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창고] 맥러플린과 리멤버 샥티의 Shring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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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창고] 맥러플린과 리멤버 샥티의 Shringar
  • 박종순
  • 승인 2005.01.12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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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국내 공연을 갖는 존 맥러플린과 리멤버 샥티의 연주를 한번 소개해 보겠다. 들어보면 알겠지만 인도음악과 존 맥러플린의 기타가 어우러진 음악으로 매우 길다. 한 30분 가까이 되는데, 좀 한가한 시간이 날 때 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

이 앨범은 지난 2000년에 인도 봄베이에서의 실황을 담은 음반으로 Saturday Night in Bombay, Remember Shakti 라 한다. 비슷하게 Friday Night in San Francisco도 있다. 바로 이 존 맥러플린과 알 디 메올라, 그리고 플라맹고 기타의 대가 파코 데 루씨아가 서로 경쟁하듯 현란한 속주기타 솜씨를 뽐내는 명반 중에 하나이다. 사실 이들과 함께 여러 장의 음반을 냈다는 것만 보아도 테크닉적으로 경지에 다다라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먼저 존 맥러플린에 대해 알아보면 1942년 영국의 요크셔 출생으로 7세 때 베토벤의 나인 심포니 최후 악장인 합창부분을 듣고 크게 감동한 후 위대한 음악가가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한다. 지휘자로 꿈을 키우던 소년 맥러플린을 기타리스트로 바꾸어 놓은 계기는, 그의 사춘기(14세때) 를 사로잡은 전설의 기타리스트 "장고 라인할트"(Diango Reinhardt)였으며 "마일즈 데이비스"와 존 콜트레인"이 그를 서서히 재즈의 길로 안내했다 한다.

맥러플린의 타고난 음악성은 이미 틴에이지 시절 런던의 클럽가에 널리 알려졌으며, 그가 21세 되던 해인 1963~67년에는 록계에까지 재능을 확산하면서 "에릭 클랩튼", "잭 브루스", "진저 베이커", "믹 재거"(당시 "알렉시스 코너"의 보컬리스트로 있던), "존 메이올", "그래험 본드", "브라이언 오거" 등의 대가들과 협연, 전천후 기타리스트로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1968년 26세의 나이로 재즈의 메카 미국으로 건너가 "토니 윌리엄즈"의 그룹 "라이프타임"에 가입 "Emergerncy Ⅰ& Ⅱ"를 성공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해낸 후, 자신의 정신적 스승인 "마일즈 데이비스"와 결합하는데 성공, 오늘날 소위 "재즈-록-퓨전의 교과서"로 일컬어지는 "Bitches' Brew"와 "In A Silent Way"를 탄생시키게 된다.

맥러플린의 테크닉이 입신의 경지에 다다를 무렵인 20대 후반 그는 인도사상에 심취해 자신의 이름을 "마하비시누-존 맥러플린"으로 개명하고 "웨더 리포트"-"RTF"(Return To Forever)와 함께 3대 퓨전 그룹으로 평가받고 있는 "마하비시누 오케스트라"를 1971년 초에 탄생시키기에 이른다.

역시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 함께 미래지향적 퓨전시대를 앞당기게 했는데, 그는 점점 인도사상에 심취해가고 그런 그의 음악세계와는 달랐던, 다른 멤버들과 결별하게 된다. 제2기 마하비시누 오케스트라로 멤버를 바꿔 이어가기도 했지만, 초창기 밴드의 섬뜩한 열기는 이미 식어버렸음을 알게 된다.

또한 마샬 앰프의 증폭음에 지친 존은 평소 알고 지내던 남부 인도 출신 음악인 '샥티'를 비롯한 다수의 인도 음악인이 참여한 월드 퓨전 밴드 'Shakti'를 조직하며, 이후 어쿠스틱 사운드에 심취하게 되면서 1975년 밴드는 영원한 해산을 맞게 된다. 

이후 바로 이 샥티와 1978년까지 세장의 앨범을 내는데, 함께 어쿠스틱 기타를 치면서 바이올린, 퍼쿠션 등으로 인도의 음악을 연주하게 된다. 그 후 20여년이 지난 1997년 인도의 독립 50주년을 기념해 리멤버 샥티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다시 연주를 하게 된 것이다.

지금 나오는 곡은 산투르라는 악기와 존의 기타의 어우러짐을 바탕으로 타불라라는 북처럼 생긴 타악기의 소리가 인상적이다. 역시 비슷하게 전통적인 민속음악에 재즈 대가의 어우러짐. 사실 이들은 월드뮤직이라는 말이 있기도 전부터 이런 작업을 해 온 어쩌면 진정한 개척자들이라 할 수도 있겠다.

마지막으로 존 맥러플린의 말을 옮겨 보자. 상당히 의미심장한 말이 아닐 수 없는데, 인기에 부합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걷는 진정한 음악적 도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저는 베토벤의 나인 심포니를 듣고 크게 감동하며 자랐고, 웬지 제2의 베토벤이 되는 건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재즈와 록 뮤직을 만났으며, 이 모든 음악이 필연적으로 섞여져야 함을 일종의 숙명처럼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어쩌면 인종차별이 언젠가는 완전히 풀려야 할 인류의 숙제이듯, 그 매개체로 음악이 선결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저는 그런 목적에 부합되는 음악을 만들고, 소개하면서 생을 마감할 수 있다면 그것이 곧 닐바나(Nirvana)의 경지라 생각합니다."

박종순(서울 인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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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세기 2005-01-12 23:21:41
오디오와 재즈를 처음 접할 시절, 알 디 메올라, 파코 데 루시아와 작업한 "Friday Night in San Francisco" 앨범을 듣고 홀딱 반해버렸지요.... 우리나라에도 이번이 첨이 아니지요.... 흐흐 언제 한 번 공연보러가야되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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