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창고] 멘델스존의 한여름밤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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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창고] 멘델스존의 한여름밤의 꿈
  • 김병우
  • 승인 2004.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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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monia mundi HMC 901502)
어떤 음악이든지 잠깐만 들어 보아도 작곡가의 성격 내지는 자라온 환경이 대충은 그려지는 듯 하다. 구스타프 말러의 음악을 듣고 있자면 대부분은 정말로 훌륭한 대가의 모습이 절로 그려지지만 때에 따라서는 도저히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보인다 하는데 이는 그의 청소년기에 가리지 않고 들었던 통속적인 대중음악의 영향에 기인한다고 한다.

어쨌든 작곡가의 살아온 생활 환경이나 가족관계가 작곡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듯하다.
베토벤의 음악에서는 찌들린 듯한 삶의 괴로움이 배어 있고 슈베르트의 음악에서는 그의 생활대로 염세적인 면이 보이며, 이에 반해 멘델스존의 음악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교양있는 양친의 가르침과 경제적으로 넉넉함에서 비롯되는 여유있는 유복함이 넘쳐흐른다.

어려서부터 크리스트교의 세례를 받고 10세부터 작곡과 음악이론을 공부하했으며 바하의 대위법과 모차르트의 고전적 양식을 이상으로 한 교육을 받았고 괴테를 여러번 방문하여 사상적으로 큰 영향을 받았다. 또한 셰익스피어의 희극에 많은 관심과 존경심을 갖게 되었으며, 이러한 존경심이 서곡 <한 여름밤의 꿈>을 낳게 했다.

이 곡은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에 의거해 작곡한 관현악곡으로 1827년 초연되었으며 고전적 소나타 형식을 자유롭게 변화시킨 완만한 양식으로 이뤄져 있으며 요정들의 움직임을 본 것처럼 환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서곡 이 외에 극중 음악 12곡이 부수 음악으로 1842년 작곡돼 이듬해 포츠담에서 연주되었다. 그 가운데 <스케르쵸>, <간주곡>, <야상곡>, <결혼행진곡>이 유명하다.

이번에 소개할 음반은 비교적 최근에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는 필립 에르베게의 음반이다. 존 엘리엇 가디너와 함께 원전 연주의 최고 거장으로 이 시대를 이끌어 나가는 에르베게의 음악은 매우 샤프하며 신선한 이미지를 보여주어 언제 들어도 찰랑거림이 결코 지나치지 않는다.

그는 벨기에의 작은 도시 헨트에서 태어나 피아노를 전공하며 음악의 길로 접어들었으며, 잠시 의학도의 길에 서보기도 하였으나 1969년 창설한 콜레기움 보칼레에서 지휘를 시작함으로써 본격적인 음악가, 지휘자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나치게 가볍거나, 필요 이상으로 무겁지도 않은 유연하면서도 결코 서두르지 않는 적절한 템포로 곡 전체를 이끌어 나간다. 이 음반에서는 듣기에 따라 약간은 들뜬 분위기로 원래 희곡의 분위기를 표현해 나간다.

때에 따라 약간은 과장된 듯한 저역도 전체적으로 볼 때 그리 나쁘게만 작용하는 것은 아닌 듯싶다. 역시 이 음반에서의 하이라이트는 첫 번째 트랙의 <overture>로 이른 초여름의 나른함을 해결하기에 충분하다. 전체적으로 볼 때 현대적이며 개성이 강한 에르베게의 음악성으로 다른 음반과는 독특한, 충분히 콜렉션의 타당성을 강조하는 음반이다.

김병우(김병우 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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