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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 따러 떠나는 제주여행
편집국 | 승인 2002.12.14 00:00


   
모두들 어렸을 때 갑자기 추위가 닥치거나 감기가 걸렸을 때 어머니께서 말려두었던 귤껍질을 꺼내 다려주시던 귤껍질차에 대한 추억이 있을 것이다. 그 시절엔 약이 귀하기도 했고 사람들이 튼튼해서인지 아님 감기란 놈이 요즘처럼 악질이 아니어서인지 흑설탕 좀 탄 귤껍질차에도 신통하게 감기란 놈이 잘 떨어지곤 했던 것같다.

하지만 농약과 화학비료가 난무하고 조금이라도 상품성을 높이려 빤짝빤짝 윤이 나게 왁스까지 뿌려 출하하는 요즘, 이런 행동은 미련한 짓이 된지 오래다.
그래도 우직하게(어쩌면 미련함으로 비치기도 하지만) 원래의 좋은 의미 그대로 유기농 재배로 귤을 키우는 사람들이 제주에 있다.

제초제 때문에 풀 한 포기 자라지 못하는, 이끼만 간신히 끼어있고 귤말고 생명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유령 같은 관행농법의 농장과는 다르다.

농부의 낫을 피해 풀을 못 자라게 바닥에 깔아놓은 나무껍질 조각사이를 비집고 살아남은 풀들로 푸른 바닥을 이루고 그 위로 날아다니는 날벌레들과 이를 잡아먹으려 돌아다니는 거미 같은 벌레들로 온통 가득 찬 유기농 농장에는 하늘과 땅 만큼의 차이가 있다. 그 곳에는 그런 생명의 향연이 있고 반짝반짝 빛나지는 않지만 금방 뚝 따서 바로 먹는 수확의 기쁨이 있다.

연락을 하고 가면 가위도 준비해주고 따는 법도 가르쳐주고 많이 따먹어도 뭐라고 안 그러고…. 돈내는 박스(5Kg 1 박스에 6~7000원선) 말고 주머니가 불룩하게 배짱 좋게 가지고 나가는 영악한 도시사람을 웃음으로 넘기시는 농부아저씨도 계신다.

아니 더해서 춥다고 불도 지펴주고 고구마도 구워주고 지실(육지사람 말로는 감자)도 구워준다. 재수 좋으면 해녀 할망이 바다에서 건져 올린 소라도 구워먹을 수 있다.

소라껍데기에 따라 마신 소주 한 잔에 약간 취기가 오르면, 농약과 제초제 없이 농사짓는 고된 노동이야기로 술자리는 무르익는다. 그리고 우리가 의례적으로 하는 “고생 많으시겠다”는 말에도 쉽게 감격하는 순박한 시골 아저씨가 거기에 계신다.

술 먹느라 바쁜 연말연시, 골난 가족들이랑 같이 귤 따러 떠나는 제주여행을 계획해 보시라.
관련문의 : 제주 생협(064-726-2717)

편집국  gunchinews@gunch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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