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특집] '임상예방진료'의 대중화를 위하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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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특집] '임상예방진료'의 대중화를 위하여 1
  • 마득상
  • 승인 2004.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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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예방진료가 필요한 이유

(편집자 주) 충치와 잇몸병은 20세기에 전세계적으로 급증해 인류의 삶의질 저하를 초래한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다. 다행스럽게도 전세계적으로 무수히 많은 연구비와 시간투자의 결과로 20세기 후반기에 이르러 이들 질환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이미 진행이 되었더라도 더 이상의 악화를 방지할 수 있는 방법들이 개발되어 실용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실용가능한 방법들이 진료현장에서 실제 적용되고 있지 못한 게 현실이다. 한 해에 충치와 잇몸병 치료로만 지출되는 건강보험재정이 1990년 초 2천억원 가량이었던 것이 올해를 기점으로 1조원 시대를 넘어선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하여 준다.

이에 본 보에서는 강릉대 치과병원 예방치과와 공동으로 3회에 걸쳐 ▲임상예방진료의 필요성 ▲진료현장에서의 예방프로그램 ▲예방진료의 대중화를 위한 방안모색을 게재하기로 한다.

치과의사가 하는 일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모든 국민이 평생 동안 최고 수준의 구강상태를 유지하도록 돕는 것일 것이다. 어떤 개인이 일생동안 구강상병으로 고생하지 않고 건강한 구강을 가지는 것은 과연 가능한 일인가?

유전공학이나 백신개발을 구태여 논하지 않더라도 현재까지 개발된 방법의 적절한 운용만으로도 달성 가능한 목표이다. 단서는 스웨덴, 뉴질랜드, 미국 등에서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

구강상병을 감소시키고 최고의 구강건강수준에 한발 한발 다가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수돗물불소농도조정사업의 정착, 다양한 불소제품의 사용 그리고 진료실에서의 1차 예방진료의 정착이다.

치과를 찾는 환자들은 치아우식증, 치주병 혹은 이와 관련된 질환이 대부분이다. 공교롭게도 이 두 가지 질환은 치면세균막(Dental plaque)에서 기인된다.

인류 역사상 이 두 질환을 연구하기 위하여 무수히 많은 연구비와 시간이 투자되었고, 그런 노력의 결과 오늘날 이 두 가지 질환을 감소시킬 수 있는 전략이 개발되었으며, 우린 단지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 노력을 기울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예방의 의미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하여 치과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는데 예방진료의 건수가 증가하고 있고, 예방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아직 까지도 많은 환자들은 구강내 통증 염증 등 어떤 구체적인 증후나 증상이 나타나야만 치과를 방문하는 경향이 있고, 일반 국민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는 예방프로그램이 충분치 못한 것 같다.
 
잘 짜인 예방진료프로그램은 치아우식증과 치주병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으며, 이런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남는 것은 충전, 치주치료, 발치, 의치 등일 것이다. 구강진료가 치료개념에서 예방개념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치과의사의 개별적 노력뿐만 아니라 국민들과 정부기관의 공동노력이 필요하다.

선진국들에서 확인한 치아우식증 예방을 위한 실천방법을 요약하면, 공공 보건기관에서 집단을 대상으로 불소농도조정사업과 불소용액양치사업 등의 보건사업을 전개하고, 치과병의원에서 개인에게 전문가불소도포와 치아홈메우기 등의 예방진료를 제공하며, 구강보건교육을 통하여 불소세치제 사용, 설탕섭취제한과 올바른 잇솔질, 정기적인 구강검진 등 스스로 건강생활을 실천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시킨다는 것이었다.

치주병은 자각증상과 불편함이 주로 중장년기 이후에 나타나므로, 어린 시절부터 적절한 예방조치를 실천해야 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치주병예방법을 요약하면, 유아기와 초등학생시기에 집단 교육을 실시해 잇솔질 생활습관을 형성하도록 유도하고, 치과병의원을 통해 보다 철저한 세균막관리 방법을 교습시키며, 전문가 치면세균막관리를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계속관리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종합적으로 예방프로그램을 적용시켜나가는 개념이 예방지향적 포괄구강진료(Comprehensive primary preventive care)이다. 이런 개념의 진료가 정착되는 동안 충전의 필요성은 급격히 감소하고, 1급와동충전이 치면열구전색(Pit and fissure sealing)으로 전환되며, 건강한 치주조직의 유지가 가능하게 된다.

예방이 환자에게 주는 의미

어떤 사람이 예방진료를 위해 진료비를 지불했다면 물론 그 자체는 비용이다. 하지만 일생을 통틀어 생각해 볼 때 이는 비용대비효과가 충분한 투자이다. 치아가 한, 두개만 상실되어도 그로 인한 치료비용은 예방에 투자한 비용를 능가한다.

치아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저작과 발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다양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으니 전신건강에도 도움이 되며 자연치아로 자신감있는 생활을 할 수 있으니 이야 말로 ‘웰빙’인 것이다.

예방이 치과의사에게 주는 의미

치과의사가 환자에게 만족하는 것은 무엇인가? 자기가 돌 보는 환자가 최상의 구강건강상태를 유지하면서 환자자신도 아주 편안하고 만족감을 느끼며 사회생활에 필요한 미적기능이 최대한 발휘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예방진료는 이런 기대를 충족시켜 줄 수 있다. 환자자신의 만족은 치과의사와 환자간의 신뢰를 높여 주어 자연스럽게 내원환자의 증대를 기대할 수 있고 치과의사 자신의 진료에 대한 만족도 역시 증대된다.

< 예방진료의 실천방향 >

구강건강 상담/교육하기

환자들은 흔히 자신들이 직면한 증상 혹은 고통의 해결을 위해 치과병의원을 찾는다. 치과의사는 객관적인 진단결과 확인된 질병에 대한 치료에 주로 관심을 가진다. 결과적으로 환자의 주관적 경험과 치과의사의 객관적 진단이 일치되는 불건강 상태를 해결하려는 치료만이 주로 행해지게 된다.

치과의사는 상담내용으로 이미 발생된 구강병을 설명하고 치료에 대한 동의를 구하는 것으로 국한시켜서는 곤란하다. 적절한 예방진료를 제공받고 스스로 건강생활을 실천하지 못할 경우, 치료로 인해 일시 중단된 치아우식증과 치주병은 진전될 수밖에 없고, 또 다른 부위에 이들 질병이 발생될 수밖에 없다는 지식이 함께 제공되어야 한다.
 
치과의사의 상담시간을 진료비로 보상받지 못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보다 구체적인 상담/교육은 치과위생사 등의 보조인력에게 위임될 필요성이 있다. 가급적 자가 치면세균막관리법을 숙달시키는 과정까지를 포함시켜, 대략 4회의 반복교육과 예방진료가 함께 제공될 수 있도록 규격화하는 것이 추천된다.

첫 회에는 포괄적인 상담/교육을 제공하고, 2-4회에는 자가 관리법 숙달시간과 더불어 개인에 적합한 예방진료가 제공될 필요성이 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3개월 혹은 6개월의 정기 환자관리프로그램과 연계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별도의 환자관리 프로그램 실천이 반드시 요구된다.

환자 관리프로그램 운영하기

예방진료는 모두 일회성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시행될 때 최대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정기적인 구강건강관리야말로 치과병의원에서 구강병예방전략을 완성하는 실천적 프로그램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3-6개월 주기로 방문하게 되는 환자들이 정확히 자신의 약속을 이행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그러므로 치과병의원에서 전화, 우편엽서, 전자우편(E-mail) 등의 방식을 이용해 1개월 전쯤 재차 확인해 주는 등의 환자관리 프로그램에 의한 도움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공공의 예방환경조성에 기여하기
치과병의원에서 예방전략을 보다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예방에 대한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될 필요성이 있다. 사회구성원이 불소농도조정사업 등으로 예방효과를 실감하게 되고, 공중보건교육을 통해 예방의 필요성을 보다 분명히 각인하게 되며, 예방 보험급여화로 진료비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된다면, 진료실에서 예방에 대한 국민들의 호응도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구강진료인력은 사회적으로 구강병예방환경을 조성하게 만드는 데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따라서 사회가 요구하는 전문적 지식을 선용해 최선의 구강병예방환경 조성에 기여한다면,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것일 뿐만아니라 치과병의원에서 예방전략이 보다 효과적으로 구현되는 데에도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마득상(강릉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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