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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긴 '응우옌 반 쪼이의 사건'[기획연재] 제3장_감옥전시관(5)
송필경 논설위원 | 승인 2009.06.25 17:31

본 연재글의 정확한 이해를 위해 연재글 첫회부터 읽기를 당부드립니다. (편집자)

5

   
 
  ▲ 처형 장면  
 
『전 세계 어디서나 고문하는 방식은 비슷하다. 그러나 이걸 보여주려고 여기 온 것은 아니다. 내가 1980년대 대학생이었을 때 베트남에 관한 두 권의 책이 우리에게 소개되었다.

바로 「사이공의 흰 옷」 그리고 「불멸의 불꽃으로 살아(베트남의 제목은 ‘당신처럼 살리라’)」이다.   바로 이 책의 첫 표지 사진이 이것이다. 당시 내가 이 사진을 보고 베트남 사람들은 다 이렇게 잘 생겼구나 하고 생각해 베트남에 빠졌다.

이 사진은 총살형 당하기전 마지막 사진이다. 책에서는 이렇게 그려진다. 사형장으로 꺾어지는 길로 들어선 순간 눈가리개를 쓴다.

그러자 이 사람은 눈가리개를 벗겨라 내 마지막으로 조국의 푸르른 하늘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 사진을 보면 처형장에 묶여 있지만 눈가리개가 없다. 이 사진은 이 사람이 마지막 구호를 외치는 장면이다.

“반드시 내 말을 기억하라.
타도 미제국주의
베트남 만세
호찌민 만세”
바로 이 사람이 유명한 응우옌 반 쪼이이다.
이 응우옌 반 쪼이가 조금만 못 생겼어도 내가 베트남에 오지 않았을 것이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첫 번째 길 이름이 ‘응우옌 반 쪼이 거리’이다.』

응우옌 반 쪼이(Nguyen Van Troi)는 1940년 2월 1일 꽝 남성 디엔 반 현에서 태어났다. 갓 결혼한 응우옌 반 쪼이는 1964년 5월 맥나마라 미국방부장관이 베트남을 방문하자 꽁 리(Cong Ly) 다리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가 그만 들켜버려 체포되었다.

응우옌 반 쪼이가 체포된 후 6개월 간 갖은 고문과 함께 온갖 회유를 받았으나 죽음을 각오하고 비밀을 폭로하지 않자 군사재판은 공개 총살형을 선고했다.

총살이 있기 전인 10월초에는 베네수엘라 혁명가들이 미국의 스몰룬 대령을 유인하여 인질로 붙잡고, 만약 응우옌 반 쪼이를 처형하면 이 대령을 총살한다고 다그치자 ‘응우옌 반 쪼이 사건’은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워싱턴은 베트남 노동자의 처형을 연기하도록 명령하지 않을 수 없었으나 스몰룬 대령이 석방되자마자 약속을 번복하고 즉각 응우옌 반 쪼이를 총살한다.

응우옌 반 쪼이는 10월 15일 아침 처형에 입회한 남베트남과 외신 기자들 앞에서 “여러분들은 저널리스트로서 당연히 아시고 계실 것입니다.

우리나라를 침략하고 있는 것은, 그리고 비행기와 폭탄으로 우리나라의 인민을 대량으로 살육하고 있는 것은 미국입니다.

그리고 우리 조국을 정복하는데 필요한 모든 계획을 세웠던 자는 바로 저 맥나마라입니다. 내가 반대했던 것은 바로 미국입니다. 이 땅에서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죄를 범한 맥나마라를 나는 처단하고 싶었던 것입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맥나마라는 미국의 베트남전쟁 개입에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베트남전쟁은 ‘맥나마라의 전쟁’이라는 말까지 있었다.

두 팔과 양손이 기둥에 묶이고 눈가림을 당한 채 총살형을 기다렸다. 많은 보도진 앞에서 유언을 말하였다.

“내 마지막 소원이 있다. 내 조국의 하늘을 보고 싶다. 눈가리개를 벗겨 달라. …”
눈가리개가 벗겨지자 장엄하기 짝이 없는 사자후를 내뱉는다.
“내 이 말을 꼭 기억해 달라.
타도 미제국주의!
베트남 만세!
호찌민 만세!
阮文追 烈士, 1964年10月15日 在志和監獄被槍斃之前, 開口疾呼
記得我所說的 :
打倒 美帝國主義!
越南 萬歲!
胡知明 萬歲!”

   
 
   
 
나는 이 짤막한 유언에서 베트남의 역사와 호찌민의 일생을 압축한 엑기스를 느꼈다. 그것은 마치 천 수백 년 축적된 어마하게 방대한 대장경에서 엑기스를 뽑아 14행의 짧은 경전으로 만든 반야심경을 대한 것 같은 심오한 감동이었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송필경 공동대표.

송필경 논설위원  spk1008@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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