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85억, 아직도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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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85억, 아직도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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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2.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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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직한 구강보건예산의 편성을 위하여

 

2003년도 구강보건예산 85억
2003년도 구강보건예산(일반회계예산)이 올해보다 7억여 원 늘어난 74억여 원으로 편성될 전망이다. 물론 정기국회 통과라는 최종절차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전례를 살펴봤을 때 지난달 기획예산처에서 편성한대로 그대로 통과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세부항목으로 분류해보면 ▲노인의치사업비 35억원 ▲치아홈메우기사업 19억9천만원 ▲구강보건실 신설예산 17억9천8백만원 ▲불소용액양치사업 3천만원 ▲구강보건과 기본사업비 7천만원 등이다.
여기에 국민건강증진기금으로 편성된 약 11억여 원의 예산(▲구강보건 교육및 홍보 1억원 ▲수불관련 3억6천만원 ▲이동진료차량 및 장비지원 1억6천만원 ▲국민구강건강실태조사 및 연구사업 5억원)을 더한다면 내년도 구강보건관련 총 예산은 약 85억여 원에 달하는 셈이다.
지난 1997년 12월 구강보건과가 부활한 이후 “일반회계예산이 4천여 만 원(1998년도)에 불과하던 것이 올해 67억 원대로 늘어나고 내년은 74억 원으로 증가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정재규 치협 회장의 지적처럼 그동안 국민구강보건 증진을 위해 치과계가 벌여온 노력이 비로소 결실을 맺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내년도 일반회계예산 74억 원은 1998년도 예산에 비해 약 185배나 성장한 것이니 정말로 ‘괄목상대’할만큼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문제는 내년도 74억 원으로 편성된 구강보건예산이 과연 이런 자족만 하고 있을 만큼 적절한 수준에 이른 것인가 하는 점이다. 과연 이 예산으로 국민의 구강보건을 책임질 수 있겠는가?

1998년에 비해 약 185배나 성장
사실 강릉 치대 정세환 교수의 지적처럼 현재 편성되어 있는 구강보건예산은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부문의 예산과 비교해보면 터무니없는 액수에 불과하다. 실제로 2001년도 구강보건예산(일반회계예산) 16억 원은 보건복지부의 의료보장예산과 복지예산 등을 제외한 2000년도 보건의료부문 예산 2,390억 원의 0.7%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보다 크게 늘어난 내년도 구강보건예산 74억 원을 2000년도 보건의료부문 예산에 그대로 대입해 보아도 이는 3.1%에 지나지 않고 있는 것(내년도 보건의료부문 예산이 더 늘어났다면 구강보건예산의 편성비율은 더 낮아질 것이다)이 현실이다.
그러면 과연 현재의 수준에서 구강보건관련 예산 배정의 적정액은 어느 정도가 되어야 할까?
이와 관련해서 정세환 교수는 “정부의 구강보건예산이 전체 질병관리에 소요되는 예산(보건의료부문 예산)의 7-10% 정도는 차지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이유는 첫째, 보건의료기관종별 환자수(입원, 외래 모두 포함)의 상대 구성비가 치과의원이 9.1%, 치과병원이 0.2%여서 국민의 약 9.3%가 치과질환으로 의료기관을 이용하기 때문이고(보건복지부. 1996 환자조사보고서. 1998) 둘째, 2000년도 요양기관별 건강보험 진료비지급 상대비율을 보면 치과의원이 6.5%, 치과병원이 0.1%였기 때문이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01).

전체 보건의료예산의 7%는 차지해야
물론 예산 편성의 원칙상 전체 예산과의 조화와 예산편성의 시급성과 중요도 등을 따져 정부의 예산을 편성하는 것이 위에서 언급한 산술적인 수치보다도 더 중요한 요소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면 과연 구강보건분야는 전체 보건의료분야에서 얼마만큼의 중요성을 차지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국민의 행복한 삶의 질을 확보하는 데 있어 어느 정도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일까?
우선 1996년부터 1998년간 의료보험을 이용한 외래진료의 100대 다발생 질병 가운데 구강질환은 치아우식증 등을 포함하여 6개 항목이 포함되어 있으며, 1998년의 경우 치아우식증이 3위, 치수 및 치근단주위조직질환이 4위, 치주질환이 10위를 차지하고 있다(의료보험연합회. 의료보험통계연보. 1996-1998).
그리고 1998년 국민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이 생애 전 기간에 걸쳐 가장 고통받고 있는 만성질환이 피부병, 관절염, 위염 등을 제치고 치아우식증으로 나타나고 있다(치주조직병은 7위로 10대 질환 중 치과질환이 2개나 차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1999). 또한 구강병이 전체 질병으로 인한 국민의 노력 지불(병원 이용)의 9.3%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 질병으로 인한 국민의 경비 지불(보험료 지불)의 6.6%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앞에서 언급한 바가 있다.

가장 고통받는 질병 치아우식증
그러나 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지난 1972년 0.6개였던 우리나라의 12세 우식경험치아수가 지난 2000년에 이르러 3.3개로 거의 550%나 증가하였다는 사실이다. 이는 같은 기간 OECD 국가들이 많게는 80%나 감소하여 대부분 1.5개 이하의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과 비교해볼 때, 이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노력이 절실함을 증명해보이고 있다.
더욱이 이러한 치아우식증과 치주질환의 증가로 인하여 치아를 뽑게 되는 경우가 많아, 우리나라 65-74세 노인의 제3대구치를 제외한 현존 자연치아수가 저작활동에 불편을 느끼지 않는 20개에 크게 모자라는 16.25개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까닭에 우리나라 국민들은 50대가 넘어가면서 구강건강이 다른 어떤 건강문제보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표1 참조), 더욱이 지난 2000년도를 기점으로 우리나라 역시 이미 고령화사회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감안해본다면 ‘21세기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구강보건분야에 대한 정부의 투자가 매우 절실하다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더욱이 치과질환의 예방 효과가 다른 어떤 질병보다도 더 뛰어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가 더욱 요구되는 시점인 것이다.

구강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내년도 구강보건예산(일반회계)이 올해보다 7억여 원 늘어난 74억이 잡힌 것은 “지난 1997년 구강보건과의 부활이후 최소한의 사업을 벌여나갈 수 있는 기틀을 확보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해석이 가능하지만, 아직도 전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구강보건사업을 벌여나가기에는 많이 모자라다”는 단국 치대 서현석 교수의 지적이 매우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현재 적정한 수준의 구강보건예산의 편성액은 얼마나 되어야 할까? 이를 위해서는 현재 우리나라 국민들의 구강상태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이를 개선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목표치의 설정, 그리고 이를 추진할 수 있는 조직체계 및 시설장비의 구축, 그리고 필요한 사업의 현실적인 추진계획 수립 등이 예산 편성에 우선되어야만 할 것이다.
이에 대해 지난 2000년 설립된 한국구강보건의료연구원(원장 이재현. 이하 연구원)에서는 지난 2001년 12월 “2000년도 국민구강보건 실태조사 심층분석 연구보고서-2010년 장기 구강보건정책목표설정 및 종합계획수립”을 통해 2010년까지의 구강보건예산을 매년 150억에서 180억 정도로 유지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연구원은 2010년까지 장기적인 구강보건정책의 구체적인 목표들을 세우고, 이들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한 정책과제 및 추진계획을 세워 이에 필요한 최소한의 예산액들을 제시하고 있다.

적정 예산액은 150억-180억원
연구원이 설정한 목표들을 우선 살펴보면, 상위목표인 구강건강증진목표로 2010까지 만12세 우식경험영구지치수를 2000년(이하 생략) 3.3개에서 2.8개, 만12세 우식영구치율을 31%에서 10%, 15-19세 치면세마필요자율을 43%에서 30%, 35-44세 치면세마필요자율을 77%에서 60%, 65-74세 노인의 현존 자연치아수를 16.25개에서 19개, 그리고 65-74세 노인의 전체자연치아발거자율을 15%이하로 감소시키는 것에 두고 있다.
또한 이를 달성할 수 있는 세부실천목표로 ▲질병발생가능정도감소목표(수불사업 수혜인구 14%에서 40%, 불소용액양치사업 수혜인구 38%에서 50%, 전문가불소도포 수혜인구 50%, 치면열구전색 경험인구 50%, 학교 집단잇솔질사업 수혜인구 증가 20%, 치면세마경험인구 증가 40%)와 ▲구강보건진료수혜증진 및 구강건강보호환경개선목표(구강검진경험인구증가-18개월 40%, 5세 60%, 구강보건교육수혜인구 증가-초중고 100%, 지방구강보건행정전담조직 설치 100%, 구강보건진료 시설장비 확보-보건소 구강보건실 설치 51.2%에서 100%, 초등학교 구강보건실 설치 1.4%에서 10%, 사업용차량과 이동진료장비 확보 100%)를 제시하고 있다.
한편 연구원은 이들 목표를 위한 정책과제 및 추진계획으로 ▲수불사업 확대 ▲보건소구강보건사업 활성화(구강진료업무중심에서 공중구강보건사업으로의 전환, 생애단계별 유아·학교·사업장 및 노인, 그리고 취약계층별 장애인 및 모자구강보건사업으로 세분하여 대상자별 사업전개) ▲시도 구강보건행정전담인력 및 시설장비 확충 ▲대국민 구강보건교육 및 홍보강화와 함께 ▲구강병예방항목의 건강보험급여화를 제시하고 이를 위한 예산편성액을 제시하고 있다(표2 참조).

정부는 선심성 예산부터 배정
지금까지 우리들은 현재의 수준에서 필요한 구강보건예산의 최소치에 대해서 간략하게나마 살펴보았다. 그리고 다행히도 우리 치과계 내에서 바람직한 구강보건예산의 편성을 위한 노력(연구원은 2010년까지 장기적인 목표아래 구체적인 세부추진계획과 함께 매년 필요한 예산들을 아주 현실적으로 제시하고 있다)이 있어왔음도 알게되었다. 그러나 실제로 정부의 구강보건예산을 연구원이 제시한 만큼이라도 따내기 위해서는 또 다른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구강보건과에서 사무관으로 일해왔던 단국 치대 서현석 교수는 ‘구강건강의 중요성’에 대한 대국민홍보가 매우 중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미 노령화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전 국민들이 가장 고통받고 있는 질병이 치과질환임에도 아직까지 정부나 국민들은 ‘구강건강의 중요성’에 대해 무시를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구강보건예산의 괄목한 만한 성장이, 구강보건과의 부활 이후 진행되어 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최소한의 구강보건사업을 펼쳐나가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특히 시도)에 구강보건전담부서를 신설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서현석 교수의 지적을 음미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는 원할한 구강보건사업을 전개하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앞으로의 구강보건예산의 확대가 지방자치단체의 결정에 달려있다는 점(대부분의 구강보건사업은 지자체를 통해 이루어진다)에서도 더더욱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언급할 것은 지난 1998년 이래 괄목할 만한 성장을 가져온 구강보건예산이 강릉 치대 정세환 교수의 지적처럼 연구원에서 요구한 여러 항목들 중에서도 노인의치사업과 실란트사업 등 치료중심의 예산을 우선 증액시키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다는 점이다. 이는 아직까지 정부의 구강보건예산의 배정이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구강보건사업보다는 선거를 앞둔 선심성예산을 우선적으로 편성해 왔다는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 치과계는 현재 확대되고 있는 구강보건예산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연구원이 제출한 것에 기초하여, 이를 부분적인 관철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구강보건예산 확보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표 1. 삶의 질을 추구함에 있어서 구강건강이 차지하는 중요성 (단위 : %)

연 령 다른 어떤 건강문제 가장 중요하진 않으나 중요한  그다지   
 보다 가장 중요함 건강문제 가운데 하나임 중요하지 않음 
20 - 29세 19.7 78.3 2.0
30 - 39세 31.3 67.0 1.7
40 - 49세 41.7 57.5 0.8
50 - 59세 57.6 41.4 1.0
60세 이상 64.5 33.0 2.5

자료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구강건강증진을 위한 전략개발연구, 2000

표 2. 2010년 장기구강보건정책목표 달성을 위한 연도별 구강보건추정예산 요약 (단위 : 백만원)

정책과제  연도 계 2002년 2003년 2004년 2005년 2006년 2007년 2008년 2009년 2010년
총계  145,685 11,205 14,980 14,680 18,600 17,670 17,370 16,830 17,700 16,650
수불사업확대 21,600 1,800 1,950 2,100 2,250 2,400 2,550 2,700 2,850 3,000
보건소사업활성화 69,660 4,050 7,225 7,225 7,495 7,965 8,435 8,825 9,095 9,345
생애,계층별사업 33,660 50 3,225 3,225 3,496- 3,965- 4,435- 4,825- 5,095- 5,495-
의치보철사업 36,000 4,000 4,000 4,000 4,000 4,000 4,000 4,000 4,000 4,000
소계  46,640 4,490 4,940 4,490 7,990 6,440 5,520 4,440 4,890 3,440
보건소인력확충 5,400 600 600 600 600 600 600 600 600 600
구강보건실 설치 16,750 2,050 2,050 2,050 2,050 2,050 1,850 1,550 1,550 1,550-
시설장비확충 8,190 1,290 1,290 1,290 1,290 1,290 1,020 240 240 240
장애인치과병원설치 10,000 - - - 3,500 1,500 1,500 1,500 1,500 500
연구조사사업 6,300 550 1,000 550 550 1,000 550 550 1,000 550
교육 및 홍보 7,785 865 865 865 865 865 865 865 865 865

자료: 2000년도 국민구강건강 실태조사 심층분석 연구보고소. 179쪽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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