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인턴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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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인턴 유감
  • 김영수
  • 승인 2011.02.1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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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수련포기자 이유를 듣고…

 

새로 뽑은 인턴이 수련을 포기하겠단다. 그러기에 왜 하필 그 친구를 뽑았냐고 원망의 눈초리를 보내는 선배 교수님도 보인다.

‘치협’ 사무국에 전화로 문의해 보았다. ‘의과’와는 달리, 추가모집 기간이 끝났기 때문에 9월 후기모집 때 선발하라고 한다.

배정인원 4명에 1명이 수련 포기, 1명은 공중보건치과의사로 5월 근무 시작, 아마도 2명의 인턴으로 3월 근무를 시작해야 하나 보다.

이유나 알아보고자 해서 여기저기 물어 보았다. 가지각색의 이유가 나열된다. 나가는 레지던트 중 ‘주사’가 있는 친구가 있단다. 내가 음주가무를 그리 좋아하지 않으니 모를 수밖에…. 아마도 이 친구가 ‘얼차려’를 심하게 시켰나 보다.

혹시 나 자신 일장훈시한 것도 일부의 요인이 되지는 않았는지 걱정이 된다. ‘수련포기’의 이유로 나열된 이유 중에는 사실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으나, 본인 집이 가까운데 100일간 집에 가지 못하게 하는 전근대적인 권위적 사고방식도 싫었다고 한다.

나를 제외하고는 구로병원에서는 비교적 젊은 교수들이 선발한 인턴이기에 우수한 인재로 기억을 한다. 여하튼 우리가 수련 받을 때에는 상상이 불가능한 이야기인 것 같다. 그만큼 세상이 변한 것이다.

매년 1월 1일이면 서울대 ‘예방치과’ 주임교수이셨던 김 모 교수님은 아침 일찍 꼭 연구실에 후배교수님들과 조교인 나를 불러 새해 인사를 받으셨다.

그 때마다 나에게 ‘담배 한 갑’을 사 오게 시키셨다. 그 아침에 문을 연 담배 가게 찾기가 어려워 종로5가 내지는 인근의 시장까지 가서 사 온 기억이 난다. 이 일은 매년 있었던 일이다.

후배 조교들은 나보다 영악하여 아예 12월 말일쯤 담배를 한 보루 사서 비축해 놓았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담배를 사러 간 내가 더 나은 사람이었고, 제대로 수련을 받은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

월요일이면 남아 있는 인턴들 교육이 시작된다. 되도록 화내지 말고 부드럽게 말해 주어야겠다.

나중에 ‘전문치의’ 되겠다는 이들이 이 모양인데, ‘치협’에서 애지중지하는 “AGD"교육시키는 수련기관 교수님들께, ”AGD 선생들, 가르칠 만하십니까?“라고 여쭈어 보고 싶다.

김영수(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치과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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