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법인화 5주년 “위상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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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법인화 5주년 “위상이 달라졌다”
  • 강민홍 기자
  • 승인 2009.10.12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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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일 서울대치과병원장 피력…구강암센터 건립·해외환자 진료시스템 구축 등 추진

올해로 독립 특수법인화 5주년을 맞은 서울대학교치과병원(이하 병원)이 그간 환자 중심의 진료환경 조성을 위해 진료실 리모델링 공사 및 지하주차장 신축 등 대규모 환경개선사업을 마무리 하고 제2의 질적 도약을 준비 중이다.

현재 병원의 환경개선사업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내년 3월 26일 준공식을 27~28일 기념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또한 병원은 오는 14일 5주년 기념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이에 앞서 장영일 병원장은 지난 5일 치과계 전문지 기자간담회를 갖고, 독립법인화 이후 5년간의 성과 및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본지에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장영일 병원장이 밝힌, 병원이 독립법인화 이후 지난 5년간 국가중앙치과병원으로서의 위상에 맞는 면모를 갖추기 위해 어떠한 노력들을 진행했고, 그 성과는 어떠하며, 향후 과제가 무엇인지를 요약 정리한다.

“위상부터 달라졌다”

장영일 원장은 “기관장 중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는 곳은 서울대 총장과 서울대병원장, 그리고 서울대치과병원장 3곳밖에 없다”면서 “다른 병원장이나 기관장은 모두 장관급에서 임명하지,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지 않는다. 즉, 과거에 비해 위상이 크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병원은 전국 병원장 회의를 비롯 정부가 주관하는 각종 회의에 참가해 각종 의료정책에 발언권 및 투표권을 행사하고 있다.

독립법인화 이전에는 어떤 회의가 열리는지, 어떤 정책이 추진되고 있는지 알 수조차 없었는데, 이제는 각종 정책에 당당히 치과계의 목소리를 반영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는 병원이 독립 당시 정부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실적을 보이는 등 국가중앙치과병원으로서의 위상에 걸맞는 역할을 충실히 해 냄으로써 정부로부터 존재가치를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현재 병원 이사회에는 교육부, 복지부 차관 등 3명의 차관이 당연직 이사로 참가하는데, 매 이사회 때마다 직접 참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영일 원장은 “사실 독립 당시 정부는 ‘적자 안내면 다행’으로 여길 정도로 미천하게 생각했는데, 3~4개월만에 30억 원의 흑자를 내니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면서 “지지부진하면 밑의 공무원을 보낼텐데, 매 이사회 때마다 차관급이 직접 참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독립 1기 ‘성공적인 홀로서기’

사실 5년 전 독립 당시 병원은 가진 게 아무 것도 없었다. 갓 개원한 병원과 다를 바 없이 모든 것을 새롭게 바꾸고 마련해야 했는데, 서울대병원으로부터 지원금 한 푼 못 받았다는 게 장 원장의 전언.

장 원장은 “인사과, 기획실 등 기존 서울대병원에 의존해 운영해오던 시스템들을 독자적으로 만들어 운영하고, 치과병원에 맞게 새롭게 만들어진 법령과 규정에 구성원들이 적응해야했다”면서 “서울대병원과 공유하던 문화와 시설들을 독자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하는 과정에서 많은 혼선과 갈등을 겪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장 원장은 초대 3년간은 국가중앙치과병원에 걸맞는 새로운 틀을 만들고 이에 적응하는데 전념했고, 2대 병원장 3년간은 리모델링, 주차장 신축 등 새로운 하드웨어를 만드는데 전념, 임기 내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새로운 틀과 하드웨어를 완성해 놓았으니, 차기 병원장은 그 규모에 맞게 소프트웨어를 풍부히 개발해 국제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하면 된다”는 게 장 원장의 향후 병원 발전의 프로세스.

장 원장은 “큰 틀에서 보면 지난 5년은 새로운 출발과 더불어 인프라 구축에 매진해 온 시간이었고, 그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며 ▲자율책임경영 시스템 안착 ▲직원들 주인의식 향상 ▲환자 중심 병원으로 탈바꿈 ▲원만한 노사관계 구축 ▲서울시장애인치과병원 위탁 운영, 무료진료사업 등 공공의료사업 확대 등을 성과로 제시했다.

독립 2기 목표 “국제경쟁력 갖추기”

장 원장은 향후 병원의 과제 및 계획으로 ▲외국인 환자를 위한 진료시스템 구축 ▲구강암센터 건립 ▲임상치의학연구소 활성화를 제시했다.

안정적인 경영, 국내 우위 및 최대 규모, 국내 임상치의학 선도 등은 과거의 목표였을 뿐이라는 것이다. 즉, 향후 병원의 핵심 코드는 ‘국제경쟁력 갖추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장 원장은 “유능한 인재와 병원의 시설 규모만이 아닌 구성원 모두의 마인드가 국제화 돼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선 구성원 모두가 자기 계발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환자 유치’와 관련 장 원장은 “우리 병원의 의료진과 진료수준은 국제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시스템’이 따라가지 못한다”며 “외국인의 접근성과 진료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외국인 진료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구강암센터 건립’과 관련 장 원장은 “현재도 입원환자의 50%가 구강암 환자지만, 공공기관으로서 더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으며, ‘임상치의학연구소 활성화’와 관련해서는 “우수한 연구 성과는 미래의 핵심경쟁력이 되며, 병원의 브랜드 네임의 가치를 높이는데 일익을 담당할 것”이라며 “보다 많은 연구활동이 이뤄지고 가치 있는 연구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돈벌이 혈안? 돈 쓸 일 ‘태산’

한편, 치과계 일부에서 “너무 수익 창출에만 매진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이는 것과 관련 장 원장은 ‘결코 그렇지 않다’고 단언했다.

장 원장은 “우리는 해외의료봉사에서부터 종로구 소외계층 무료진료까지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면서 “경영에는 하등 도움이 안되는 서울시장애인치과병원을 굳이 무엇하러 위탁운영하고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장 원장은 “지금까진 하드웨어를 만들었지만, 앞으로는 소프트웨어를 풍부히 해 더 나은 진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인력을 대폭 늘려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국제경쟁력을 갖춘 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투자해야 할 곳에 산더미 같다”고 말했다.

장 원장이 제시한 투자가 필요한 과제를 살펴보면, 우선 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의료정보시스템(EHR)을 개발해야 하는데, 여기에만 50~60억이 소요될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치과 외래 고유의 EHR이 없었는데, 병원이 처음으로 구축에 나설 계획인 것이다. 게다가 메디칼 EHR과도 연계가 될 수 있는 EHR을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는 게 병원 측의 설명.

또한 병원은 향후 해외환자 진료 시스템 개발, 구강암센터 건립, 임상치의학연구소 지원 등을 위해 막대한 재정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15년 이상이 돼 낡은 임상실험실 장비를 교체하는데도 상당한 예산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장영일 원장은 “병원의 독립과 5주년을 맞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준 치과계와 내부적 어려움 극복에 묵묵히 협조해 준 교수들에게 감사를 드린다”면서 “앞으로 더욱 발전하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고, 치과계의 선구가적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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