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 위해 기꺼이 받아들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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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 위해 기꺼이 받아들이자!
  • 편집국
  • 승인 2003.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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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설위원, 고&정 치과
틀니를 의료보험에 포함시키는 문제가 치과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당연히 틀니는 의료보험에 포함시켜야 하고 그 시기도 빠를수록 좋다.

내가 개원하고 있는 농촌지역은 노령인구가 많아 틀니 환자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고, 반면 수많은 노인들이 경제문제 때문에 적절한 틀니시술을 못받고 있다. 하루에도 몇번씩 “틀니가 얼마나 듭니까”라는 질문에 “얼마 얼마가 듭니다” 하고 대답하면, “그렇게 많이 드나요? 너무 비싸 못하겠네요” 하며 힘없이 내려오는 할머니들을 대하게 된다. 그럴 때마다 너무 안타깝고 뒷머리가 가렵고 스스로가 부끄러운 느낌이다.

몇 년 전 마흔이 넘도록 독일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처남을 만나러 독일에 간 적이 있는데, 그의 입 속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골드크라운을 발견했다. 한국에서 생활비를 가져다 쓰는 주제에 “웬 골드크라운이냐”고 물었더니 자기는 독일에서 소득이 전혀 없는 사람이므로 본인부담금이 전혀 없는 의료보험으로 공짜치료를 받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개인의 소득에 따라 조금씩 본인부담 비율이 늘어나 부자는 상당한 본인부담금을 내야한다는 것이었다. 그렇다 의료보험은 그 출발이 사회복지적 차원에서 이뤄졌고, 그런 의미에서 틀니의 의료보험적용은 진작 이뤄졌어야 했다.

몇몇 치과의사들은 그렇지 않아도 힘든 치과경영에 더욱 그늘지게 하는 것이 아니냐는 염려들을 하고 있다. 물론 그렇지 않도록 적정한 수가가 보장되도록 해야 하겠지만, 모든 개혁은 양보와 희생이 필요하다. 노무현 정부의 출범은 ‘개혁과 쇄신’이라는 단어로 집약되는데 사회 각층의 이해집단마다 자기 밥그릇에 밥이 적다고 투덜댄다면 개혁은 힘들어지고 모양도 부끄럽게 될 것이다.

모든 이상적 개혁은 그 당사자에게 기득권의 포기와 희생을 요구한다. 다만, 한 쪽에 너무 많은 희생과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절하고 균형을 맞추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다. 오늘날 틀니시술의 의료보험적용은 그저 복지적 차원의 작은 희생일 수도 있고, 모든 보철의 보험화를 알리는 신호탄일 수도 있다. 그렇다 할지라도 흘러나오는 물살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는가?
평등하고 투명한 세상을 위해 그리고 국민건강을 위해 기꺼이 그 짐을 지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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