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노라마로 ‘치주질환 31.9%’ 추가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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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노라마로 ‘치주질환 31.9%’ 추가 발견
  • 강민홍 기자
  • 승인 2011.01.3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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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안검사 한계’ 극명 드러나…파노라마 정기 도입·후속치료 연계·수검자 인센티브 등 필요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에서 시행하는 국가구강검진의 질 제고와 수검율 향상을 위해서는 파노라마 검진과 후속치료와의 연계, 수검자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의 제도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모아지고 있다.

민주당 양승조 의원이 지난 28일 개최한 ‘국가구강검진 수검률 향상 및 제도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지정토론자로 참가한 학계·치과계·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이와 같이 입을 모았다.

정확한 진단으로 ‘수검자 신뢰도’ 높여야

먼저 학계 전문가로 참가한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구강악안면방사선과 허민석 교수는 파노라마 검사와 시안검사 결과 비교를 통해 시안검사의 한계가 분명함을 제기해 나섰다.

▲ 허민석 교수
허민석 교수는 “현행과 같은 육안 관찰로는 인접면 치아우식증 등의 발견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고, 초기 치주염의 골파괴 정도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면서 “아울러 종양 등 골 내부에 발생한 초기질환은 현행 구강검진으로는 발견이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허 교수는 “파노라마 검진 시 구강질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함으로써 조기치료를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면서 “또한 구강검진에 대한 수검자의 신뢰도 및 만족도를 향상시켜 전국민의 구강건강 관심을 증가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반면 국가구강검진에 파노라마를 도입할 경우 ▲검진비용 증가 ▲방사선 피폭 증가 등의 단점이 있으나, 허 교수는 “비용 대비 효과가 더 크고, 방사선량도 Chest PA의 1/3 수준으로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피력했다.

실제 작년 구강악안면방사선학회지에 게재된 ‘구강검진의 효과 증진을 위한 파노라마 방사선사진의 필요성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구강검진 대상자 242명에 대한 파노라마 검사를 시행한 결과 육안검사와 비교해 치주질환은 31.9%, 치아우식증은 23.1%가 더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파노라마 검사를 통해 육안검사로 찾아내지 못한 ▲매복치 33.6%(81명) ▲상악동 이상 11.6%(28명) ▲하악과두이상 2.1%(5명) ▲선천성 및 후천성 치아이상 24.5%(59명) ▲기타 14.1%(34명)을 추가로 발견한 것이다.

연구진의 설문조사 결과 대상자의 70.6%가 ‘파노라마 검사가 필요하다’고 응답했고, 83.2%는 ‘실제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 조경애 대표
‘충실한 상담·교육’ 뒷받침 돼야

국민의 입장에서는 파노라마 검사 도입 등으로 검진의 질 향상 뿐 아니라 충실한 구강건강상담 및 구강보건교육 등 수검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치과의사의 노력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건강세상네트워크 조경애 대표는 “치과 진료 내원시에 구강검진 시행하고, 구강검진 이후에는 예방조치 혹은 치료로 연계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며 “구강검진 수검률을 높이려면 정기구강검진 수검자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즉, 정기구강검진을 받은 사람에게만 ‘예방목적 치석제거’를 보험적용하거나, 노인에게는 틀니를 보험적용하는 등 인센티브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조 대표는 ▲겸진과 상담이 사무적이고 형식적이다 ▲상담시간이 짧다 ▲검진결과가 부정확 ▲상담내용이 충실하지 않다 등 수검자 만족도 조사결과를 제시하며, 수검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치과의사들의 의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파노라마 도입’과 관련 조 대표는 “추가진단이 나오면 치료로 연계되고, 질병진단이 안나오면 예방조치와 연계된다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매년 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고, 어떤 주기로 할지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에 대해 서울 치대 예방치의학교실 배광학 교수는 “치주염이 있으면 뼈가 소실되는 정도가 연간 0.4mm인데, 1~2mm 소실되기 전에 하는 게 맞다”면서 “빠르면 2~3년, 늦으면 4~5년 정도마다 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고 피력했다.

▲ 김영택 과장
정책화 위해선 ‘구체적 논거’ 마련돼야

그러나 파노라마 검진이 구강질환 조기발견 등에 충분한 효과가 있더라도, 이를 건강검진에 포함하는 것이 부합하느냐에 대해 정책입안자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이고 다각적인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본부 김영택 만성병조사과장은 “검진은 질환을 효율적으로 손쉽게 발견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임상적 진료행위로서의 파노라마 검사를 연계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파노라마 검사가 치료와 관리에 있어 유용하긴 하지만 건강검진에서 부합되느냐도 의문”이라고 피력했다.

또한 김 과장은 “파노라마가 우월한 것은 분명하지만, 시진보다 얼마나 더 유용하냐(비용효과적이냐)가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면서 “검진의 목적상 목표질환의 조기발견에 부합하느냐, 즉 구강질환 중 어떤 질환의 조기발견을 위해 파노라마를 도입해야 하는지도 명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구강검진의 수검률이 낮은 것은 서비스 제공자나 수검자 모두 인식이 매우 낮기 때문”이라며 “단순히 검사법 하나 도입한다고 수검율이 대폭 올라갈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착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이날 지정토론에서는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 박영섭 치무이사가 “국가구강검진의 질과 접근성을 향상시킴으로써 수검자의 만족도와 수검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피력했다.

박 이사는 “현재 전국 치과병의원의 검진기관 참여율이 70% 정도로 추정돼 접근성 면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된다”면서 “그러나 구강검진에 대해 국민들의 인지도가 극히 낮아 수검률 저하의 원인이 되므로 적극적인 대국민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박영섭 이사
또한 박 이사는 “파노라마 검사를 검사항목에 추가함으로써 구강검진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면서 “이는 수검률 제고로 나타나 궁극적으로 질병위험요인과 질병의 조기발견이라는 구강검진의 목적 달성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박 이사는 “국가건강검진기본법 제정 이후 치협은 구강검진제도의 발전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해왔다”면서 “그러나 수검률이 많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점이 안타깝다. 올해에는 획기적인 제도발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과 협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종합토의에서는 치협 조영식 기획이사가 “우리나라 수준의 건강검진 제도를 갖고 있는 곳은 몇나라 안된다. 때문에 해외에서 근거를 못만든 것이고, 우리가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40세 생애전환기의 경우는 처음 촬영한다. 올해부터 처음 시범사업으로 해보고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어떤가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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