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동자 눈은 빨갛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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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동자 눈은 빨갛다, 왜?
  • 편집국
  • 승인 2004.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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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구조조정에 극한적 인력부족

철도노조가 12월3일 전면파업을 선언한 가운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조 김영훈 위원장은 "철도노조의 제안은 국민의 철도, 공공의 철도를 지키고 건설하려는 철도노동자의 진지한 결심이 담겨있다"며 "정부와 철도청이 성실교섭에 임하지 않고 직권중재를 포함한 탄압에 나선다면 민주노총과 함께 총력을 다해 투쟁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노조는 이와 관련해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 우려와 불편이 집중될 철도파국을 막기 위한 제안'으로 △주40시간제 인력충원(2천455명) 2006년1월1일로 유보 △2002년 2월27일 노사합의사항인 주44시간제 인력 6천483명 충원 △관리인력 20%(1천268명) 축소 현업배치와 정규직 5천215명 신규충원 등을 수정 제안했다.

철도청은 현재 교섭석상에서는 818명 감축안을 비롯해 1천300명 충원 등을 주장하면서 현장에는 2천600명 충원설을 퍼뜨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결국 노사(노정)합의를 깨 신뢰를 무너뜨림은 물론 근무형태 변경에 따른 인력운용이 불가능한 교섭안으로 파국을 조장하는 것이란 지적을 낳고 있다.

특히 '철도공사 전환시 인력운영(안)'에는 △열차 안전운행을 위한 필수업무 축소·폐지를 통한 업무조정 △대규모 외주 비정규직화 계획 등이 포함돼 있어 노동자의 생존권뿐만 아니라 안전마저 위협하고 있다고 노조는 지적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 16일 수원관리소 선임관리장 권진원(51)씨가 표지판을 치우다 열차에 치여 숨진 것을 비롯해 올해만 모두 9명이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지난 2월에는 구로역에서 문재승(44)씨가 사고를 수습하다 열차에 치여 숨졌고, 7월에는 6일 간격으로 두 명의 노동자가 선로작업 중 목숨을 잃었다. 누적된 인력부족을 비롯해 열악한 노동조건이 현장의 철도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지난 1996년 이후 전체의 4분의 1에 육박하는 7천700명이 감축됐지만 사망자는 오히려 늘어났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철도노동자들은 휴일도 없이 24시간 맞교대 근무를 하는 게 보통이다. 오죽하면 아이들이 그린 아빠의 눈엔 빨간 색이 칠해져 있다고 한다. 업무부담은 그대로인데 96년 구조조정이 시작된 뒤 12명이었던 한 팀이 6명까지 줄었다. 피곤한 것도 문제지만 앞으로 차량검수 주기를 하루에서 이틀로 늘리려 하니 안전문제는 더 심각해질 판이다.

이는 결국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지난해 11월 제출된 한국생산성본부의 경영진단 보고서에 따르더라도 6천483명의 추가인원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노조가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을 위해 하루빨리 인력을 충원해 3조2교대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강상철(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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