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공무원 노조, 난 이렇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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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공무원 노조, 난 이렇게 본다
  • 서대선
  • 승인 2004.11.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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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 비리, 복지부동으로 대표되는 우리나라 공무원 사회를 근본부터 바꾸는 것은 임기 5년짜리 대통령이 공무원 사회에 대해 전면적 쇄신을 부르짖는다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

8∼9급 신참 공무원들이 스스로 노조를 결성해 공직사회 비리와 부패를 외부에 고발하고, 상사의 부당한 공무수행 명령을 단호히 거부하며, 중견 간부들의 비리를 국민들에게 고발해야 한다.

공무원 노조는 심하게 왜곡되어 있는 관료사회의 부정과 비리를 외부에 폭로하는 내부 고발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공무원 노조원들이 밥그릇 때문에, 1시간 덜 일하기 위해 데모하고 있다고 착각해서는 안된다. 그런 논리는 정부와 공영매체가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것에 불과하다.

OECD 가입국 중 공무원 노조가 없는 나라는 대한민국 뿐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공직사회의 부정부패, 비리척결을 단호하게 말하지 않았던가?

5, 6공 때부터 철밥통을 유지하고 있는 비리, 복지부동의 중견 간부들을 바꿀 수 있는 것은 공무원 노조밖에 없다. 임기 5년의 현 대통령은 위로부터 시작하는 어떤 방법을 동원해도 공직사회의 틀을 절대 바꿀 수 없다.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이 일관된 정치철학을 가지고 있다면 차라리 공무원 노조를 지원해 주어야 마땅할 것이다.

행정수반으로 자신의 명령을 고분고분하게 받아드리지 않을 거라는 막연한 불안심리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대통령의 행정명령이라면 그런 일이 일어나기 만무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설사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상사의 부당한 행정명령이 그 원인일 터이다. 이는 대통령도 포함된다.

노무현 대통령이 전공노를 홍위병(?)처럼 생각할 수도 있는데, 공직사회 위계질서가 무너지고 대통령의 행정 명령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새가슴 같은 맘으로 강경 진압하는 것은 매우 바보스러운 짓이다.

▲ 김영길 공무원노조위원장
공무원 사회를 개혁하지 않고서는 우리나라 개혁을 얘기할 수 없다.

공무원 노조는 뿌리깊은 관료사회의 부정부패, 비리척결을 이뤄낼 수 있는 핵심 주체다. 때문에 이번 전공노에 대한 대대적 탄압은 자기 스스로 자기 발등의 개혁을 찍어 버리는, 정말 어리석은 짓이 아닐 수 없다.

노무현 대통령은 전공노 탄압을 당장 중단하고, 헌법에 보장된 공무원 노동3권을 즉각 보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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