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위생 논단] 치과에서의 연봉제를 말한다
상태바
[치위생 논단] 치과에서의 연봉제를 말한다
  • 편집국
  • 승인 2004.04.0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치과에서의 연봉제 개념

연봉제란 1년 단위로 개별 근로자의 성과를 기준으로 평가해 총액 임금을 결정하는 임금 제도이다. 지난 92년 정부가 복잡한 임금구성으로 인한 비효율성을 극복하기 위해 기본급, 각종수당, 상여금을 통산한 총액임금제와 개념상 혼란이 있을 수 있으나 연봉제는 1년 단위로 개인의 능력과 성과 및 공헌도를 객관적인 평가기준에 따라 총 임금액을 결정하는 것으로 총액임금제와는 내용상 구별되는 제도이다.

그러나 치과에서 연봉제는 이러한 일반적 개념으로의 연봉제라 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최근 치위협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들 중 연봉에 대한 문의가 끊이질 않고 있는데, 어떠한 근거로 치과위생사의 연봉을 책정했는지 모르지만 원장의 재량에 따라 또는 지역마다 천차만별인 것은 사실이다.

원장마다 연봉을 책정하는 기준이 상이하다. 또한 객관적인 평가 기준에 따른 연봉책정이라기보다는 기존의학력, 근속년수를 기본으로 하는 연공적인 임금체계에 기초해 ‘기본급+상여금+각종수당+퇴직금+식대 등을 포함해 총 임금액’을 12로 나누어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기준 또한 원장이 정하는 기준마다 달라 같은 치과위생사들 사이에서도 자신의 급여가 상대적으로 낮게 또는 높게 느껴지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현 치과에서의 임금체계는 연봉제라기 보다는 변형된(?) 총액임금제라 보아야 할 것이다. 

연봉제의 잘못된 사례

얼마전 가까운 동료 치과위생사로부터 기막힌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어느 개인 치과의원에서 연봉협상이라는 미명하에 한 직원의 연봉을 아무런 객관적인 근거 없이 원장이 만족할 만한 일의 성과가 없었다는 이유로 하향 조정해 급기야 그 직원을 스스로 그만두게 하는 사례가 있었다 한다.

이는 연봉제의 뚜렷한 목적과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다 경영악화의 해결을 치과위생사의 인건비를 줄여 해결하고자 하는 원장의 우매함이 한 직원의 소중한 인격과 자존심을 상처받게 한 안타까운 사례라 할 수 있다.

아무런 평가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의 임금제도는 연봉제라기보다는 총액임금제에 가깝다. 이러한 임금제도 하에서 연봉을 하향조정 할 수 있는 단편적인 기준만 악용하는 것은 치과위생사의 고용불안을 부추겨 이직율을 높이는 잘못된 적용사례라고 볼 수 있다.

연봉제를 도입하기에 앞서 선행해야 하는 것은 각자의 치과마다 처해 있는 환경이나 진료방침 등을 신중하게 고려해 정확한 평가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평가가 밑바탕이 되지 않은 연봉제는 위의 사례와 같이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해 치과위생사들의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사기를 떨어뜨리거나 조직에 대한 충성심을 저하시켜 장기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치과위생사들의 자세

내 스스로 내 능력이 우수하다는 자족으로 무조건 연봉을 높게 책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때문에 대외적인 경제 사정과 치과의 전년대비 매출실적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해 이 치과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나의 기여도와 능력의 성과 등을 증명할 수 있는 객관적인 데이터를 마련한 후에 연봉협상에 임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무런 객관적인 근거자료도 없이 터무니 없이 많은 연봉만 요구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치과위생사의 위상을 떨어뜨리고 치과위생사의 가치를 연봉의 많고 적음으로 한정하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치과 또한 작은 기업이다.
기업이 시장성의 원리에 기초해 직원의 성과를 평가하듯 치과 또한 시장성의 원리에 그 근거를 두어 그 기여도가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시장의 실패를 피할 수 없게 된다. 단순히 인건비를 줄일 목적으로 연봉제를 도입한다거나 치과운영상의 편리성을 위한 섣부른 연봉제의 도입은 단기적으로는 치과내의 고용인과 고용주의 갈등을, 장기적으로는 치과시장의 붕괴를 가져올 것이다.

올바른 연봉제의 도입으로 원장은 치과위생사에게 안정적인 고용형태를 제공하고 그에 맞춰 치과위생사는 자신의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는 능력개발로 치과에서의 고부가 가치 인력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오혜영(치과위생사, 커뮤니티 쏘나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