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검진 개선 "생각보다 쉽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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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검진 개선 "생각보다 쉽지 않네!"
  • 강민홍 기자
  • 승인 2004.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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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협, 노총, 경총 조금씩 시각 차…정부는 무관심
"의과와는 독립적으로 진행돼야 하고, 내원검진이 주축이 돼야 하며, 검진료 인상과 출장검진기관 요건 완화가 이뤄져야 한다."

노동자구강검진제도 개선을 위해 치과계가 제시한 '해법'이다. '검진료 인상'만 빼면, 국민의 구강건강을 책임지는 전문인의 투철한 사명감에서 나온 대안들이라 문제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치과의사는 치과의사대로, 노동자는 노동자대로, 경영자는 경영자대로 또한 정부는 정부대로, 불만이 팽배해 있는 것이다.

지난 17일 오후 2시30분부터 서울대학병원 암연구동 이건희홀에서 열린 '근로자 구강건강 관리방안에 관한 토론회'는 구강검진을 둘러싼 각 주체들의 문제의식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치는 자리였다.
즉, '해법'은 제시됐으나, 현실적으로 그에 대한 '합의' 도출이 쉽지
않다는 게 현 상황인 것이다.

먼저, '의료검진과의 분리' 문제에 대해 경총 김판중 안전보건팀장은 "검진의 실효성을 높이는데는 일리가 있지만, 검진을 두 번 받아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면서, "직원들도 귀찮아 하고, 한번에 끝나기를 바라는 분위기"라고 주장했다.

한국노총 조기홍 보건부장도 "이왕 할 거면 실질적인 도움이 돼야 하는데, 일회성 검사로 끝나고 사후관리도 안돼 만족도가 높지 않다"면서, "별 도움을 느끼지 못하는데, 꼭 받아야 하나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밝혔다.

이렇듯 수요자의 불만 못지 않게, 공곱자의 불만도 높은 실정이다.

▲ 고려대 보건대학원 산업보건학 최재욱 교수
치협 이병준 치무이사는 "회원들은 차량 맨끝 어두운 곳에 앉아 노동자들의 불만을 들어가며 검진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일면 '봉사'의 측면에서 하는 것인데, 일선 개원의들의 불만이 높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내원검진'의 경우에도 김판중 팀장은 "하루 날을 정해 모두 가라고 해도 안가는 상황"이라면서, "정밀한 검사를 할 수는 있겠지만, 수검률이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며 반대의 입장을 표명했다.

이러한 입장 차에 대해 고려대 보건대학원 산업보건학 최재욱 교수는 "구강검진 독립이나 내원 검진 등은 원칙적으로는 찬성한다"면서, 그러나 "양방 쪽에서도 실효성문제 등 구강검진에서 나타나는 것과 똑같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것이 대안이 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최 교수는 "검진은 원래 공공재의 성격이지만, 실질적인 운영은 취지와는 다르게 자본을 추구하는 '민간'에 맡겨져 있는 상황"이라면서, 때문에 "전문가의 뜻 보다는 '귀찮다'는 고객의 요구에 의거할 수밖에 없다"고 문제해결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렇듯 구강검진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은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도 '제자리를 맴도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의 해결 의지는 이날 토론회에서도 별로 보이지 않았다.

이날 패널로 참가한 복지부 보험정책과 노길상 과장은 "급여를 늘리는 등 건강보험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뜬구름 잡는 얘기만 늘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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