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방송에서 이래 떠들고 난리치면 우리 아들 인권은 우찌하노? 우리아들 명예가 훼손됐다 아이가? 네티즌인가 뭔가가 떼로 몰리다니며 촛불 든다고? 흥, 즈그들이 뭘 아는데? 갸들은 가해자 아닌 다른사람 사진 공개하고 하믄서 순 엉터리 아이가?
즈그들이 뭔데 피해자 주장만 믿고 그러는데? 무죄추정의 원칙 모리나? 설사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더라도 그기는 절대 확실한 긴가? 그란데 와 인민재판을 하노? 강제로 했다는 확실한 증거 있나? 가시나들이 즈그들이 좋아서 덤벼놓고 이제와서 성폭력이네 뭐네 하는거 아이가? 가시나들 행실이 나쁘다 아이가? 어대 어린 가시나가 사내들을 만나고 다니노?
가시나들이 싸돌아 댕기니께 문제가 생기는기 아이가? 집안에 얌전히 있는 가시나를 끌어내 건드렸나? 성폭력을 당할만 하니까 당한거 아이가? 그 가시나들이 밀양물 다 흐리놨다 아이가? 동네 망신 다 뻗쳐 놨으니 우찌 책임질끼고? 설사 그란 일이 있드라도 조용히 해결할것이지 와 떠들어서 동네망신시키노? 뭘 노리고 그리 떠드는지 수상하다 아이가?
밀양 사건에서 성폭력 사건의 공식을 발견합니다
온 국민이 밀양 사건에 놀라고 분노하지만, 사실 모든 성폭력 사건에서 일어나는 일이 밀양에서도 똑같이 일어나고 있을 뿐입니다. 다만, 밀양 사건만 온 국민에게 알려졌을 뿐.
41명이라는 가해자의 숫자가 가해자의 힘의 우위를 보여주는 것은 아닙니다. 성폭력이 가능하다는 자체가 이미 가해자와 피해자간의 힘의 우위, 권력관계의 내재를 의미하며, 성폭력은 그 부당한 권력관계의 결과일 뿐입니다.
셋째 아이의 성비가 167 대 100까지 나오는 지역사회에서, 이미 남성과 여성의 사회적 가치는 같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힘의 우위, 권력 관계의 내재가 원인인 범죄에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똑같이 소중한 인간으로 취급받기를 바라는 것은 웃기도록 안이한 희망사항일 뿐입니다.
그들은 철저히 짓밟힌 피해자의 인권 위에서 가해자의 인권과 명예를 요구합니다. 가해자의 비열한 범죄 앞에 침묵하며 피해자를 향해 좀 더 조심했어야 한다고 훈계합니다. 맞을만해서 맞았고, 당할만하니까 당했다고 비난합니다.
명백한 성폭력피해 앞에서도 가해자를 비난하는 데는 좀 더 확실한 증거가 필요했던 이들이, 피해자의 행실이 나쁘다는 소문에는 증거없이 쉽게 동의합니다. 성폭력 피해를 당한 것이 피해자의 행실이 나쁘다는 유일한 증거가 됩니다.
따라서 지역사회를 망신시키고 공동체의 명예를 훼손한 책임은 피해자의 몫이 됩니다. 조직보위론의 이름으로 피해자에게 침묵을 강요합니다.
다른 어떤 범죄에서도 의심받지 않는 피해자의 진술이 성폭력 범죄에서만은 객관성이라는 이름아래 끊임없이 의심받습니다. 이런 편파적 상황에서 반성폭력운동과 피해자 지지운동은 언제나 철없고 편파적이라는 비난을 받습니다.
이것은 결코 인간 대 인간의 투쟁이 아닙니다
옛날 어느 마을에 바보가 있었습니다. 마을에 흉작이 들면 바보때문에 액운이 들어서라고 했습니다. 마을에 도둑이 들면 바보가 도둑이 되었습니다. 마을의 모든 범죄에 바보가 범인이 되었습니다. 어떤 나쁜일이 벌어져도 마을 사람들끼리는 서로 의심하지 않고 서로 미워하지 않고 잘 지냈습니다.
바보가 범인이 아니라는 걸 모두 알았지만, 그것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 모두 그 바보를 미워하고 때렸지만, 마을에서 내치지는 않았습니다. 바보가 있음으로 해서 마을은 분란 없이 안정속에서 잘 살았습니다.
아름다울 미 (美)자는 큰 양을 가리킵니다. 제물로 바치는 양은 클수록 아름답습니다. 인간의 죄를 사해달라고 바치는 그 큰 양을 우리는 희생양이라 부릅니다. 죄의 사함을 위해 누군가의 생명을 바쳐야 한다면 인간의 생명을 바칠 수 없으니 대신 희생양의 생명을 바칩니다. 양의 생명도 소중하지만 인간은 양보다 더 소중하니까요.
비록 그 죄는 인간이 지은 것이라 할지라도 더 소중한 쪽을 위해 덜 소중한 쪽이 희생하는 것은 익숙한 선택입니다. 그것이 생명이라 할지라도 말입니다. 더 소중한 인간을 위해 덜 소중한 인간이 희생된다면, 이미 그것은 인간 대 인간의 투쟁이 아닙니다.
존재가 목적이 아닌, 수단이 되는 그것은 희생양일 뿐입니다. 짐승일 뿐입니다.
그러나,
성폭력 피해자는,
여성은 짐승이 아닙니다.
성폭력을 당한 것이 알려졌을때, 가족의 명예를 더럽혔다고 친아버지나 오빠에 의해 얼굴에 염산테러를 당하는 인도나 파키스탄, 방글라데시의 여성잔혹 야만으로부터 우리는 자유롭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을까요?
당신은 혹여 한번이라도 가해학생 부모와 같은 생각을 한적이 없나요?
피해자가 뭘 노린다는 그 말은 정말 역겹기 까지 합니다...
예수님은 죄없는 자가 돌로치라고 했는데...죄없는 남정네들이 왜그리 많은지..나원참..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