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정책 지난밤 나는 평화를 꿈꾸었네
베트남 민족이 보인 '역사의 반전'[기획연재] 제2장_전쟁범죄전시관(1),(2)
송필경 논설위원 | 승인 2009.01.12 11:48

본 연재글의 정확한 이해를 위해 연재글 첫회부터 읽기를 당부드립니다. (편집자)


전쟁박물관 중앙건물에 전쟁범죄전시관이 있다.
여기에는 사진 전시물과 고엽제로 사산한 태아를 담은 유리병밖에 없다.
구수정 선생의 또박또박한 해설이 거침없다.


1

   
 
  ▲ 전쟁박물관 심볼폭탄이 아니라 비둘기를 염원한다  
 
전쟁박물관 심볼폭탄이 아니라 비둘기를 염원한다.

『전쟁범죄전시관은 베트남전쟁 기간에 미군이 저지른 범죄를 전시한 곳이다. 전쟁박물관의 옛 이름은 ‘전쟁범죄전시관’이었다. 이 명칭이 전쟁박물관으로 바뀐 것이다. 이 전쟁박물관 관계자들은 “이 명칭을 또 한번 바꿀 것이다. ‘평화박물관’으로 가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다.”라고 말한다.』

우직한 청년이 물었다. “인간은 옛날에도 오늘 같이 서로 살해하여 왔다고 생각하십니까?”
현자가 대답했다. “매는 비둘기를 보면 언제나 그것을 잡아먹었다고 보는가?”
“물론입니다.”
“그렇다면, 매는 언제나 같은 성질을 지니고 있는데 어떻게 인간은 그 성질을 고쳤다고 생각하는가?”
볼테르의 단편소설 「깡디드」에 나오는 대화이다.


2
『베트남에 오래 살다보니 베트남 사람들의 특징이 무엇이냐고 묻는 사람이 많다. 참 힘든 이야기이다. 아무리 오래 살았다 해도 다 아는 것도 아니고. 내가 겪었던 베트남 사람들의 특징을 두 가지로 들자면 첫째 위트가 있고 둘째 낙관적이라는 것이다. 낙관이 과거 중국의 천년 지배에서 견디어내게 하고 현대의 혹독한 전쟁을 이겨낸 원천이었을 것이다.

1776년 미국독립선언문의 첫 구절을 번역해 놓았다.

   
 
  ▲ 1776년 미국독립선언문의 첫 구절을 번역해 놓았다  
 
전쟁 당시 여러 가지 구호가 있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은 “전쟁과 함께 살자”라는 구호였다. 중부지방은 산악지대에서 바다로 가는 거리가 아주 짧다.

비가 오면 쯩선 산맥에서 바다로 급속하게 큰물이 생겨 홍수가 난다. 태풍과 더불어 대홍수가 일년에 열두 번 정도 온다고 한다.

그때 “홍수와 함께 살자”라는 재미있는 구호가 나온다. 바로 그 힘이 베트남의 힘이 아닌가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왜 이 이야기를 하나 하면, 여기 보면 미군의 전쟁범죄전시관의 첫 장면에 베트남 사람들은 1776년 미국의 독립선언문 첫 구절인 “모든 인간은 날 때부터 평등할 천부의 권리를 가지고 있으며….”를 갖다 놓는다.

 “이러한 인간의 행복추구권, 인간의 자유권, 인간의 살 권리는 어떠한 누구에 의해서도 어떤 이유에 의해서도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그랬던 미국은 베트남 사람의 살 권리와 행복추구권과 평등권을 지켰는가라는 물음을 보여주고 있다. 나는 이런 것이 베트남 사람들의 위트라고 생각한다.』

베트남 사람 스스로 평하기를 “베트남인들은 자존심이 강하다. 농촌에서는 체면을 가장 중시하고 있다. 겉모습은 순박하지만 아주 영리하다. 그들의 성격은 부드럽고 융통성이 있으며 농담을 즐긴다. 그들은 또한 남을 따라하는 재주가 있다.”고 했다.

1945년 9월 2일 베트남총독부 앞 바딘 광장에서, 호찌민은 자신이 집필한 베트남 독립선언문을 읽었다. 놀랍게도 1776년 미국의 독립선언문 첫 구절인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다.(All men are created equal.)”를 그대로 인용하여 베트남 독립선언문 첫 구절에 넣었다.

그날 이후 1975년 4월 30일 미국의 억압에서 해방한 30년 동안 너무도 자명한 이 진리를 쟁취하기 위해 미국과 처절한 투쟁을 한 것이다. 역사의 아이러니라 할까?  말한 자에게 그것을 되돌려주는 베트남 민족이 보인 위대한 ‘역사의 반전(反轉)’이다.

송필경 논설위원  spk1008@yahoo.com

<저작권자 © 건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송필경 논설위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상호명: (주)건치신문사  |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54길 21, 제1호 3층  |  대표전화 : 02)588-6946  |  팩스 : 02)588-6943
대표자: 전민용  |  청소년관리책임자: 윤은미  |  정보관리책임자 : 김철신  |  사업자등록번호 : 214-86-74634  |  발행인 : 전민용  |  편집인 : 김철신
Copyright © 2019 건치신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