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협 회장이 정권 바람막이로 나서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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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협 회장이 정권 바람막이로 나서야 하는가?
  • 박영규
  • 승인 2009.06.26 15:5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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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이수구 회장 행보 '대국민 사과' 요구한다


이명박 정부의 민주주의 후퇴와 국민과의 소통 불능에 대한 시국선언에 대해 치협 이수구 회장을 비롯한 10개 의료계직능 단체장들이 조선, 동아, 중앙에 국론 분열을 우려한다며 반대 광고를 연이어 내고 있다.

의협 회장이 주도하고 치협 회장 등은 들러리를 섰다느니, 치협 회장이 이사들의 구두 동의를 받은 후 결정했다느니 하면서 치협 회장의 행위에 대해 정당성을 부여하고자 하지만 그런 시시콜콜한 사실관계와 상관없이 이번 사태를 보고 분노를 넘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보건의료단체장들이 눈치껏 알아서 권력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그런 행위를 했는지 아니면 권력기관과의 사전 동의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전형적인 독재정권 때의 관제 데모의 냄새를 지울 수 없다.

광고의 내용은 작금의 시국선언이 국론을 분열하고 국론이 분열되면 현 정권중심으로 힘을 모을 수 없고 그러면 경제가 어려워지고 경제가 어려우면 서민들이 더 힘들어진다로 간단히 요약되는데, 이 주장은 박정희 정권이래로 독재 정권이 자신의 권력이 국민적인 고립과 지지를 받지 못하고 국민적 저항에 처하면 관변단체를 앞장세워 내세우던 전형적인 논리 아닌가? 

민주주의 후퇴와 소통 부재를 걱정하는 것이 국론을 분열하는 것인가? 대다수 국민들이 반대하는 정책을 힘과 권력만 믿고  밀어붙이는 것이 국론을 분열하는 것인가? 잘못된 정책으로 일관하는 정부를 비판하고 제대로 된 길로 가게 하는 것이 서민을 위한 길인가?  아니면 고소영, 강부자 정권을 무비판적으로 지지하는 것이 서민을 위한 길인가?

전직 대통령의 분향소를 가스총을 들고 침탈하는 세상이 왔고, 사라졌던 극장용 국정홍보 뉴스가 부활한다고 한다. 암울했던 과거 정치 상황으로 돌아가고 있다.

치과의사들은 우리사회의 지식인 계층으로서 사회적 책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권력을 가진 자의 오만과 횡포에 비판하고 저항하는 역할을 포기한다면 어찌 지식인이라 할 수 있는가?

더군다나 권력에 아부하고 권력에 빌붙으려는 행위는 참으로 비루한 행위라 할 수 있다.

회원들의 의견을 묻지도 않은 채 독재권력의 논리를 보건의료계 대표들이 왜 이 시점에서 보수 언론에 광고를 내는 것인가? 왜 치과의사를 대표하는 치협 회장이 대다수 국민이 반대하는 이명박 정부의 바람막이가 되겠다고 나서는가?

치협 회장을 비롯한 보건의료계 수장들은 절차적 정당성이 있다 없다를 논하기 전에 자신들의 행위가 얼마나 많은 국민들과 회원들을 슬프게 하고 비참하게 하는지 생각해 보아야하며 오히려 자신들의 행위에 대해 대국민 사과광고를 내어야 한다고 본다.

 

박영규(울산 연합치과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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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2009-06-30 22:50:45
시원시원하게 잘 쓰시는 군요.
권력을 가진 자의 오만과 횡포에 비판하고 저항하는 역할을 포기한다면 "어찌 지식인이라 할 수 있는가?"...멋진 문장입니다.

전민 2009-06-29 14:50:28
은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기사로 쓸 수 있답니다.
글 잘 쓰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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