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단 생명을!' 의료 공공성 지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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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보단 생명을!' 의료 공공성 지키겠다"
  • 조혜원 기자
  • 승인 2008.12.22 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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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신임위원장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실시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 5대 지도부 선거에서 ‘위기의 시대! 산별의 당당함으로 돌파하겠습니다’란 슬로건을 내걸고 단독 출마한 나순자 위원장, 이용길 수석부위원장, 유지현 사무처장 후보가 전체 조합원 3만 6,503명 중 73.9%가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92.4%의 지지율을 얻어 당선됐다.

이에 본사에서는 당선위원장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축하드린다. 당선 소감은?

조합원들의 92.4%가 압도적인 지지를 해 주었다. 어려운 시기인 만큼 산별노조가 힘 있고 당당하게 돌파해 나갔으면 좋겠다는 조합원들의 의지의 표명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

5가지 공약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달라.

근무형태에 대한 법적기준 마련, ‘의료서비스 질 향상’ 기대

가장 크게 바라보고 있는 것이 ‘인력부족’에 대한 문제이다. 현재 지방은 인력이 많이 부족한 상태이고, 수도권은 노동 강도가 강해 이직률이 심각한 상태로 어느 한 병원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전체가 ‘인력충원 해결’ 문제에 나서야 할 때이다.

간호사협회나 대한병원협회에서도 인력부족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TF팀도 구성하고 토론회도 하고 있지만, 근본 적인 문제보다 간호대학 인원 증원과 외국인간호사 수입 등 외형적인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간호사 등 값싼 의료 인력을 추구 할수록 오히려 의료서비스의 질은 떨어질 뿐이다. 

OECD가입국가 간호사 평균 인력은 인구 1,000명당 9명의 간호사가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인구 1,000명당 1.9명의 간호사가 배치되어 있다.

4/1 밖에 되지 않는 수준이며, 전체적으로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인력충원방안과 관련해 서는 근무형태와 인력기준을 법적으로 마련하고자 한다. 물론 현재도 존재 하고는 있지만, 명확하지 않아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3교대 근무 환경 개선을 통해 어려운 시기에 고용창출 효과도 얻는 방면, 의료서비스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노력하겠다.

▲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나순자 위원장
의료 공공성 축소에 대응, ‘대안마련으로 해결’

두 번째는 의료 공공성 강화를 위한 대안을 마련 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공공의료관련 기관이 10%미만 밖에 되지 않는다. 적십자나 시립 병원 등 역할을 강화해도 부족한 시점에서 오히려 정부는 인력 축소, 병동 폐쇄 등으로 기능을 축소하는 역행을 진행하고 있다.

공공의료를 파괴하려고 하는 정부의 방침에 맞서 돈벌이 의료의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특성별 병원들이 고유의 설립목적에 따른 공공성을 지키면서 발전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

보험료 1.5배 인상으로 건강보험 보장성을 90%까지 확대

건강보험 보장성을 획기적으로 확대하는 운동을 벌이고자 한다.

지금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보장성이 60% 미만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이것을 90%까지 올리려고 한다.

보장성이 되지 않기 때문에 과외지출을 통해 민간보험 보장성에 의존하고 있는 국민들이 대다수다. 이보다 안전하게 현재 내는 보험료에 1인당평균 1.5배의 건강보험료를 더 지불하고 보장성을 90%까지 끌어올리는데 보건의료 노조가 앞장서서 국민건강성을 확대하고자 한다.

‘돈보단 생명을!’이라는 타이틀에 맞게 국민들을 위한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

‘선택과 집중을 명확히’…미조직 조직화 확대

마지막으로 미조직을 조직화 사업과 교육 사업에 집중해 나갈 전망이다.

현재 보건의료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40만 정도 되며, 보건의료노조의 조직원은 4만으로 10%밖에 되지 않는 조직력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미조직을 조직화 하는데 인력과 재정을 크게 배분 해 다양한 사업과 조직력 확대를 통한 발전을 이룩하는데 투자할 생각이다.

또한 어려운 때 일수록 교육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보건의료노조가 의무교육을 도입하고 기획교육의 자리를 많이 만들어 요구에 충족할 수 있는 사업들을 다양하게 진행하겠다.

내부 조직화와 관련해 묻고 싶다. 그 전 4대 홍명옥 위원장도 미조직의 조직화 사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 5년간의 성과와 앞으로의 방향은?

그동안 다섯 개 지역을 시범지역으로 선정하고, 한 지역에 한명씩 미조직 담당자를 두어 조직화 사업을 5년간 진행했다.

5개 지역 중에서 대구, 진해, 인천, 진주 지역은 ‘지역 지부’를 결성해 개인의원이나 치과와 관련한 보건의료 노동자들이 개별적으로 가입할 수 있는 조직체계를 마련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또한 의원이나 병원들의 근로조건과 근로기준법을 얼마나 지키고 있는지 실태조사를 진행 한 바 있으며 이를 통해 사회적 쟁점화를 시킨 점도 성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미조직을 조직화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과 한계가 존재하며, 한 순간에 성과가 나타나는 사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새로운 사업을 기획하기보다 지속적으로 ‘지역 지부’의 확대를 통해 점차 늘려나갈 방침이다.

지난 5년 동안의 사업에 대한 전체평가를 통해 5대부터는 미조직사업에 인력충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1명씩 배치되어 있는 인력을 팀으로 늘리고, 재정도 확대 지원하겠다.

또한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와의 연대를 통해서도 치과위생사와 치과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결속력을 높이는데도 함께 해나갔으면 한다.

산별교섭에 대한 개선책과 관련해 생각한 방안이 있다면?

산별노조가 산별교섭에서 해야 할 역할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한다. 의료계의 전반적인 것과 인력문제에 대해 노사가 상생하기 위해 함께 논의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동안의 사용자들은 산별교섭에서는 임금타결에 대한 문제만 집중적으로 바라보았다. 더불어 지난 5년 동안의 산별교섭 중에 지난해의 산별교섭이 가장 파행적이고 비효율적으로 진행이 됐다. 그러다 보니 현장에서도 이러한 산별교섭에 대한 의견들이 분분하다.

효율적인 교섭과 산별교섭 무용론 까지 이야기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한 총괄적 평가를 통해 앞으로 산별교섭의 의제와 방식에 효율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 내년 초반기에는 이 문제부터 조직전체의 논의를 통해 방향을 잡아갈 전망이다.

국민 공익성을 책임지고 있는 분야인 만큼, 보건의료노조 파업에 대한 편견들이 많다. 이를 극복해 나갈 계획이 있다면?

그간 보건의료노조가 입원실내에 동전을 넣고 보았던 TV를 무료 시청하는 것과 환자 보호자들의 잠자리가 마련되지 않은 병원들을 중심으로 ‘보호자 침대 놓기’운동을 통해 다양한 방면으로 개선과 활동을 벌여온 것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잘 알지 못한다.

또한 ‘암부터 무상의료’라는 운동들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음은 부각이 되지 않고, 우리의 근로조건 개선과 임금에 대한 부분만 두드러지게 보여 지는 것 같다.

여론조성과 홍보활동의 주력을 통해 환자 보호자들을 위한, 국민들을 위한 의료공공성강화 운동에도 더 집중을 해 우리가 왜 싸우는지에 대한 원인을 알면 편견의 개선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의료민영화와 관련한 대응방안으로 고민하고 있는 활동방향은?

환자 유인알선, 의료 채권, 보험업법, 제주도특별자치 의료광고 허용 등 이런 부분들이 전체적으로 앞으로 의료민영화로 가는 전 단계라고 생각한다.

이를 허용하게 되면 급속하게 의료영리화로 가는 길을 터놓는 것이며, 이것은 반듯이 저지를 해야 하는 부분이다.

보건의료노조와 건강연대, 건치, 시민단체들과의 연대를 통해 국민들에게 홍보와 선전을 통해 함께 막아내겠다.

마지막으로…
위기는 도약과 발전의 기회이다. 모든 것을 현장에서 시작하고 조합원들과 함께 고민하면서 해답을 찾아 산별의 힘으로 위기를 돌파하고 행복한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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