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20주년을 기념해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전북지부(회장 권기탁 이하 전북건치) 전 회원이 2년여에 걸쳐 번역한 폴 파머의 저서 '감염과 불평등'(정연호 외 10명 역. 신아출판사)의 출간을 기념하는 출판기념회가 지난 10일 개최됐다.

전북건치는 지난 2008년 창립 20주년 기념사업으로 국민 건강권을 위협하는 불평등 문제를 다룬 '감염과 불평등'의 번역·출판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때 번역작업은 1~2명이 아닌 건치 회원이 함께 작업하기로 합의했다.

번역에는 정연호, 송정록, 권기탁, 김현철, 권병우, 이준용, 한지혜, 박상수, 오효원, 이성오, 김수진 등 11명이 참여했으며 각각 1장씩 맡아 1년 간은 자체 세미나를 개최하고, 이후 1년간 번역 및 교정작업을 거쳐 작년 10월 정식 출간했다.

번역 총 책임을 맡은 정연호 전 회장은 "전문가의 입장과 시민단체의 입장을 동시에 가진 우리가 앞으로의 20년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갈 것인지 고민하면서 시작된 사업"이라며 "전문가로서의 지역보건운동이나 진료사업도 중요하지만 이외 한국 의료부문에서 분석적이고 철학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 보건의료운동의 큰 틀을 만들어낼 책임이 있다는 것에 뜻이 모아졌다"며 번역 취지를 밝혔다.

정연호 전 회장은 "이 책은 빈곤계층에게 가해지는 구조적 폭력이 문화적 차이라는 궤변에 가려져 충분히 치료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모순된 현실을 고발하고 있다"며 "이 책이 그동안 질병에 대해 갖고 있는 사회적 편견을 극복하게 만들고, 빈곤계층의 건강 향상에 아주 자그마한 도움이라도 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권기탁 회장을 비롯해 번역에 참여한 전북건치 회원 및 가족들이 참여해 도서 출판을 자축했으며 군산시치과의사회 황진 회장, 핸드피스야구단 주훈 단장, 참여연대 염경형 정책 실장이 참석해 축하의 말을 전했다.

권기탁 회장은 "책 한권을 번역하기 위해 2년여 동안 전북건치 회원 모두가 함께 공부하고 노력한 이번 작업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이번 작업이 앞으로 20년간 전북건치가 어떻게 나아가야 될지에 대한 진로 방향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계기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한편 '감염과 불평등'은 건강을 해치는 여려 질병 양태 중 '감염'이라는 문제에서 발생하는 불평등에 대해 다루고 있으며, "세계화라는 이면에 숨어 있는 자본의 탐욕이 감염의 지구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본 도서는 총 10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에이즈에 담겨 있는 사회적 편견의 실체와 진실 ▲질병을 유발하고 이를 지속시키는 구조적 폭력 문제 ▲현대의학의 공평하지 않은 분배방식 문제 ▲ 비용대비 효과에 대한 지나친 믿음에 대한 비판 등을 주로 다루고 있다.

정가. 22,000원. 구입 문의. 건치 사무국 02-588-6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