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총회 매뉴얼이라도 만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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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총회 매뉴얼이라도 만들까?
  • 박은아 기자
  • 승인 2010.05.03 18: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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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벗어나 지난 24일 전남 영암에서 개최된 대한치과의사협회 제57차 정기대의원총회가 무사히 마무리됐다. 치협 총회는 1년에 한번 개최되는 만큼 그해 치과계 이슈들이 논의되는 유일한 장이다.

작년 이슈가 전문의제였던 것처럼 올해는 이미 11,000명 이상이 신청한 AGD 경과조치 제도가 빅 이슈였다. 이미 전날 열린 지부장회의에서 안건을 어느 정도 추렸음에도 이날 총회의 대부분은 AGD 논의에 할애됐다.

이날 논의는 AGD 경과조치 수정보완안과 전면중단안 등 2개로 압축됐는데 직접 총회장에 있었던 사람은 알겠지만 사실 두 가지 안은 현 AGD 제도의 취지는 좋지만 경과조치 제도 시행에는 문제가 있다는 점에서 사실 비슷한 내용이나 다름 없다. 다만 전면 중단과 수정보완이라는 문구에 담긴 집행부의 책임에 대한 시각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결국 표결에 따라 AGD 경과조치 수정보완안이 최종 통과됐지만 어떻게 수정하고 보완할지는 또다시 집행부의 몫이 됐다.

작년 총회에서 결의된 '전문의제 구강외과 단일과 시행안'의 경우에도 아직까지 집행부에서는 특별한 추진안을 수립하지 못한 상황이니 이쯤되면 매년 총회 후에는 (당연하겠지만)집행부에게는 커다란 짐이 한 보따리 떨어지는 것이 정해진 수순인 것 같다.

이는 대의원 입장에서도 아무리 집행부의 잘잘못을 따진다고 해도 결국 해당 제도나 사업을 계속 (수정하든 안하든)추진해 나가는 것은 집행부라는 것을 알기에 총회에서 쓴소리 후에도 최종 결정에서는 어느 정도 집행부를 믿어줄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오랜 논의 끝 결과가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수정보완'이라는 것은 회원을 대표하는 대의원들의 총회가 과연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느끼게 한다.

특히 장시간에 걸친 AGD 논의로 인해 치대(치전원) 입학정원 감축 안건, 치대병원 무분별한 분원설립 저지 안건, 편법치과개설자 대책 마련 안건 등 실제 개원가들이 시급하게 느끼는 중요한 안건들이 단순히 취지 발언이나 집행부 수임사항으로 일괄 처리되는 과정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

물론 한정된 시간안에 모든 걸 논의하기 힘들지만 다양한 의견개진이 이뤄질수록 좋은 대안이 나올 수 있는 안건들은 뒤로한 채 한 두가지 안건으로 총회 시간 대부분을 할애하는 것은 머나먼 목포(수도권 입장에서)까지 내려간 대의원들에게도 다소 허무한 일일 것이다.

앞으로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그날 총회 때 한 대의원의 요청대로 '총회 진행 메뉴얼'이라도 만들어야 되는 건 아닐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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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용 2010-05-04 10:16:49
소식만 전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느낌이나 개선 점을 언급해 줘서 좋네요. 의미있고 합리적인 총회가 될 수 있는 방법 논의에 물꼬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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