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감스런 치대 정원 감축 추진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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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감스런 치대 정원 감축 추진과정
  • 편집국
  • 승인 2002.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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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의과대학 정원을 2004년부터 단계적으로 10% 감축하겠다는 안을 발표했다. 이에 대한의사협회가 내년도 전면시행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나서 충돌이 예상되는 와중에, 치과대학 입학정원 감축을 위해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가 나서고 있다.

감축의 필요성이나 감축의 폭에 대하여 사람마다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이 글에서는 감축추진 과정에서 드러나는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고자 한다. 대외적 대내적 충돌의 가능성을 줄이고 효과적으로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 치협은 양의사들의 상황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나타나게 되는 내부의 문제점부터 돌아봐야 할 것이다.

의대입학정원 감축이 늦어지는 이유 중에는 교육부와 의과대학의 사정이 결부되어 있는데, 70%에 가까운 의과대학이 정원감축을 반대하고 있다. 의사협회가 정부에 손가락질을 하고 있는 동안 같은 울타리 안에 있다 할 의과대학들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었던 셈이다. 국사립을 막론하고 학생수의 감소는 교수 수, 실험실습비 예산 등 학생 수를 지표로 하여 연계되어 있는 각종 지표의 연쇄감소를 유발해 학교운영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게 된다. 정원감축이 학교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하고 이런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이나 절충책을 검토해야 정원감축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11개 치과대학의 입학정원을 일괄적으로 10% 감축할 것인지 차등 적용할 것인지를 검토해야 한다. 100명 정원에서 10명을 줄여 90명으로 만드는 것과 40명 정원에서 4명을 줄여 36명을 만드는 것이 비슷한 수준의 부담일 수 없다. 학과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정원을 위협하는 감축은 강한 저항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위 사항들의 대안에 대해 이미 연구되어 있으나 필자가 그 연구보고서를 읽지 못해서 하는 우려이기를 바라며, 만약 관련자료가 있다면 치계내에 널리 공개, 홍보해 줄 것을 요청한다.
최근 들어 치협은 대국민 홍보에 중점을 두면서 홍보관련 이사의 수를 증원하였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치계 내부의 여론형성과 의사소통 증진을 위한 노력은 소홀하게 느껴진다.

국가 백년대계이어야 하며 치협의 장래회원을 양성하는 전문대학원도입과 관련된 결정과정은 치과대학 차원에서만 이루어졌다. 현재 치과대학 입학정원 감축과 관련된 논의는 치협 차원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는다. 정부에 요구하기 이전에 내부에서 공론화하고 현실적 문제점들을 검토해야 하지 않겠는가. 내적 추진역량과 분위기 조성이 되지 않으면 결국 현실적용단계에서 장애에 부딪혀 전문치의제처럼 수 십 년간 시행이 유보되거나 끝내 실현을 보지 못할 수도 있음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박덕영(강릉 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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