흥 임플란트 M’ 출시의 파괴력은 무엇보다 임플란트 표면처리 원천 기술 특허에 기반한 제품이라는 점에 있다.

물론 국산 제품이 양적 팽창에 힘입어 품질개선이 이뤄진 부분도 적지 않지만, 일부 업체가 해외시장 진출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특허분쟁에 휘말려 어려움을 겪은 것을 볼 때, 국산 임플란트의 제품 경쟁력에 한계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최근 군소 임플란트 생산 업체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출혈 가격경쟁으로 공멸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인식은 널리 퍼져있었다.

이러한 시점에서 신흥이 임플란트의 총본산인 스웨덴 예테보리 대학 설영택 교수의 마그네슘 티타네이트 임플란트 특허를 적용한 제품을 국산화해 출시한 점은, 향후 국내 임플란트 개발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의미를 지닌다.

신흥은 지난달 보도자료를 통해 노벨 바이오케어 제품과 병행해서 'M'을 판매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기존의 브레네막 임플란트팀과 골드니안팀이 ‘M'의 판매를 담당함으로써 임플란트 영업 노하우를 활용하는 한편 추가 인건비를 절약하겠다는 전략이다.

탄탄한 영업력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과학적 연구와 특허에 기반을 둔 제품을 들고 나온 신흥의 출사표는, 기존 국산 임플란트 업체 입장에서 보면 심각한 도전장이 될 것이다.

치과계 위기 돌파구로 작용할지 주목

신흥은 이번 출시에서 기존 국산 임플란트 가격의 절반 이하의 가격으로 론칭(Launching)했다. 그것도 여러개 패키지 조건이 아닌 낱개 판매도 동일한 제품 단가를 맞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어바트먼트 등 관련재료 모두 절반 가격이다.

고액 패키지 영업방식으로 매출을 부풀려온 대부분의 국산 임플란트 업체로서는 일격을 맞은 셈이다. 일선 영업사원들로서는 섬뜩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며 더 이상 가상 매출을 위한 끼워 팔기식 밀어내기 영업이 불가능해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전시회나 심포지엄 등을 통해서만 이벤트 차원에서 할인이나 패키지 판매를 해오던 것이 최근에는 대부분 업체가 일상적으로 100% 할증(1+1)이나 임플란트와 직접 연관이 없는 장비 혹은 치과재료를 끼워 주는 패키지 영업방식이 관행이 돼버렸다.

과도한 밀어내기식 영업으로 규모를 부풀렸다가 부도를 내거나 파산한 경우는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서점 위탁판매 형태의 유통망을 갖춘 출판계의 경우 서점에 과도하게 밀어내기 영업을 했던 출판사는 밀려오는 반품도서로 결국 도산하는 경우가 많았다.

임플란트 업계의 경우 선수금제든 후불제든 모든 대량 패키지 영업방식 자체가 위험한 러시아 룰렛게임이나 폭탄 돌리기 게임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실제로 선수금 패키지 상품을 구입한 치과는 제품 대금 상환에 허덕이고 후불제 패키지로 Push 했던 업체들은 악성 재고로 인해 캐시 플로어에 심각한 타격을 받아 자금 유동성 위기에 처해있다.

이러한 폐해는 치과와 제조업체, 대리점, 영업사원 등 임플란트 업계를 넘어 치과계 전체의 위기로 확산되어 가고 있는 추세다.

임플란트 업계에서 발원된 위기가 그동안 치과계 전체로 확산되면서 공멸의 위기로부터 벗어나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번 'M' 이 채택한 밀어내기식 패키지 영업 관행 파괴, 임플란트와 무관한 치과재료 끼워팔기 배제 등의 영업 원칙, 이 치과계 위기의 돌파구로 작용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합리적 치과경영 선택의 기회 제공

제조업체의 밀어내기식 대량 패키지 영업에 의한 폐해는 일선 치과에서 곪아 있었다. 어떤 경우에는 일선 치과에서 패키지로 구입한 임플란트 재고를 인터넷을 통해 공공연히 매매해왔다는 소문도 있었다.

이런 대량 구입 요구 관행이 사라지고 소비자 중심으로 필요한 양만큼만 구매가 가능할 경우 그 이득을 보는 것은 당연히 일선 치과 원장들이다.

신흥 관계자는 “현재 치과 수납장에는 임플란트 유통 재고량이 과다하게 쌓여 있다”며 “낱개 판매방식이 고객인 치과의사들의 구입 부담을 감소시켜 주는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결국 임플란트를 이제 막 시작하려는 일선 치과 원장들이나 소규모 치과의원들이 보다 쉽게 임플란트 시술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 서초구의 K 치과의원 원장은 “개원의의 한 달 평균 임플란트 소모량이 적게는 5개 이하에서, 많게는 10개 내외”라며 “이런 상황에서 무리한 대량 패키지 주문보다는 필요한 만큼의 소량 주문이 더 쉬울 것 같다”고 전했다.

물론 임플란트 시술을 위해서는 관련 장비와 시술기구들이 다른 진료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필요하고 치과마다 사용하는 임플란트 시스템(제품)이 각기 다르다. 그래서 치과원장들은 시술 시스템 선택에 신중을 기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해외 수입 임플란트 비중이 점점 낮아지는 데다가 한 치과에서 사용하는 제품도 2~3 종류로 다양해지는 추세에서 판매방식도 업체 밀어내기식이 아니라 사용자 중심의 낱개 구매방식이 확산될 경우 일선 치과 원장들의 선택의 폭도 넓어지고 업체의 강압에 의해서가 아니라 능동적인 계획에 따라 각 환자에 맞는 임플란트 시술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시너지 효과는 결국 치과병-의원과  임플란트 업계, 더 나아가서 환자들에게도 선순환 구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치과계 공멸 vs 지속성장 가능성의 기로

임플란트 업계 발 치과계 위기설은 실제로 임플란트 업계뿐만 아니라 치과재료업계나 기공소 등에서도 많이 들려온다. 한국 경제의 전반적인 불경기에서 기인한 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임플란트 업계를 중심으로 불어닥친, 코스닥 등록을 위한 과도한 매출 부풀리기, 기업공개를 통해 부족 자금을 한몫에 충당하여 기업외형 키우기 경쟁, 코스닥 등록 후에도 여전히 계속되는 주가 관리용 매출 부풀리기 경쟁 등이 치과계를 공멸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시장 개척을 통한 차분한 매출 성장이 아닌 선수금식 및 후불식 밀어내기 대량 패키지 출혈 영업, 덤핑 경쟁 등으로는 더 이상 치과계가 버틸 수 없다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

일부 인사들은 1990년대말 IT 벤처 열풍 속에서 과도한 매출 부풀리기나 기업 거품 평가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무리하게 진입했다가 도산하고 결국 몇몇 IT 업체만 겨우 살아남고 초토화된 전철을 치과업계가 밟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세계 4대 임플란트 시장이면서도 양적, 질적 성장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주춤거리고 있는 한국 임플란트 업계의 현재 시점에서 과연 'M'의 출시가 갖는 의의는 무엇일까?

밀어내기식 영업으로 과포화상태인 시장에 후발 주자로 뛰어든 신흥 임플란트에 대해 경계와 지켜보자는 식의 비판적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과학적 실험 논문에 기초한 특허 출원, 식약청 허가를 득한 이후 2년여 동안의 충분한 검증과 출시 전 FDA, CE 인증 통과, 다양한 제품군을 동시에 출시함으로써 사용자의 선택의 폭을 넓혀준 점 등, 기존 국내 임플란트 업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파격적인 저가 낱개 판매 방식에 대해서도 일부 원장들은 임플란트 환자들에게 저가의 재료원가가 공개됨으로써 결국 일선 치과원장들을 곤혹스럽게 할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강북의 한 치과 원장은 “이미 국내 임플란트 제품가격은 각종 할증제도, 끼워 팔기식 패키지 영업으로 인해 실제 가격은 ‘M' 수준”이라면서 “무리한 대량 패키지 판매보다 실제 소량 판매단가를 유지하면서 수요자 중심의 영업을 하는 것이 일선 치과원장들과 임플란트 업계는 물론 치과기자재업계도 보호하고 살릴 수 있는 공생의 길일 것”이라고 지적한다.

급속하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한국 사회에서 전체 임플란트 수요는 꾸준히 성장할 것이다.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업계 일부의 잘못된 관행으로 인해 공멸할 것인지 아니면 슬기롭게 돌파구를 마련할 것인지, 치과계 모두의 초미의 관심사다.

많은 과학적 학술 논문과 특허를 토대로 개발됐으면서도 대량 패키지를 배제한 소량 중심의 저가 제품으로 출시된 ‘신흥 임플란트 M’ 이 임플란트 영업 관행과 치과계에 미칠 신선한 충격, 그리고 그 영향력이 주목된다.

백주현 기자(월간치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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