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치과와 네트워크의 '행복한 밥상'
상태바
동네치과와 네트워크의 '행복한 밥상'
  • 박은아 기자
  • 승인 2010.11.21 17:0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획대담] 건치서경지부, 치과계 공존을 위한 대안을 논하다

현재 치과의사들의 과도한 배출과 대형병원, 네트워크의 증가로 인해 치과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 특히 불법적인 일부 대형 네트워크의 공세와 이로 인한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일반 개원의 뿐 아니라 신규로 개원을 하고자 하는 젊은 치과의사들의 어려움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에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서울경기지부(회장 박남용 이하 서경 건치)는 이런 치과계 내외부 문제를 짚어보고 이를 통한 개선방향을 논의함으로써 치과계 공존의 미래를 모색하는 기획대담을 마련했다. 건치 김형성 사업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기획대담에는 치과계에서 대안적인 모델을 고민하고 있는 3명의 개원의가 패널로 참여했다.

* 사회 : 김형성(건치 사업국장)
* 대담 : 나성식(장애인치과학회장, 스마일재단 이사)
             김용진(대한치과보험학회 임원, 구강보건정책연구회 연구위원)
             최정규(건전한개원문화를위한치과의사협의회 회장)

▲김형성 : 최근 치과계 신문에서 미국임플란트협회 인증서를 돈 주고 판매했다는 기사가 실렸는데 다들 봤는지 모르겠다. 치과계 전체가 공존을 목표로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지만 개원가가 워낙 포화상태이다 보니 이런 부작용이 생겨나는 것 같다.

▲나성식 : 해당 기사는 나도 봤다. 처음 그 기사를 봤을 때 오죽하면 그렇게 했냐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국제법상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일을 그렇게 자행할 수 있다는 게 (나쁜 의미로)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사건이 터지면 개인에게도 타격이겠지만 우리나라 전체 치과계에 대한 나쁜 인식을 남겨주는 선례가 남게 된다. 외국에서는 우리나라를 겉만 화려하고 내부는 별거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기 때문에 그런 사건이 밖에서 터지기 전에 국내 치과계가 먼저 자정하는 노력이 있었어야 한다. 

▲ 나성식 원장
국내 치과계에서 정화되지 않고 밖으로 표출돼 사법적 문제로까지 번지면 개인 사건하나로 끝나는게 아니라 다양한 방면에서 안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당장 '그럼 한국 임플란트 학회는 제대로 하고 있냐'라는 의구심을 생성하는 등 파장은 단순하지 않다.

우리 개원가 모두가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런 문제까지 터져버렸다. 걸음마도 하기 전에 이렇게 두들겨 맞으면 국민들이 치과계를 어떻게 보겠나. 만약 전문의 문제, AGD 문제, 치전원 문제까지 한꺼번에 쏟아지면 전체 자격증에 대한 문제로까지 커질 것이다.

▲최정규 : 건전한개원문화를위한치과의사협의회(이하 건개협) 모임을 통해 의료산업화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현재 우리사회는 의료, 의술 자체를 산업화의 일환으로 보기 때문에 도덕이나 책임에 대한 문제까지도 산업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번에 나온 미국임플란트협회 자격증 사건을 보면 결국 치과의사가 자격증 하나 정도는 아무런 도적적 고민 없이 사고판다는 것인데, 이는 우리 스스로 자정하지 않으면 안되는 문제다.

이와 함께 최근 부평에서는 치과의사 면허증을 위조해 치과를 개설하고 7~8개월 환자를 보다가 적발돼 실형을 받은 사건이 있었다. 이런 사건은 복지부나 보건소 관계자들이 제대로 감시 역할을 못한 것으로 치과계에서 이를 매우 성토해야 하지만 실상 이를 알고 있는 회원도 거의 없고 협회도 별 대응이 없다. 이는 치과의사 개인도 도덕적 해이, 협회도 도덕적 해이로 오십보 백보라고 생각한다.

치과의사 윤리 무장 없이 저가 네트워크 공세에 휘둘려

▲김형성 : 결국 치과계 내부의 자정 노력이 제대로 되지 못한 게 가장 큰 문제라는 의견으로 보인다. 치과 개인의 윤리문제도 마찬가지지만 외부 윤리 문제에 대한 치협의 노력도 촉구해야 할 것 같은데.

▲김용진 : 치과의사윤리 강령이 만들어진 지 4년 정도 됐다. 이때 건치도 제대로 된 윤리규정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했었다.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윤리강령을 치협 홈페이지에서 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집행부가 의욕 갖고 열심히 한 일이 왜 제대로 적용되지 않았는지 이유를 모르겠고 아쉬울 뿐이다.

하지만 윤리 문제는 사실 치협 집행부보다는 학교에서 더욱 신경 써야 하는 문제다. 학생 때부터 치과 윤리 교육을 지속적으로 받고 이를 몸에 쌓아나가야 하는데 그런 과정 없이 사회에 배출되자마자 저가 네트워크 경쟁에 휘말리다 보니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런 윤리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치과계 교육 시스템이나 문화를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 이는 향후 의료산업화 문제와 병행해 풀어나가야 할 문제다.

미국 임플란트학회 자격증을 판매하고 이를 치과에 내거는 것 자체도 윤리적인 문제에 기인한다. 이런 사건에 연루된 치과의사는 처음에는 '나는 열심히 공부하고 있고 실력이 있다'는 것을 환자에게 알림으로써 신뢰를 얻고자 했을 것이다. 사실 치과의사처럼 공부를 열심히 하는 직업군도 없는데 현실에서는 자격증 등 포장이나 병원 인테리어로 알릴 수밖에 없다.

누가 뭐래도 실력이나 진료 성과로 인정을 받는 것이 맞는 말이지만 이런 기본에 대해 대학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했고 이를 알려주는 선배들도 별로 없었던 게 문제라고 생각한다. 요즘 윤리경영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런 문제들을 잘 녹아낼 필요가 있다.

▲나성식 : 예전에 치과를 개원하면 원장이 경영 등의 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 불문율처럼 여겨지곤 했다. 치과 경영에 관심을 가질 경우 진료는 뒷전이라는 핀잔을 듣곤 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코디네이터라는 용어가 생기고 스탭들의 경영적인 역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물론 의료도 자본과 긍정적으로 결합된다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지만 부정적으로 결합될 때 문제가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의료는 안전하고 좋은 거라고 포장돼 있으며 투자할 경우 어느 정도는 기본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이 있다보니 자본이 계속 몰리고 있다. 더욱이 자본을 받아들이는 의료계 쪽에서 좋아하니 더 몰린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의료와 자본의 결합을 어떻게든 긍정적인 방향으로 끌어가려고 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치과의사들이 야합 이런 것만 안하면 된다. 일부 치과의사들이 개원조차 어려운 상황에 몰리다보니 윤리고 뭐고 나부터 살자는 맘으로 자본과 손을 잡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사무장 병원의 경우 치과의사가 자기 병원이라고 주장하면 이를 제제할 방법이 없다.

올 상반기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자신의 수입 중 10~20%를 계속 압류 당하고 있는 치과의사가 170여명이라고 한다. 적은 숫자일 수도 있지만 큰 숫자일 수 있다. 만약 이정도 인원이 매년 발생한다면 5년 후에는 거의 천명이 나올 수 있다. 이들이 자신의 경제력을 다시 회복하고자 무리하게 자본을 끌어들이다 보면 또다시 같은 상황을 반복하게 되고 그러다 신용불량자가 되곤 한다. 이렇게 신용불량자가 되면 결국에는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런 문제에 있어 사실 자본을 투자한 쪽은 큰 제제를 받지 않지만 여기에 연루된 치과의사는 면허 취소 등 큰 제제를 받게 된다. 만약 이런 치과의사들을 살리는 데 복지부가 뜻이 있다면 한시적인 법을 이용해서라도 이들이 모든 걸 털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황이 여기까지 온데에는 어설프게 경영을 의료환경에 도입하고 이게 진실인 양 떠드는 세미나 혹은 스터디 그룹도 문제다. 치과계 신문들을 보면 이런 세미나를 홍보하는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치료 응답률을 높일 수 있는 상담 기법 등 이야기 하지만 이런 강의를 듣는 대다수의 '상담실장'이라 불리는 이들은 결국 스탭들이다. 사실 치과의사가 아니라면 진단 및 치료 계획에 대해 환자에게 언급을 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대놓고 이런 강연들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불법적인 현실이 공존한다면 이들을 이길 수 없다.

이를 제대로 정돈하지 못하면 해결법이 없다. 이런 현실이 개선되지 않으면 앞으로 더 많은 후배들이 이런 개원 행태가 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길이라 생각하고 그 길을 걷게 될 것이다.

신용불량 볼모로 각서까지, 불법네트워크의 위협

▲ 김형성 원장
▲김형성 : 하도 어렵다 어렵다 하니 이제 막 졸업을 해서 개원시장에 발을 딛어야 하는 우리 후배들은 불안할 수 밖에 없다. 예전에는 개원을 통해 최소한 개인 생활은 해나갈 수 있다는 믿음 있었지만 이제는 그러한 믿음도 없기에 불안한 마음에 자꾸 무리한 시도를 하게 된다. 특히 불법 네트워크나 이런 쪽에 눈을 돌리게 되는데 이에 대해 건개협에서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최정규 : 기존에 내과의사가 병원을 2개 차려 운영해온 것에 대해 합법이라는 판례가 나온 적이 있다. 이때부터 사무장 병원 등 편법을 활용해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한 것 같다. A 네트워크의 경우 70여개의 치과를 보유하고 있는데 여기 소속 의사들 중 보험에 가입한 의사만 300여 명이라고 한다. 여기에 파트타임 의사 등 포함하면 꽤 많은 치과의사가 하나의 네트워크에 포함돼 있는 것이다. A 네트워크의 경우 처음에는 고급진료를 표방하면 만들었을 수 있겠지만 결국 돈이 안 되다 보니 이제는 저가의 임플란트 사업만 하고 있다. 알아보니 70여개의 치과로 구성된 해당 네트워크가 놀랍게도 한사람이 자본을 댄 개인 소유의 병원이라고 한다.

현재 A 네트워크를 비롯해 비슷한 아류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이런 네트워크에서 활동 중인 후배를 만나보니 자신의 경제적인 문제 등 약점을 빌미로 각서를 쓴 것도 있고 해서 쉽게 발을 뺄 수 없다고 하는 말을 들었다. 심할 경우 통장에 공인인증서까지 모든 관리를 위임하기도 한다고 이야기한다.

사무장 병원이라 할 수 있는 이런 네트워크 치과들은 의사들이 직접 진료를 하고 경영만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이니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법적인 문제를 알아보니 병원 개설자가 페이를 받고 있다면 사무장 병원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규정이 있어도 불법네트워크를 쉽게 깨긴 힘들다. 지금 이들 네트워크에서 활동했던 의사들 중 내부고발자들 몇 명을 확보해 검찰 고발을 진행할 계획에 있다.

▲김형성 : 법적 대응은 순조로운가

▲최정규 : 법적인 대응이 사실 어렵다. 생업 있는 의사들이 이런 활동 하는데 한계가 있다. 건개협의 경우 의욕만 갖고 모인 경우라 실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회원이 많지 않아 활동자체가 지지부진한게 현실이다. 더욱이 불법 네트워크 문제의 경우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혹시 해꼬지를 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제대로 도움을 받기는 어렵다. 앞으로 최대한 많은 자료를 모아 검찰이나 국세청 등에 접촉할 예정인데 아무래도 역량이 많이 딸린다.

▲김형성 : 네트워크라고 모두 불법, 편법이라고 할 수 없다. 제대로 운영 하고 있는 네트워크도 분명히 있다. 이들 네트워크를 구분하는 기준이 있나

▲최정규 : 현재 불법네트워크라고 규정한 병원들은 모두 개인소유의 네트워크다. 편법적으로 한사람이 의료인, 비의료인 자원을 활용한다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불법 치과 네트워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몇 년 후 이들 네트워크는 조직과 맨파워를 더 키워나갈테고 그런 후에는 절대 이들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힘들겠지만 치협에서는 원칙을 정해서 이들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좀전에 나성식 원장님이 말했듯 한시적으로 불법 네트워크 내 관리의사들이 '커밍아웃'을 한다면 문제시 하지 않게 하는 법안도 좋은 생각이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그런 불법 네트워크에 소속된 관리의사들은 불법임을 알면서도 개인적인 빚과 이를 이용한 각서 때문에 발을 빼지 못한다고 한다.

의료계로 몰리는 자본, R&D 투자로 전환해야

▲김형성 : 네트워크나 대형병원들의 편법, 불법적인 문제가 드러난 시점을 따져보면 의료 개방 등으로 자본이 의료에 눈길을 돌리는 시점이었을 것이다. 이제는 의료산업화에 대한 명확한 입장 갖고 있지 않으면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제대로 대응하기 힘들 것 같은데.

▲나성식 : 치과계도 산업화가 필요한건 사실이다. 이제는 단편적인 임플란트 진료건수를 늘리는 게 아니라 10년 100년 가는 제품 만들기 위한 R&D 기술 연구 단체를 육성하는데 투자를 해야 한다.

치과대학에서 치전원으로 학제 개편할 때 정부에서는 이공계 출신의 의료인을 육성해 치과 산업화에 일조하게 하겠다는 취지였는데 이에 대한 성과는 전혀 없었다. 이런 인력을 활용하기 위해 치과계 선배들이 가이드를 해줘야 한다.

치과분야 R&D에 자본이 쏠리면 그만큼 다양한 연구 결과들이 나오게 되며 이로 인한 부산물들이 치과 성장에 기반이 될 수 있다. 단기 목표가 아닌 장기적인 마스터 플랜을 세우고 자본을 모아 해당 목표에 한발 한발 다가가는 R&D 투자에 노력해야 한다. 우리끼리 하기 힘들다면 외국계 기업 등과 연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 문제와 별도로 치전원을 통해 배출된 졸업생들도 치과계 큰 자원이라고 생각한다. 이공계 출신의 치전원생들이 향후 40대 중반쯤 되면 함께 공부한 이공계 동문들이 기업의 임원급이 되 있을 수 있다. 그때까지 치과계가 연구를 통해 다양한 테마를 준비해 둔다면 이들의 맨파워를 통해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다.

이들이 연구할 수 있는 연구소를 만들지는 못할 망정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단체는 있어야 한다. 주변을 둘러보면 의료에 투자하고 싶어도 소스를 몰라 투자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치과 R&D 소스를 개발하고 투자자와 연구자를 연계할 단체를 만들 필요가 있다.

▲김용진 : 다양한 의료산업 정책을 만들고 성과를 내려면 어느정도의 자본을 투자해 오랜 기간 연구를 지속해야 한다. 정부가 지금처럼 의료산업화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의학분야 R&D 단체를 만들고 기초 연구부터 투자해 발전시켜 나가는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런 투자나 노력 없이 쉽게 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정책을 만드는 것이 문제이며, 여기에 의료계가 편승하는 것도 문제다.

의료산업화로 인해 국민을 위한 다양한 의료 서비스가 창출되고 의료계가 발전하면 좋을 수 있지만, 단지 쉽게 돈 벌고 단기 성과에만 집착하면 발전은 커녕 의료시스템 전체를 망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 김용진 원장
▲김형성 : 불법 네트워크나 기타 여러 치과계 문제들이 산업화로 인한 폐해라는 의견도 있는데, 이를 막을 수 있는 대안들이 있을까

▲김용진 : 불법 네트워크가 자꾸 언급되는데 네트워크 자체는 절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환자 신뢰를 기반하고 예방 위주의 주치의 관계를 설정하면서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좋은네트워크를 만들 수도 있다. 치과 운영도 잘되면서 사회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좋은 네트워크 치과 모델을 개발하고 확대한다면 치과계 문화도 바뀔 수 있다.

앞으로 치과계가 불법적인 네트워크를 근절시키는 노력과 좋은 네트워크 모델을 개발하는 노력을 해나간다면 충분히 변화를 맞을 수 있다.

▲최정규 : 치과계 많은 문제들 중 대부분은 대학이 본분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일 수 있다. 대학에서 학생들이 제대로 치과의사 면허 딸 수 있게 교육시키고 치과계 미래 위한 연구 등 노력해왔다면 지금 치협이 이야기 하는 AGD제도도 필요 없었을 것이다.

대학이 본연의 역할인 교육은 멀리하고 분원 설립 등을 통한 이익 창출에만 몰두하니 문제다. 현재 치협 내 개원의와 공직지부 간 트러블 있는 것 알고 있다. 대승적으로 치과의사가 자신의 직업을 통해 인생을 영유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이들은 다시 치과 발전을 위해 보답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대학은 더 나은 치과의사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치과의사의 미래를 위한 다양한 연구를 해준다면 졸업생들이 당연히 그만큼 보답을 할 것이다.

치전원 학생들 문제에 있어서도 개인 능력 출중한 학생들이 치전원에 들어오고 그들의 사적 네트워크가 좋을 수 있지만 대학에서는 이들의 능력을 활용할 연구 여건을 제공하지 않다. 결국 이들 치전원 생 역시 개원경쟁에 뛰어들어야 하는데 개원할 경제적 능력은 없고 빚은 있다보니 쉽게 남의 자본으로 돈을 벌려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대학은 이런 학생들을 활용하고 치과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해야지 똑같이 개원 경쟁에 내보내는 것은 문제가 있다.

정부와의 껄그러운 관계 꺼리지 않는 개원의단체 필요

▲김형성 : 결국 의료 시스템을 망가뜨리고 진료 이익중심의 시장으로 왜곡되는 것이 문제인 것 같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건개협과 같은 단체의 필요성을 느낀다. 우리나라는 공적 의료 체계가 특히 취약하기 때문에 절대로 동네치과가 망해서는 안된다. 동네 치과 살아남는 것은 치과의사 뿐 아니라 국민에게도 매우 중요한 문제인 것 같다.

▲최정규 : 나도 개원의고 장기적으로 개원의협의체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치협의 회원 대부분이 개원의임에도 치협은 개원의 역할을 대변하지 못한다. 지금의 건개협은 우선은 불법 네트워크 근절을 목표로만 활동하고 있고 향후 개원의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포괄적인 개원의 단체가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

▲김용진 : 치협 내에도 지부, 지회, 반회 등 있어 개원의의 목소리를 충분히 들을 수 있지만 치협 자체가 공식적인 단체라 보니 정부에 대해, 특히 세금이나 보험 문제에 있어 치과의사 의견을 개진하는데 한계가 있다.

개원의협이 필요한 이유는 개원의들이 할 말은 제대로 하면서 정부와 싸우기도 하는 등 정부와 껄끄러운 관계가 되는 것을 피하지 않는 단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치협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부는 의견 피력에 있어 자유롭듯이 보다 유연하고 당당한 의견을 낼 수 있는 통로가 있어야 한다. 

▲ 최정규 원장
▲최정규 : 정부정책이나 사업에 있어서도 의과나 한의과 등에 비해 치과는 많이 배제돼 있다. 치과의사의 자존심이 FDI 유치나 AGD 자격증으로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성과도 중요하겠지만 치과의사 자존심을 살리는데 중요한 선순위인지는 다시한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당장은 치협의 정치적 역량을 키우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김형성 : 지금까지 이야기한 치과 네트워크의 편법 문제, 의료 산업화 문제 등에 대해 이를 변화시킬 수 있는 대안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법안이나 제도가 있다면 어떤 것이 될까? 보장성 강화 문제, 동네의원 살리기 문제, 왜곡 진료 행태 개선 문제 등이 언급될 수 있을 것 같다.

▲김용진 : 치과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 문제는 엄밀히 말하면 동네치과든 네트워크든 어느 하나 유리하다고 말할 수 있는 문제 아니다. 굳이 말하면 지역 수준이나 환경에 따라 달라져야 하는 문제다.

동네치과가 치과주치의로서 존재하는 것, 기본적 치료로 예방을 우선시 하고 이를 위한 급여 항목 만들어지는 것 등의 변화가 있어야 동네치과가 살아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은 네트워크에 안 맞는다. 이로 인해 이익이 크게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자에게는 큰 득이 된다. 만약 스켈링만 하고 치주치료를 안한다면 환자에게는 치과치료의 의미가 없을 것이다. 예방, 주치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향해 가는 것이 동네 치과도 살리고 의료 상업화, 불법 네트워크 물결을 막는 방안일 것이다.

▲나성식 : 우리나라는 현재 영유아구강검진이라는 좋은 제도를 갖고 있다. 영유아건강검진 등 강제적인 제도를 통해서라도 정기적인 치과 검진을 유도하면 구강관리와 치과진료의 필요성을 깨닫게 할 수 있다. 이런 영유아검진제도가 잘 활용될 수 있는 방안들을 고민해야 한다. 예를 들면 영유아 검진을 받은 사람과 아닌 사람의 치과 본인부담금을 차등하게 부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영유아검진, 초등학생 대상 검진 등 제도를 통해 성인이 될 때까지 구강검진 계속 시행하면 어떻게든 국민들의 구강 상태를 체크할 수 있다. 이런 데이터는 향후 치과계 큰 자원이 될 것이다.

개원의 입장에서도 구강검진이 잘 이뤄진다면 전반적인 지역 주민의 구강상태를 파악할 수 있으며 어떤 진료가 필요한지 등 전체적인 시장을 볼 수 있는 눈이 생기게 된다.

기부 등 치과계 도네이션 문화를 활성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스마일 재단에서 저소득층을 위해 매년 무료로 스케일링을 해주는 사랑의 스케일링이라는 행사를 한다. 처음에는 행사에 참여할 치과의사를 찾는 것이 어려웠지만 지금은 참가를 희망하는 치과의사들이 많이 늘어났다. 그 이유는 이런 활동을 하는 치과의사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이 좋아지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사회에 기부하고 봉사하는 치과의사는 보람도 있지만 사회적 인식도 좋아진다. 

보험 진료 역시 중요하다. 만약 보험진료를 열심히 하고 지역주민들에게 ‘패밀리 덴티스트’가 될 수 있다면 더 이상의 마케팅은 할 필요가 없다. 아버지가 치과 와서 좋은 치료를 받으면 자식도 오고 손자, 손녀도 온다. 환자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당신의 이를 오래 보존하게 해주겠다'는 기본 개념을 바탕으로 성실한 진료를 한다면 환자와의 신뢰가 자연스레 생겨난다.

그렇다면 임플란트 하는 의사 나쁜걸까? 나 같은 경우에는 누가 물으면 이렇게 말한다. "이를 살릴 수 있으면 이를 살리는 게 제일 좋고 만약 살리지 못하면 임플란트가 제일 좋다". 나는 오래 개원의를 하면서 보는 눈이 생겼기에 환자들에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개원의들은 환자가 실망하고 떠날까봐, 실력 없다고 생각할까봐 해야할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최정규 : 너무 좋은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후배들이 그 과정을 참지 못하고 조급해 하는 것이다. 요즘 졸업생들은 학비가 워낙 비싸다 보니 이미 졸업 시점에서 몇억 씩 빚을 지고 나온다. 이런 후배들이 보험진료 하면서 아무리 열심히 청구해도 직원들 급여수준 밖에 벌지 못한다. 더욱이 보험수가는 물가인상률 조차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 후배들은 선배들처럼 한자리에서 몇십년씩 개업하지 않고 금새 자리를 옮기고 있으며 그런 이유로 협회에도 가입을 안 하고 있다.

이런 친구들한테 보험진료가 지금 손해라도 나중에 이익이 될 것이라는 말 이해할 수 있을까 싶다. 치과 보험 파이가 더욱 커져서 보험환자만 봐도 직원 월급도 주고 병원 이익도 생기게 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좋은 마음을 먹고 있다가도 주변에 네트워크 등 경영적 마인드를 통해 수익을 앞서가는 친구들을 보면 쉽게 따라가게 된다.

▲나성식 : 보험 진료를 기본으로 열심히 진료를 해나가면 환자수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이는 이런 병원이 많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수입도 늘고 마음도 편하고, 보험 진료로 성공한 케이스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수가문제도 사실 의료보험을 적용하고 있는 어느 나라도 수가에 만족하는 의사는 없다. 보험 수가 문제는 평생 과제다. 절대 흡족할 만큼 오르지 않는다. 항상 수가를 높이기 위해 싸워야 하고 실사도 받아야 한다.

아직까지도 치과 본연의 역할인 진료만 열심히 하면 되는 여건이 안된게 속상하다. 국내 치과의사들 실력이 좋음에도 제대로 된 치과의료체계가 정착되기 전 잘못된 자본이 먼저 우릴 덮쳤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됐다. 이제는 우리 스스로가 똑똑해지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공존의 길, 혼자가 아닌 함께 찾아야 한다

▲김형성 : 그렇다면 이젠 치과 공존 형태를 그려볼 때다. 네트워크는 이제 동네마다 있다. 어쨌든 이들과 함께 공생해야 한다면 어떤 일을 해나가야 할지 고민해보자.

▲김용진 : 동네치과의 친밀함과 포괄적인 서비스, 네트워크의 전문적인 진료와 서비스 등 각각의 장단점 있다. 질 나쁜 네트워크 아니라면 분명히 공존의 길은 있다.

다만 대형 네트워크가 돈벌이 위주로 가면 동네치과 견뎌내지 못한다. 서로의 다양함은 인정하면서 나만 살겠다는 것이 아니라 치과의사간 동업자 정신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 필요하다.

▲최정규 : 불법 네트워크를 망하게 하려면 주변 개원의 모두가 그보다 더 낮은 수가로 임플란트 시술을 하면 된다. 하지만 과연 그런 임플란트 수가가 적정한가에 대한 고민을 한다면 그렇게 할 수 없다.

대량으로 재료를 구입하는 네트워크와 동네치과의 수가 차이는 충분히 있을 수 있다. 우리가 고민할 것은 네트워크와 일반 동네치과간의 수가경쟁이 아닌 기본적으로 자존심을 지키고 누가봐도 타당한 적정 수가를 받는 것이다. 지금 당장 불법네트워크와의 경쟁을 위해 수가를 낮추는 것은 제살 깎아먹기 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문제에 대해 협회에서 합리적 대안을 제시해주면 좋은데 개인이 혼자 고민하다보니 "옆에서 100만원 받는데 나도 그래볼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성식 : 네트워크가 맞다 아니다도 중요하지만 환자가 만족하는 치과가 되면 이길 수 있다. 내 환자 중 네트워크에서 진료받다 온 환자들에게 왜 왔냐 물어보곤 한다. 대답을 들어보면 시설이나 서비스는 좋지만, 직원들이 많으니 내가 돈을 더 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또한 의사를 자주 못 만나는 것과 너무 상업적인 냄새가 나는 것도 불만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런 부분이라면 동네치과는 강점이 분명히 있다.

우리가 네트워크 때문에 고민하는 것처러 네트워크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어느 병원이 돈을 더 잘벌고 못벌고를 떠나 치과의사 고민은 다 똑같다.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중요할 따름이다. 우리가 환자가 줄어들면 어떡할지를 고민하지만 네트워크쪽은 환자가 줄어들면 죽는다를 고민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센티브 제도 등을 도입 안할 수 가 없다. 우리의 고민이 그들에게 넘어가면 더 강하고 큰 고민이 된다.

▲최정규 : 더 나은 시설에 많은 고정비용이 드는 병원이 수가가 비싸고 환자 선택 기준이 다양해지면 괜찮겠지만 그게 깨진 게 문제다.

착한 환자들은 나의 노력 이해해주지만 통하지 않는 환자들 많다. 이런 환자들의 관계 문제는 학교에서 배우긴 힘들고 선배들이나 현실에서 배우곤 했다. 평소 동네 모임도 자주 갖고 선배이야기도 듣고 하는 자리가 많이 있다면 이런 문제들도 불법 네트워크 문제도 없어질 수 있을 것이다.

▲김용진 : 예전에는 반회 활성화 돼 선후배들과 함께 어울려 술도 마시면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는데 그런 자리가 거의 없어져 아쉽다.

▲최정규 : 요새는 오히려 치과위생사 간 네트워크 잘돼서 자신들이 꺼려하는 원장 블랙리스트도 오고간다고 한다.(웃음)

▲김형성 : 긴 시간 대담에 함께 해줘서 고맙다. 마지막으로 한마디씩 해달라.

▲나성식 : 성공한 치과의사에 대한 고민도 나도 있다. 내 생각엔 내가 진료한 환자들을 진료실 밖에서 자신 있게 만날 수 있는 의사가 성공한 치과의사인 것 같다. 자신의 진료에 대해 자신이 있는 의사는 명예도 얻고 돈도 얻을 수 있다.

또한 치과계 발전하려면 후배들에게 존경받을 수 있는 치과계 멘토가 있어야 한다. 멘토로부터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이를 따라가려는 노력이 있다면 멋있는 치과의사로 발전할 수 있다.

▲최정규 : 대담을 통해 생각할 거리가 많이 생긴 것 같다. 오늘 나온 내용 중 몇가지는 앞으로 건개협에서 많이 고민해봐야 할 문제인 것 같다. 치과계 개원의가 대부분의 차지하지만 모래알 같이 하나하나 잘 안섞이는 것 같긴 하다. 앞으로 건개협 일에도 많이 관심을 가져달라.

▲김용진 : 일선에서 들어보면 치협 집행부에 대한 불만 많이 있다. 치협 집행부 역시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데도 왜 이렇게 불신을 받는 건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치협도 노력하는 것을 알지만 회원들이 힘들다고 하는 것에 대해 대처가 늦는 것이 문제라고 여겨진다. 요즘 직선제 이야기도 나오지만 뭐가 됐든 분위기를 쇄신할 필요가 있다. 젊은 치과의사, 동네 치과의사 참여를 통해 치과계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김의동 2010-11-22 09:57:32
생각보다 많은 내용의 이야기들을 나누셨네요... 내용도 잘 정리된듯...이런식의 다양한 논의의 장이 좀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