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관리! 조기검진 '수검률 Up'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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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관리! 조기검진 '수검률 Up' 관건
  • 박재현
  • 승인 2010.02.12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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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책 10년 회고·10년 전망](17) 암관리 사업

인구 노령화와 더불어 식습관 및 건강 행태가 변화되면서 우리나라의 암은 최근 서서히 늘어나고 있으며 향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2007년 암 발생자 수는 161,920명(남 85,257명, 여 76,663명)으로 2005년 145,858명 대비 각각 5.1%, 11.0% 증가했다(보건복지가족부, 2009). 또한 1983년부터 현재까지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향후 다른 질환과의 차이는 더 벌어질 전망이다.

현재 남성의 경우 3명 중 1명이, 여성의 경우 4명 중 1명이 암으로 사망한다고 하니 암으로 인한 질병 부담이 매우 큼을 알 수 있다.

암 급증! 정부의 그간 대책

우리나라의 암이 급속히 늘어남에 따라 정부는 1996년 제1기 암정복 10개년 계획(’96~’05)을 발표하고 2000년 정부 조직 설치(암관리팀), 2001년 국립암센터 설립, 2003년 암관리법 제정 등 국가 암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국가 단위의 암 발생 통계 생산, 5대 암 조기 검진 등의 국가 암 관리를 위한 기초 토대를 마련하였다.

현재는 2006년에 수립된 제2기 암 정복 10개년 계획(‘06~’15)에 따라 국가적으로 체계적인 국가 암 관리 사업을 추진 중이며, 현재 2기 암 정복 10개년 계획의 중간 단계에 와 있다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제2기 암 정복 10개년 계획을 통해 종합적인 암 관리를 통한 암 발생, 암 사망의 최소화에 비전을 두고 있으며, 암 예방 강화, 전 국민 암 조기 검진 달성, 암 보장성 강화, 재활․완화 의료 지원, 인프라 구축, 암 연구비 투자 등의 사업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구 10만 명당 암 사망률을 2005년 116.7명에서 2015년 94.1명(19.4%)으로 낮추고, 암 생존율도 2005년 45.9%에서 2015년 54.0% 로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른 많은 선진국에서도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포괄적인 암 관리 체계를 수립하여 암으로 인한 질병 부담을 줄이려 노력하여 왔으며, 우리나라 또한 외국과의 교류를 통해 암 관리 사업의 충실성을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에, 이 글에서는 우리나라의 국가 암 관리 사업의 내용과 현황, 향후 과제에 대해서 간단히 고찰해 보기로 한다.

조기검진 수검률 높여야…

세계보건기구는 암 발생의 ⅓은 예방이 가능하고, ⅓은 조기 진단 및 조기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며, 나머지 ⅓의 암 환자도 적절한 치료를 하면 완화가 가능하다고 하였다. 이처럼 암 정복에 있어 예방 사업의 중요성은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에서 많은 암은 흡연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 특히 폐암, 구강암, 식도암은 흡연의 기여율이 매우 높으며, 우리나라의 흡연율이 감소하고 있지만 흡연의 누적 효과로 인해 향후 상당 기간 동안 폐암의 사망률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흡연율은 구미 선진국에 비해 높은 편이며, 특히 남성 흡연율이 높은 편이다. 또한 낮은 사회적 계층의 흡연율의 감소 속도가 더디어, 이로 인한 건강 불평등 또한 늘어나고 있다.

정부는 금연 상담 전화(1544-9030), 금연 구역 확대 등을 통해 흡연율을 낮추려 노력하고 있으며, 향후 담뱃값에 경고 그림 문구 등 추가, 담배 자동 판매기 설치 불법화, 군 면세 담배 제도 폐지 등 금연 제도 정책 강화와 금연 환경 조성을 위한 사업장 단위 금연 교육을 통해 성인 흡연율을 ‘05년의 52.3%에서 ’15년 15.0%이하로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흡연율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특히 저소득 계층의 흡연율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담뱃값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금연 구역을 더 확장하며, 금연 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많은 암이 서구적 식이 습관 및 비만과 관련되어 있어, 건강한 식단 및 신체 활동 증진이 많은 수의 암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이는 심혈관질환 등 다른 생활습관질환 예방과 중복되는 점이 있어 언급을 생략하기로 한다.

또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과 관련해서 정부는 자궁경부암의 원인 인자인 인유두종 바이러스 국내 감염 실태 파악 및 고위험군 중심의 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 개발․적용을 통해 자궁경부암 발생률을 낮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암 정복의 또 다른 3분의 1에 해당하는 암 조기 검진과 관련해서, 우리나라는 5대 암에 대한 국가 검진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건강보험 및 국가 예산을 통해 지원을 해 주고 있다.

다른 선진국이 유방암, 자궁경부암, 대장암 정도에 국한하여 국가 검진을 시행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위암 및 간암 검진을 추가하여 5대암에 대한 검진을 국가적으로 시행한다는 면에서 상당히 포괄적인 검진을 시행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이는 우리나라가 구미 선진국에 비해 위암과 간암의 발생률이 높은 것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조기 검진의 수검률은 다른 구미 선진국에 비해 아직 많이 낮은 상황이다. 이는 암 검진에 대한 낮은 인식도, 공공 검진에 대한 불만족에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민간 건강 검진 센터에서 시행하는 고가 검진이 많이 늘어나고 있지만 대부분의 검진 항목이 과학적 근거가 부족해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현재의 공공 검진의 수진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정부에서는 건강보험에서 국가 검진 가이드라인에 따라 검진을 받을 경우 건강보험료 상위 50%에 대해서는 건강보험에서 비용을 부담하고, 하위 50%에 대해서는 국가 예산을 투여함으로써 수진율을 높이려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암 검진 기관 평가를 도입함으로써 보다 질 높고 수검자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는 검진을 시행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향후 암 조기 검진을 통해 암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낮추기 위해서는 암 검진 수진율을 높일 수 있는 보다 적극적인 정책을 시행하고, 검진 수가 현실화 및 검진 질 향상을 통해 검진의 질을 높이고 수검자의 만족도를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지역별 인프라 차이 극복해야…

암 진료와 관련해서는 우리나라의 암 진료 수준이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결코 뒤지지 않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으나, 지역별, 의료기관별 변이는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암 진료 수준에 대한 평가가 아직까지 이루어진 바는 없지만 향후 구미 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암 진료에 대한 질 평가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암 진료의 질을 높이려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그동안 정부는 지역별 암 진료 인프라 차이를 줄이기 위하여 광역별로 9개 지역 암 센터를 지정하여 지원해 왔다. 현재 지역 암 센터의 기능은 진료 기능에만 많이 치중되어 있으나 향후 해당 지역의 포괄적인 암 관리를 지원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암 진료비의 보장성과 관련해서 최근 건강보험의 중증 환자 본인 부담률이 5%로 더 낮아져 전반적인 보장성 수준은 높아졌다고 할 수 있으나, 비급여 항목이 많은 우리나라 보험의 특성을 볼 때 여전해 상당히 많은 비용이 암 환자와 가족에게 지워지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정부는 의료비 지원을 통해 암 환자의 재정 부담을 줄여 주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건강보험의 비급여 항목이 획기적으로 줄지 않고서는 암 환자의 보장성 향상은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호스피스 서비스 양·질 향상 필요

말기 암 환자의 삶의 질 향상과 밀접히 관련있는 호스피스, 완화 의료 부분과 관련해서는 지금까지 정부는 호스피스 완화 의료기관을 선정하고 지원해 왔으며, 이를 통해 부족한 호스피스, 완화 의료 인프라를 확대하려고 노력해 왔다.

특히 저소득 계층을 대상으로 보건소를 중심으로 한 재가 암 환자 관리 사업을 통해 호스피스 완화 의료의 접근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국민의 호스피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민간 의료기관의 투자 부족으로 인해 많은 호스피스 완화 의료 대상자가 실제적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정부는 호스피스 완화 의료 병상에 대한 추가 육성, 지원, 완화 의료기관 전달 체계 구축, 말기 암 환자 관리 전문 인력 확충 및 홍보 강화, 호스피스 완화 의료 서비스에 대한 수가 개발, 암 생존자에 대한 관리 프로그램 개발 등을 통해 호스피스 완화 의료 서비스의 양과 질을 향상시키려고 하고 있다.

그 외 정부는 국가암정보센터 전화 상담(1577-8899)을 통해 올바른 암 정보를 제공하는 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암 진단 및 치료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비 지원, 암 등록 사업에 대한 지원을 통해 포괄적인 국가 암 관리를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의 암으로 인한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는 국가적인 노력뿐만이 아니라 민간과 모든 국민이 동참하는 노력으로 확대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인구가 고령화됨으로 인해 암 발생률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암으로 인한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는 현재 우리나라의 암 관리의 문제점과 한계점을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보다 획기적이며 과감한 투자와 지원, 보다 광범위한 민간 기관과 국민의 동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박재현(성균관대 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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