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민용의 북카페 -13]전염에는 티핑포인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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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용의 북카페 -13]전염에는 티핑포인트가 있다
  • 전민용
  • 승인 2010.07.05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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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핑 포인트, 말콤 글래드웰 저, 21세기 북스

 

탤런트 박용하가 자살했단다. 잘 생긴 얼굴에 연기도 곧 잘하고 노래까지 잘 부르는 말 그대로 탤런트인데 뭐가 아쉬워 자살했을까? 물론 추리소설의 주인공 닮은 형사가 나타나 극적인 반전을 보여줄 수도 있지만 현재까지는 자살이라고 보는 것이 대세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그런데 자살도 전염된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이게 사실이라면 자살은 가장 치명적인 전염병으로 분류될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데이비드 필립스는 지역신문 연구를 통해 자살이야기가 실린 직후 이 신문이 제공되는 지역의 자살률이 껑충 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마릴린 먼로가 죽은 후에는 일시적으로 전국의 자살 비율이 12% 증가하기도 했다. 유명인의 자살은 더 쉽게 모방 자살을 일으킨다.

6000명 정도의 인구를 가진 미크로네시아의 에베에섬에서 일어난 자살 기록은 전형적인 형태를 보여준다. 1955-1965년 사이에는 한 건의 자살도 없었다. 그런데 1966년 11월 이 섬의 유수한 가문 출신의 귀공자 R의 자살이 있고부터 다음 12년 동안 25건의 자살이 이어졌다. 대부분 몇 주일 동안 서너 명의 자살이 연쇄적으로 일어났다. R의 경우와 비슷한 형태의 이유와 스토리가 되풀이 되었다. 자살은 전염되었고, 이 전염의 티핑포인트는 R이었다.

▲ 티핑 포인트, 말콤 글래드웰 저, 21세기 북스
전염의 힘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기 쉬운 비례라고 하는 고정관념을 깨야한다. 만약 커다란 종이 한 장이 있고 이것을 50번 접는다고 하자. 그 두께가 얼마나 될 지 생각해보자. 얇은 책 한권 정도? 아니면 전화번호부 두께? 좀 더 써서 사람 키 높이 정도? 정답은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 정도이다. 등비수열을 생각하면 답이 나올 것이다. 전염은 등비수열과 비슷한 현상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조그만 변화로 시작하다가 어느 순간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변화를 야기한다. 이 갑작스런 변화의 지점이 티핑포인트이다. 모든 전염에는 티핑포인트가 있다.

경제학자들은 흔히 80:20 법칙을 언급한다. 어떤 상황에서든 보통 작업의 80%는 20%의 참여자에 의해 수행된다는 개념이다. 대부분의 사회에서 범죄의 80%는 범죄자 20%에 의해 발생한다. 운전자의 20%가 80%의 교통사고를 일으킨다. 술꾼 20%가 전체 술 소비량의 80%를 마신다 등등. 그런데 전염에서는 이런 불균형이 더 극단적으로 나타난다. 극소수의 사람들이 대부분의 일을 저지르는 것이다.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게 된 미국 혁명은 폴 리비어라는 걸출한 인물이 1775년 4월 18일 하룻밤 사이에 영국군이 곧 공격할 것이라는 정보를 효과적으로 퍼뜨린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그런데 같은 날 윌리엄 도우스도 다른 지역으로 똑같은 일을 했지만 그는 거의 영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 사례는 사회적 전염은 ‘특별한 재능’을 가진 소수의 사람에게 깊이 의존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사회적 전염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스스로가 이런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 되거나 이런 재능을 가진 사람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적 전염을 일으키는데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저자는 다양한 인간 관계망을 잘 만들고 유지하는 커넥터, 온갖 정보를 잘 알고 있는 데이터 뱅크인 메이븐, 설득을 하는데 천재인 세일즈맨으로 분류하여 설명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이런 특별한 재능을 가질 수 있을까? 책을 참고하기 바란다. 여러분이 좋아하는 1,2,3,.... 로 정리해 놓고 있다.

1980년대 뉴욕시는 연간 2000건 이상의 살인과 60만 건 이상의 심각한 중범죄에 시달렸다. 뉴욕시가 바로 고담시였던 것이다. 지하철 안에서만 해도 연간 2만 건의 강력 범죄가 발생했다. 그런데 아무 예고도 없이 90년 대 초부터 범죄가 급격하게 줄어 들었다. 그런데 그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이 지하철의 낙서 지우기와 무임승차 단속이었다면 여러분은 믿겠는가? 이 사소한 조치들이 티핑포인트가 된 것이다. “사소한 것들이 세상을 바꾼다.”

여러분들 대부분이 들어보았을 간수와 죄수의 역할 실험을 보더라도 상황의 힘은 대단하다. 사람의 성격조차도 고정된 것 이라기보다 상황에 의해 상당히 좌우된다. 이런 사소한 상황의 변화가 티핑포인트가 되어 사회적 전염성을 점화 시킬 수 있는 것이다.

2008년을 달구었던 촛불이나 이번 6.2 지방선거에서 2-30대의 투표율이 급격히 올라가는 사회적 전염 현상 속에는 항상 티핑토인트가 있고, 이것을 유발한 사소하다면 사소한 상황적 계기들이 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또한 이 티핑포인트를 점화 시킨 소수의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여러분들이 사회적 전염이나 자기 사업의 성공을 꿈꾼다면 급격한 변화를 일으키는 티핑포인트를 당길 수 있는 사소한 계기와 사람들에 대해 고민해 보기 바란다. 어느 분야든 성공적 변화를 원하는 분들이라면 ‘티핑포인트’를 읽어 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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