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대안 없는 ‘억지고발’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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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대안 없는 ‘억지고발’ 언제까지?
  • 윤은미 기자
  • 승인 2010.07.08 15:56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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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제로, 맨손 진료 등 일부치과 ‘비위생 실태’ 고발만…감염수가 마련 등 대책 촉구는 빠져

 

▲ MBC 불만제로 메인 MC
치과계에 대한 MBC의 대책 없는 확대·과장 고발이 또 다시 재현됐다.

MBC 불만제로가 지난 7일 ‘제로맨이 간다’ 코너에서 ‘치과 위생, 그것이 궁금하다’는 헤드라인 아래 일부 치과의 위생 실태를 고발해 나선 것이다.

그러나 불만제로는 이날 방송에서 겨우 서울과 인천, 경기도 일대 27곳의 치과만 점검한 결과를 바탕으로 대부분의 치과들이 여전히 위생상태가 불량한 것처럼 보도해 치과계의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는 ‘감염수가 마련’ 등 치과를 비롯한 전체 의원기관 위생관리 및 감염방지를 위해 가장 중요한 ‘제도적 장치’ 미비는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모든 책임이 일선 치과에만 있는 것처럼 보도해 ‘무책임하다’는 비판도 불가피해 보인다.

방송을 접한 모 치과원장은 “추가인력 고용 등 철저한 위생상태를 위해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보존해 주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면서 “관련 의료행위에 대한 수가항목이 부재한 상황에서 이를 진료비에 포함시키면, MBC는 또 위생관리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한다고 고발할 게 뻔하다”고 비난했다.

한편, 불만제로는 서울 및 경기도 일대 일부 치과 원장이 장갑을 착용하지 않은 채 환자를 진료하는 모습과 일회용 에이프런, 석션팁 등을 재사용하거나 핸드피스를 멸균소독 하지 않고, 알코올을 묻힌 솜으로 닦아내고 재사용 하는 치과의원 등을 집중 보도했다.

▲ 7일 불만제로 방송
특히 이날 방송에서는 “치과 27곳 중 10곳 만이 문진을 실시했다”고 밝히며, 치과의원의 저조한 문진율에 대해 크게 지적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전국의 치과 중 경기 일대 지역의 27곳 치과만을 점검한 한 방송사의 결과 데이터가 과연 얼마나 신빙성이 있겠냐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이날 불만제로도 “해당 치과들은 일부 치과이며, 위생상태를 철저히 하는 병원도 많았다”고 뒤늦게 언급하기도 했다.

불만제로 측의 인터뷰에 응한 대한치과의사협회 이상복 홍보이사는 “환자마다 감염관리에 대한 비용이 발생하는데 현재 건강보험 정책으로는 지원이 미진한 것 같다”며 “미비된 제도적 문제 앞에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 치위생감염관리학회 유봉현 회장도 “전 세계적인 감염관리 항목은 권장사항이지 법률적 제재 사항이 아니다”며 “감염관리 및 예방은 의료인의 양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오창현 사무관은 “의료기관에서 환자 치료에 사용되는 물품과 기구는 장관이 고시하는 방법에 따라 반드시 소독 후 사용토록 하는 조항이 신설됐다”며 “오는 8월부터 해당 조항을 어길 시 행정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오상진 아나운서는 1993년 미국의 한 치과에서 진료받은 환자 중 일부가 AIDS에 감염된 사건을 언급하며, 치과 몰아가기의 쐐기를 박고 이날 방송을 마무리했다.

방송 후 현재 시청자 게시판에는 “두 눈뜨고 볼 수 없을 만큼 비위생적이다” “멋진 인테리어 속에 감춰진 비위생적인 관리가 끔찍하다” 등의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심지어 “치파라치를 도입하자”는 의견까지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방송 중 ‘치위생사’를 두고 ‘간호사’라는 호칭을 사용한 것에 대해 정정방송을 요구하는 글이 연이어 올라오는 등 또 다른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치과에 근무하는 간호사는 없다”며 공중파 방송이 간호사와 조무사, 치위생사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해 한 직업군의 이미지가 크게 손상됐다는 것.

그러나 이번 방송의 가장 큰 피해자는 일부 치과의 비위생적 진료 실태로 인한 후폭풍을 함께 맞이할 대다수의 청결한 치과의원이다.

따라서 치협에서는 이번 방송으로 인한 치과계의 명예 실추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나설 것으로 보인다.

치협 치의권회복위원회(회장 이원균)는 내일(9일) 오전 7시 치과의사회관에서 회의를 소집, 이번 불만제로 방송을 비롯한 치과계 잘못된 언론 보도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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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 2010-07-16 09:32:54
예전에 간단히 기구들에대한 소독만 생각했을 때의 비용으로 책정되었을것. 핸드피스등에 대한 멸균은 감안안했을 것 같아요. 이것에 대해서는 과학적으로 조사해서 초진료와 재진료가 상대적으로 적게 책정된 것에 문제제기하고 적절한 초-재진료를 요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실태조사에서 소독멸균의 실천율이 높음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방송은 그 실천율이 낮다는 것을 보여주어서 수가인상요구가 어렵게되었지요.

2010-07-15 19:07:43
치과를 타겟으로 하면 국민도 좋아하고 후환도 없고 엠비씨 위상올라가고
모든 치과가 소독이 잘되면 다음 치과계 이슈는 뭘까?
메디칼쪽은 더한데도 왜 조용할까?
세상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요!

피디수첩 피디입장에서 생각 해봅시다.

나두 2010-07-12 13:16:35
각합니다. 어쨌든 방송내용이 순 허위는 아니잖아요. 상당수 치과에서 감염관리에 소홀한 것은 사실이고. 우리 모두 자성할 계기로 보고 개선책을 모색해야지 감정적으로 대응하다가는 김홍도목사 간통사건에 신도들이 시위하고 나설을 때처럼 비웃음만 살 수도 있습니다.

나두 2010-07-12 13:12:37
일부 음식점에서 음식을 재활용하는 방송을 했을 때 그 샘플 수가 문제였나요? 환자의 혈액을 포함한 체액에 contamination 된 기구나 재료를 충분한 멸균과정 없이 다른 환자에게 다시 사용하는 것에 비해 방송사의 '불공정'성은 훨씬 덜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를 믿고 건강을 맡기는 환자들에게 교차감염의 기회로 보답해서야 말이 안되죠. 더우기 병원식구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감염관리는 더 철저해야 한다고 생

김용진 2010-07-09 09:33:35
치과계에서 감염관리 실태에 대한 스스로의 동료에 대한 감시와 개선의 노력을 더 경주하는 것이 우선 아니겠어요? 책자를 보내고 치과계 신문에 내용을 싣고 했지만, 지회나 분회의 학술대회나 세미나, AGD 교육프로그램에서, 스텝 교육프로그램에서 감염관리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있었는지도 반성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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