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 읽기] 세계화에 대한 믿음은 진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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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 읽기] 세계화에 대한 믿음은 진실일까?
  • 김수진
  • 승인 2008.08.2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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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읽고

 

이 글은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가 직접 발행하는 웹진(http://healthysociety.tistory.com)에 실린 글의 전문이다. (편집자)

광우병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수많은 촛불들이 거리로 나섰다. 이명박 정부는 "한미 FTA 비준을 위해 쇠고기 수입이 필요했다"며 한미 FTA로 얻게 될 경제적 이익을 강조하였다. 국민들의 목숨을 담보로 한 광우병 쇠고기 수입과 경제적 이익을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지만 이와 별개로 한미 FTA 체결로 우리나라가 경제적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 반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는 세계적으로 퍼져있는 혹은 퍼트려져있는 믿음이기도 하다. 자유주의를 주창하는 세계적 경제학자인 프리드먼은 세계화 체제에서 성공하기 위해 무역의 자유화, 국영기업의 민영화, 외국인 투자와 자본시장에 대한 규제 해체 등이 필요하며 이것이 역사적 경험을 통해 증명된 경제발전을 위한 유일한 모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렇다면 그러한 믿음은 진실일까?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역사적 사례를 통해 이것이 사실이 아님을 밝혀낸다. 그는 자유무역에 대해 개발도상국들의 1인당 국민소득을 비교하며 보호무역과 국가개입이라는 '잘못된 정책'을 추구했던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연간 3%나 증가했지만 개발도상국들이 정작 신자유주의 정책을 실행에 옮긴 1980년대 이후는 그 절반 정도의 속도(1.7%)였다는 것, 그리고 그나마도 세계화를 거부했던 중국과 인도가 1980년에는 전체개발도상국 소득의 12%를, 2000년에는 30%를 차지했다고 말한다.

심지어 자유무역의 강력한 주창자인 미국조차 1920년대까지도 보호무역으로 유명한 프랑스, 독일보다도 관세가 높은, 가장 강력한 보호무역국가였다는 것이다.

신자유주의론자들은 성공한 어른들은 부모에게 의지 하지 않으며, 또한 자립을 했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말하지만 글의 저자인 장하준은 자신의 아들을 예로 들며 자립하게 되어 성장한 것이 아니라 성장하게 되어 자립했음을 말한다. 무역자유화 역시 경제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 결과일 뿐이라는 것이다.

자유무역을 통해 일부 산업을 포기하고 일부산업을 통해 이익을 얻는 것이 현명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는 어느 한 경제활동에서 방출된 자본과 노동이 곧바로 아무런 추가적 비용 없이 다른 경제활동에 흡수될 수 있을 때 가능하지만 현실에서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날카롭게 꼬집는다.

게다가 설령 이득을 보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그 이익이 크다 하더라도 그 보상과정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 만큼 예전보다 더 가난해지는 사람이 있게 되고 이것이 궁극적으로는 전체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에게 강요하는 정책들을 비판하지만 그 내용은 본질적으로 한미 FTA를 체결하며 찬성논리로 사용되었던 근거들이나 최근 이명박 정부가 제시한 공기업 민영화 등의 시장화 정책을 공격한다.

국내 서비스 산업이 경쟁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은 바로 개방과 경쟁에서 뒤처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나 규제를 풀어 더 많은 외국 자본을 유치해야 한다거나 공기업 민영화로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것이 그 대표적인 것이다.

세계와 물결 속에 무엇이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인가라는 고민을 갖고 있다면 읽어봄직한 책이다.

김수진(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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