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탈성매매를 전제로 한 생존권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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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탈성매매를 전제로 한 생존권을 원한다"
  • 편집국
  • 승인 2004.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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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성매매 지원 방안을 촉구하는 여성단체 및 성매매여성 회견 열려


▲ 부산 완월동, 인천 옐로하우스 등 집결지 성매매여성들과 여성단체가 성매매여성 지원대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단체연합(이하 여성연합), 성매매 문제 해결을위한전국연대 등 여성단체와 성매매 집결지 여성들의 상조회인 부산 완월동 `해어화', 인천 숭의동 옐로 하우스 상조회는 27일 "정부는 완월동과 옐로하우스 지역을 집결지 프로젝트 시범지역으로 선포하고 탈 성매매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서울 종로구 한국걸스카우트연맹 강당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요구하고 "모든 성매매 여성들은 성매매방지법의 처벌 대상에서 제외돼야 하며 탈성매매나 전업을 위한 노력은 성매매 여성들의 `자발적 의지'로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공동 기자회견은 19일 집결지 여성 대표단이 서울 청량리 집회 이후 성매매방지법을 청원했던 여성연합에 항의를 위해 방문하였으나, 이후 면담 과정에서 여성단체가 성매매여성들의 처벌을 반대했다는 점, 탈성매매를 위한 다양한 지원을 위해 같이 노력해왔다는 점을 알게 되어 오해를 풀고 이후 다섯 차례의 만남을 통해 탈 성매매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렇게 집결지 여성들과 여성단체가 공동행동을 하게 된 것은 성매매방지법 시행 이후 '선불금'이 무효라는 사실이 홍보되면서 업주들에게 선불금 탕감을 요구하고, 탈성매매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가능하게 되었다. 
 
집결지 여성들은 성매매방지법 시행 이후 현장에서는 법안의 본래 취지와는 상관없이 단속 과정에서 폭언과 욕설 등으로 인권침해가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하며, ① 성매매 방지법 시행이 처벌보다는 탈성매매를 위주로 진행되어야 하고, ② 정부는 탈성매매와 자활교육을 적극적으로 홍보, 수행할 것 ③ 이 모든 과정에서 여성들의 의지가 충분히 반영되어야 할 것임을 분명히 하였다.

대표적인 두 군데 성매매 집결지 여성들이 여성단체와 향후 탈성매매 지원사업을 함께 진행하기로 함에 따라 성매매방지법이 성매매 여성들의 생계수단을 끊어버린 것으로 여성단체와 정부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다른 집창촌으로도 확산될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 "우리는 업주들과 다르다. 그들은 성매매를 전제로 한 생존권을 원하지만, 우리는 탈성매매를 전제로한 생존권을 원한다" "우리는 탈성매매를 원한다"고 말하고 있다. ⓒ 한국여성단체연합
두 지역의 여성들의 발표에 의하면 성매매처벌법과 보호법에 대한 내용이 실제로 성매매여성들에게는 알려져 있지 않으며, 자세한 내용을 알지 못함으로써 막연한 불안감과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어 지원대책과 자활프로그램에 대해 전국의 성매매여성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여성들은 "성매매를 원하는 여성은 없다. 우리는 모두 탈성매매를 원하며, 이를 위해서는 우리의 의지로 이것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정부가 지원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혀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성매매 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해 '공창'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불식시킬 것으로 보인다.

여성단체들은 "성매매 단속 이후 성매매 여성들의 경제적 상황은 더 악화되고 심지어 자살을 기도하는 여성이 생기는 등 성매매 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한 성매매방지법이 오히려 그들을 죽이는 것으로 오해되고 있다"며 "여성단체들이 법안을 청원하는 과정에서 일부 조항이 변경되었으나 성매매방지법은 알선과 착취고리를 근절하자는 법으로 여성들은 철저히 보호되어야 하며, 비범죄화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모두 뜻이 같다"고 발표하였다. 또한 이 기자회견을 마치고 성매매여성을 지원하는 현장단체들은 즉시 국가의 시범 프로젝트의 시행 이전이라도 현장에 찾아가 단속과정에서의 인권침해 방지, 탈성매매를 위한 상담과 사업홍보, 지원사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집결지 여성들과 여성단체가 내놓은 안은 올해 초 정부가 발표한 집결지 지원프로젝트가 조속히 이 두 지역에서 시범사업으로 실시될 수 있도록 촉구하는 것으로, 여성들이 실질적이고 안정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탈 성매매나 전업을 위한 기술ㆍ취업교육, 자활, 의료 등 각종 지원 서비스를 제공토록 하자는 것이다. 여성단체와 성매매 여성들은 "시범지역 프로젝트가 "탈 성매매를 위한 모델이 돼 전국적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며 "시범지역 지정을 정부에 요구하는 한편 향후 지속적으로 탈 성매매를 위한 방안을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여성연합 <kwau@women21.or.kr>   ⓒ 한국여성단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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