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공병원 위상 “부끄럽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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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공병원 위상 “부끄럽지 않은가?”
  • 강민홍 기자
  • 승인 2009.12.1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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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세네, 인천 외국영리병원 유치 관련 성명…MOU 내용 상세 공개 촉구

인천시는 어제(10일) 오후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외국 영리병원 유치에 성공해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존스홉킨스메디슨인터네셔널(JHI)과 서울대학교병원이 협력해 병원을 만들고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우수한 병원으로 알려진 존스홉킨스병원과 우리나라 최고의 서울대병원이 만났으니 매우 화려한 등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화려함 뒤에는 ‘의료민영화’의 또 다른 모습이 숨겨져 있다. 우리나라에 세워지는 첫 외국병원임은 물론 첫 영리병원이며, 국민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지 않는 첫 병원의 사례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즉, 이번 일은 MB정부가 추진하는 의료민영화의 또 다른 모습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상당한 특혜’ 제공 자명…상세히 공개해야

건강세상네트워크(대표 조경애 이하 건세네)는 11일 성명을 내고 “인천시가 이번에 체결한 양해각서 내용을 상세히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건세네는 “이번 JHI 및 서울대병원과 체결한 양해각서의 세부 내용이 상세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유치를 위해 ‘상당한 특혜’를 제공했음을 추측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면서 “어떤 내용이 양해각서에 포함돼 있는지 공개하고 이와 같은 계약이 정당한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세네가 공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내용은 ▲전체 투자되는 자금의 규모 미치 외국자본과 국내자본의 크기 ▲이번 계약에 참여한 국내자본이 누구인가 ▲발생된 이윤의 자국 송금은 어떤 조건인가 ▲의료인력 중 한국인과 외국인 비율 등이다.

특히 외국병원이 충분한 이익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인천시가 수익보장을 위해 어떤 조건을 내걸었는지도 숨김없이 밝혀야 한다는 게 건세네의 입장이다.

대표적 국립공공병원 위상 “부끄럽지 않나?”

무엇보다 건세네는 “외국영리병원 도입에 앞장선 ‘국립서울대학교병원’은 부끄럼을 느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세네는 “‘돈벌이를 목적으로 하는 영리병원’의 설립에 국립서울대학교병원이 앞장섰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황당하다”면서 “국가의 지원을 받으면서 가장 뛰어난 의술을 지녔다는 ‘공공병원’이 ‘돈벌이’ 앞장서는 모습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존스홉킨스 측에 대해서도 “전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의술을 가지고 있다는 병원이 미국에서는 ‘비영리법인’으로 하면서 한국에서는 ‘영리법인’ 병원을 짓겠다니 자기 위상에 걸맞지 않는 창피한 일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고 비판했다.

한편, 이번에 인천 경제자유구역에 도입되는 외국영리병원은 국민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구역 내 거주하는 외국인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목적에서 세워지는 것이다.

게다가 수익이 발생할 경우 이를 자국으로 인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때문에 이 병원에서 한국인 진료를 담당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게 건세네의 입장.

건세네는 “만일 한국인 진료를 담당하게 된다면 이 병원에서 진료받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보험상품이 개발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민간보험회사와 병원이 연계된 미국식 의료체계가 본격적인 실험을 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인천시, 이 병원의 본질 똑똑히 밝혀야…

인천시는 10일 보도자료에 체결된 MOU의 내용을 상세히 공개하는 것을 거부하는 등 MOU 조건과 관련한 아무런 내용을 담지 않았다.

단지 존스홉킨스병원이 일본, 홍콩, 중국이 아닌 우리나라에 올 가능성이 높다고만 선전하고 있다.

건세네는 “여전히 선택권은 존스홉킨스쪽에 있으며, 이런 병원이 인천경제특구에 들어오기로 최종 확정된 것도 아니다”면서 “우려스러운 점은 이런 병원이 들어오는 의미를 지나치게 과장하면서 JHI 측에 지나친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가 하는 점”이라고 피력했다.

또한 건세네는 “이처럼 숨겨야 할 만큼 떳떳하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중단하는 편이 낫다. 인천과 우리나라 경제 발전을 위해서 이런 병원이 필수불가결한 상태가 아니다”며 “우리나라의 뛰어난 의술로 인천경제특구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진료를 충분히 담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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