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소의 치아우식증 예방 메커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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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소의 치아우식증 예방 메커니즘
  • 최충호 교수
  • 승인 2009.03.24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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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보건 기획칼럼] 11

 

이 글은 구강보건사업지원단(http://oralhealth.hp.go.kr/)에서 발행하는 웹진 '건강 길라잡이' 에 게재된 칼럼의 전문이다. 본지는 앞으로 매주 한편씩 해당 웹진의 칼럼을 연재한다.(편집자) 

불소는 오늘날 치아우식증(일반적으로 충치라고 불리는 치아 경조직 질환)의 예방을 위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침에 식사를 하고 칫솔질을 할 때 사용하는 치약의 성분표기 내용을 살펴보면 치아우식증 예방을 위해 불소가 불화나트륨 또는 일불소인산나트륨과 같은 형태로 함유되어 있다고 적힌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얼굴 부위에 방사선 치료를 받는 암환자의 경우 침샘의 손상에 의한 구강 내 타액분비 감소로 인한 급격한 치아우식증 발생을 막기 위해 불소용액으로 양치하도록 처방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불소가 어떻게 치아우식증을 예방할 수 있는지 그 예방 메커니즘(작용기전)을 이해하고 불소를 효과적으로 잘 사용 할 수 있다면 이것은 개인과 지역사회의 구강건강을 지키고 증진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불소의 치아우식증 예방 작용기전에 관하여 그 동안 많은 연구가 보고되어 왔습니다. 여기서는 지금까지 보고된 연구 내용들을 토대로 중요한 내용들을 간단히 정리하여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불소의 치아우식증 예방 작용기전은 치아가 구강 내로 나오기 전과 후로 구별하여 설명할 수 있습니다.

먼저 치아가 구강 내로 나오기 전 예방기전을 살펴보면 적은 양의 불소가 치아의 형성기간 중에 법랑질의 결정체 구조에 포함되면 산(acid)에 잘 용해되지 않는 불화인회석(fluoroapatite)이라는 물질을 형성하게 됩니다.

특히 치아가 구강 내로 나오기 직전에는 체액으로 둘러싸인 법랑질의 표면에 불소가 많이 쌓여서 불소의 농도가 급격히 증가하고 불소의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치아표면의 결정 구조인 인회석(apatite)이 더욱 안정성을 갖게 됩니다.

따라서 이 기간 중에 지속적으로 불소를 먹는 음식이나 마시는 물 등을 통해서 계속 섭취하게 되면 불소에 의한 치아우식증 예방효과를 최대로 얻을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치아가 구강 내로 나온 후 불소의 치아우식증 예방기전을 살펴보면 구강 내의 환경에서 국소적으로 치아우식증 유발세균들과 치아표면에 작용하여 세균에 의한 산 생성을 감소시키고 치아의 산에 대한 저항력을 증가시켜 줍니다.

이는 치아가 산에 의해 탈회(치아표면의 칼슘과 같은 구성성분이 빠져나가 치아가 약해지는 것)되는 것을 막고 탈회된 치아표면의 재광화(빠져나간 칼슘 등의 구성성분이 다시 회복되는 것으로 불소가 칼슘과 결합하여 표면이 더 강하게 될 수 있음)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불소의 국소효과를 위해 불소치약과 불소 양치약을 잘 사용하면 불소를 통해 효과적으로 치아우식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최근 치아우식증의 원인과 진행경로에 관한 연구결과에 의해 불소가 치아우식의 진행을 저해하는데 세가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치아우식증의 직접적인 원인은 치태(dental plaque)를 구성하고 있는 산을 생성하는 세균들의 역할입니다.

세균이 한데 뭉쳐 있는 것이 치태인데 이러한 세균이 우리가 섭취하는 영양소(특히 단당류)를 구강 내에서 분해하여 산을 만들고 이렇게 만들어진 산이 치아를 용해함으로써 치아우식증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치아우식증이 시작되는 초기에는 치태를 구성하고 있는 세균들의 신진대사의 노폐물로 간주되는 산이 치아를 구성하고 있는 무기성분 중 칼슘염을 용해시켜 치아의 화학구조에 결함을 초래합니다.

치태세균이 만드는 여러 가지 종류의 산 중에서 특히 젖산(lactic acid)은 분자의 크기가 아주 작아서 결합된 법랑질의 구조 내로 파고들어 불소의 함량이 비교적 낮은 내부 법랑질과 심한 반응을 일으켜서 치아 표면의 바로 밑에 탈회되는 변화를 초래하여 치아의 표면 자체보다 더 큰 미세한 구멍을 표면 밑부분에 만들어 눈으로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색깔을 변화시킨다.

이러한 변화의 초기상태를 법랑질의 표면에 발생한 ‘백색 반점 (white spot lesion)’이라고 부릅니다. 이때 불소 처치나 기타 특수한 구강위생 관리를 철저히 실시하지 않게 되면 법랑질의 내부에서 탈회현상이 계속 진행되어 치아는 우식 치아로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진행과정을 치아우식증 발생기전이라고 할 때 치아우식증 예방기전은 이러한 치아우식증 발생 기전을 차단하거나 발생된 초기 우식을 다시 회복시키거나 치아표면의 구조를 바꾸어서 우식 발생기전이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우식 예방기전에 기초하여 불소의 작용을 정리해 보면 크게 세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치태를 구성하고 있는 우식 유발 세균들의 활동, 즉 세균들이 유해하게 작용할 수 있을 정도로 치태를 형성할 수 있는 집락형성을 방해하거나 세균의 대사과정에 개입하여 작용을 억제하거나 조절함으로써 치아표면의 탈회를 야기시키는 산의 생산을 감소시키도록 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불소가 치아의 표면에 결합함으로써 법랑질의 결정 입자의 크기가 커지게 됩니다. 이는 산이 닿아서 작용할 수 있는 표면적이 작아짐을 의미합니다. 기존의 작은 입자들로 이루어진 표면보다 큰 입자들로 이루어진 표면의 면적이 더 적기 때문에 치아의 산에 대한 용해도를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기존의 치아표면 성분인 수산화인회석에 비해 불소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불화인회석은 산에 대한 저항력이 더 커서 치아에 대한 용해도를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셋째는 산에 의한 탈회과정을 통해서 발생된 치아의 구조적인 결함을 복구시키는 과정, 즉 금속염의 재침착 현상을 통한 재광화 작용입니다. 실제로 초기 치아우식증이 진행된 상태에서 불소를 처치하면 초기 치아우식증이 없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간략하게 불소의 치아우식증 예방기전에 대해 정리하여 보았습니다.

아무쪼록 이러한 불소의 치아우식증 예방기전을 이해하는 것을 통해 치아가 입안에 나오기 전에 물이나 음식 등을 통해 불소를 공급해 주는 것과 입안에 나온 상태에서 치아표면과 구강 내의 우식 유발 세균에 작용할 수 있도록 불소가 함유된 치약이나 양치액 그리고 불소겔을 발라주는 것과 같은 불소의 사용이 매우 중요하고 효과적인 치아우식증 예방 방법임을 숙지하고 잘 활용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최충호(전남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예방치과학교실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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