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한 그대의 삶을 위한 음악한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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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한 그대의 삶을 위한 음악한조각
  • 편집국
  • 승인 2003.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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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일상속에서의 일탈

지루한 일상 속에서 우리는 가끔 일탈을 꿈꾼다.
하지만 그 일탈을 현실화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우리는 무료해하면서도 우리가 속한 일상을 포기하고 위험한 일탈 속으로 섣불리 발을 내딛지 않는다.

그리하여 우리는 뭔가 다른 형태의 탐닉할만한 대상을 찾게 된다. 어떤 사람에게는 그것이 술이기도 하고, 음식이기도 하다. 때로는 친구이기도 하고, 숨겨둔 애인이기도 하고, 마약이나 섹스나 다른 일탈의 모습을 띄고 있기도 하다.

그러한 탐닉 속에서 우리는 일상 속에서는 맛보기 힘든 극치의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러한 탐닉의 대상에 대해 우리는 취미라는 이름을 붙인다.이처럼 탐닉할만한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몰입성이 강해야 한다. 아울러 계속적으로 새로운 즐거움을 맛볼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덕목에 가장 잘 어울리는 대상으로 음악을 들 수 있다. 음악은 때로 요염하게, 때로 독하게 우리를 사로잡는다. 특히 클래식이나 재즈같은 어쿠스틱 음악은 전자적 사운드에 기초한 대중음악과 달리 나이를 들어갈수록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클래식 쉽게 접하기

클래식이나 재즈와 같은 다소 진지한 유형의 감상용 음악을 가까

이 하는 가장 손쉬운 방식은 라디오지만, 여기서 조금 더 적극성이 발휘되면 자신만의 음반을 찾게 되고, 나아가 공연장을 찾아 직접 연주되는 음악을 듣고자 하는 욕구가 생기게 마련이다.

FM 라디오를 통한 음악듣기는 쉽사리 한계에 봉착한다. 전문방송이 없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클래식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방송이라고 해야 고작 KBS1 FM(93.1) 하나 정도이고 그나마 방송멘트가

곁들여진 프로그램들이 대부분인데다 악장별로 끊어서 곡을 소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문적인 감상이 쉽지 않다.

재즈의 경우로 말하자면 9TO5 직장인을 소외시키는 심야 프로그램 하나 정도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들을 만한 방송이 거의 없다. 그래서 조금 더 발전된 방식으로서 스카이라이프와 인터넷을 찾게 된다.

지난해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한 스카이라이프는 24시간 방송되는 50개의 전문음악채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방송들은 CD 수준의 음질을 확보함과 아울러 기존의 FM 방송들과는 달리 진행자의 불필요한 멘트 없이 전문적 음악만을 방송함으로써 가정만이 아니라 카페, 병원 등 공공 장소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인터넷을 통한 스트리밍 방송에는 벅스뮤직(bugsmusic.co.kr)과 같이 체계적으로 분류된 음원들을 가지고 청취자들이 원하는 곡을 골라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와 세이클럽(sayclub.com), 프리챌(freechal.com), 인라이브(inlive.co.kr), 끼리(kiri.co.kr) 등과 같이 웹상의 진행자(CJ)가 음악을 들려주는 방식이 있다. 벅스뮤직의 경우 가요나 팝송에서는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클래식이나 재즈는 레퍼토리가 많지 않은 단점이 있다.

반면 세이클럽과 같은 커뮤니티 음악채팅 서비스의 경우 매일 2천개 이상의 방송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으며 클래식과 재즈 방송만 하더라도 1백여 개의 방송이 동시 진행되고 있다.
각 방송을 담당하는 자발적 진행자라고 할 수 있는 CJ들은 특화된 장르의 음악과 함께 멘트를 넣거나 채팅 등을 통해 청취자들과 커뮤니케이션하고 또 이들과 함께 온라인 커뮤니티를 꾸미거나 오프라인 번개모임 등을 추진함으로써 동호인들을 엮어주고 안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생명력 잃어가는 음반시장

이처럼 라디오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로 발전해가는 것의 대척점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제작 유통되고 있는 CD는 점차 그 시장을 잃어가고 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이 아니며, 세계적인 메이저 음반사들도 예외없이 지속적인 매출 감소를 겪어오고 있다.

여건이 이렇다보니 메이저 음반사들은 더 이상 새로운 아티스트의 발굴이나 음반제작에 투자할 여력과 의욕을 갖기 힘들어하고 있다.

그럼에도 진지한 음악 매니어들은 여전히 CD라고 하는 소유가능한 매체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물론 구입방식은 많이 바뀌었다. 이른바 ‘동네음반가게’들은 이미 거의 사라졌고, 이제는 대형 음반매장들조차 점차 경쟁력을 상실하여 온라인 음반매장들이 이를 대체하고 있다.

온라인 음반매장으로는 현재 포노(phono.co.kr)과 핫트랙스(hottracks.co.kr) 두개의 사이트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포노의 경우 42만 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데 아마도 이는 국내에서 진지하게 음악을 듣는 계층의 숫자가 거의 포괄하는 수준일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매장들은 ‘온라인’이라는 강점을 십분 활용하여 판매되는 앨범이나 아티스트에 대한 상세한 정보의 제공을 하고, 아울러 이용자의 충성도(Loyalty)를 높이기 위해 각 장르별 커뮤니티 활동공간 마련, 마일리지 제공 등 각종 혜택과 서비스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확대되는 하이파이 오디오 시장

이러한 음악콘텐츠와 더불어 최근 애호가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 하이파이 오디오 시장이다. 오디오는 자동차, 카메라와 함께 이른바 남자 어른들을 위한 대표적인 장난감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오디오의 경우 음반과는 달리 쓸만한 시스템을 갖추는데 상당한 비용이 지출된다. 때문에 여러 오디오 잡지와 온라인 커뮤니티들이 이를 위한 가이드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하이파이저널’ 등 여러 종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대표적인 오디오저널인 ‘스테레오 사운드’가 일찌감치 국내판으로 발매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오디오 시장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잡지인 미국의 ‘스테레오파일’도 지난 봄부터 국내 발매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오프라인 매체와 아울러 인터넷 사이트들도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하이파이클럽(hificlub.co.kr)이나 하이파이넷(hifinet.co.kr) 같은 사이트들은 이미 오프라인의 잡지들 이상으로 애호가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은 오디오의 특성상 고가품의 중고거래가 자주 이루어지는 점에 착안, 중고장터를 제공해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이런 사이트들은 비즈니스 활동과 관련 일반 애호가들로부터는 의혹어린 시선을 받기도 한다.

이런 와중에 최근에는 오디오와 음악애호가 33인이 모여 새로운 형태의 사이트를 발족시켜 주목을 끌고 있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회원이기도 한 김욱동(에이플러스치과 원장)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하이파이뮤직(hifimusic.co.kr)이 바로 그것이다.

최근 문을 연 이 사이트는 다른 대부분의 유사 사이트들과 달리 애호가들을 중심으로 사이트가 준비되어 여러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로운 소통의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활약해오던 전문 필진들이 새로운 형태의 자발적 놀이공간에 대한 기대로 함께 참여함으로써 향후 오디오와 음악 그리고 공연에 대한 커뮤니티로서의 활약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공연장 직접 가서 즐기기

애호가들이 궁극적으로 찾는 곳은 바로 음악이 연주되는 현장.
다행히 국내 공연시장도 외환위기 이후 위축됐던 모습을 극복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다양한 형태의 공연상품을 쏟아냄으로써 까다로워진 애호가들의 입맛을 돋우고 있다.
우선 공연장이 다양화되었다. 과거에는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이 고작이었지만 이제 그에 못지않은 새로운 공연장들이 속속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우선 LG아트센터는 2,600석에 달하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달리 1천석 규모의 연주홀로 건립돼 일단 좌석 위치에 따른 음향과 시야 격차를 크게 줄여놓았다. 이에 따라 거의 절반수준 가격으로도 비슷한 수준의 공연을 훨씬 더 좋은 음향과 시야 조건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뛰어난 기획력을 앞세워 단순한 지난 해에는 6개월여동안 전공연 전석 매진이라고 하는, 전설적인 실적을 남기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연간 공연을 예매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좋은 공연의 경우 이미 수개월전부터 좌석이 동이 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금년 하반기의 루치아 알르베르티의 독창회(9월23일), 존 윌리엄즈 기타 독주회(10월7일), 백건우의 프로코피에프 피아노협주곡 전곡 연주회(10월23일, 25일) 등은 벌써부터 부지런한 애호가들에 의해 좋은 좌석이 선점되고 있다.

이러한 강남권의 공연장과 더불어 강북의 애호가들을 위한 공간도 최근 새로운 변모를 하고 있다. 권위주의적인 외피를 벗어버린 장충동 국립중앙극장의 변화와 아울러 세종문화회관은 공연장이 아니라 강당이라는 비아냥에 대응이라도 하듯 4천석 규모의 대극장을 전문공연장으로 탈바꿈시키는 대대적인 리노베이션 작업을 하고 있다.

재개관을 하는 내년 3월경이면 전혀 새로운 모습의 세종문화회관을 만나볼 수 있을 듯 하다. 강북권에서 또 다른 주목을 받고 있는 공연장은 호암아트홀과 금호아트홀이다.
호암아트홀의 경우 전면적인 리노베이션으로 음향과 시설을 대폭 개선한 뒤 진지한 음악애호가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프로그램 운영을 위탁받고 있는 전문 공연기획사 크레디아(credia.co.kr)는 640석 규모의 아담한 규모에 맞추어 상품성이 있는 국내 연주자를 비롯하여 아직 지명도는 높지 않지만 상당한 실력을 갖춘 해외 아티스트들을 발굴해 소개함으로써 실속 면에서는 제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광화문에 위치한 금호아트홀(kumhoarthall.com)은 300석이라는 작은 공간의 이점을 십분 살려 매월 2-3회씩 ‘스페셜콘서트’를 기획함으로써 진지한 음악애호가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용호성(문화관광부 행정사무관)

 

- 추천하는 클래식 방송

스카이라이프는 24시간 방송되는 50개의 음악전문채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 중 Music Station Kiss는 Noble House(Ch.839 클래식과 크로스오버 보컬), Elegance Hall(Ch. 840 품격있는 클래식과 뉴에이지), 안단테 칸타빌레(846 클래식 소품과 보컬), 클래식 판타지아(Ch. 847 가요처럼 쉽고 친근한 클래식) 4개의 클래식음악 채널과 블루스, 비밥, 스윙에서 모던까지 전문 재즈를 방송하는 All That Jazz(Ch. 851)를 내보내고 있다.
Satio에서는 Noble Jazz(Ch. 814 보컬, 재즈발라드, 빈티지 재즈 등), Urban Jazz(Ch. 815 퓨전 등 컨템포러리 재즈) 등 2개의 재즈전문 채널과 Maestro(Ch. 817 교향곡, 협주곡, 관현악곡 등 대편성곡), Mezzanine(Ch. 818 보컬클래식), Chamber & Solo(Ch. 819 실내악과 솔로곡) 등 전문 클래식 음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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