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비정규직 최남선 조합원 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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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비정규직 최남선 조합원 분신
  • 편집국
  • 승인 2005.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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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불법과 폭력에 맞선 처절한 저항

▲ 22일 분신한 최남선씨 ⓒ현대차비정규노조
어제(22일) 오전 11시 30분경, 현대자동차노조 사무실에서 우리 노조 조합원 최남선(CKD 대연 소속)씨가 분신을 시도했다.

울산대병원의 응급처치를 거쳐 현재 대구 푸른외과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최남선 씨는 전신 15%에 2도 화상을 입었는데, 얼굴·목·귀·배·양손 등에 수포가 생길 정도로 중상이다. 특히 머리카락이 타고 눈썹·코털이 탄 것으로 보아 기도에 화기가 들어간 흡입화상으로 진단되었다. 외관상으로는 당장 생명에 지장이 없어 보이지만, 흡입화상인 관계로 일주일 정도 지켜봐야 정확한 상태를 알 수 있다고 한다.

최남선 씨는 한동안 “물을 달라” “너무 뜨겁다” 소리를 지르며 매우 고통스러워하였으나, 응급처치 후 일정 시간이 지나자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아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도 주고받고 있다. 현재 산소호흡기로 공기를 투여 받고 있다.

대구 푸른외과에서 긴급 치료를 받은 최남선 조합원은 같이 따라간 비정규직 노조 가족이 물은 질문에 다음과 같이 대답을 하였다.

- 왜 분신을 하게 되었는가?

"어차피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스스로 나서야 한다. 이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억울한 심정이지만, 나의 희생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단결할 수 있는 계기로 되었으면 좋겠다. 조합원이든 비조합원이든. 나의 희생으로 조합원, 비조합원 가리지 말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단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우리도 떳떳하게 본관 앞에서 정규직처럼 집회를 해 봤으면 좋겠다. 이번에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것을 보여줬으면 한다."

- 왜 분신장소를 현자노조로 택했는가?

"현자노조에 감정이 있거나 불을 지르러 간 것은 아니고, 원하청 공동투쟁이 퇴색되어가는 것 같아 장소를 거기로 택했다. 화장실에서 불을 붙이고 복도로 열 걸음 걸어가다 쓰러졌는데, 당직자가 달려와서 잠바로 불을 껐다. 나는 당직자에게 '숫자가 많지 않아도 좋으니 제발 연대 좀 해달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직후에 응급차로 후송되었다."

최남선 씨의 분신은 현대자동차의 불법과 폭력에 맞선 처절한 저항이다. 대규모 불법파견을 일삼으며 비정규직을 차별하고 억압해 왔을 뿐만 아니라,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가하는 살인적인 폭력 앞에, 최남선 씨는 자신의 몸을 불살라가며 저항하고자 한 것이다. 또한 자기 목숨을 바쳐서라도 비정규직 노동자의 단결과 원하청 공동투쟁을 실현하고자 한 처절한 희생이요, 호소다.

특히 최남선 동지의 분신은 현대자동차 자본의 살인적인 폭력과 탄압이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 지난 21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열린 불법파견 전원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평화로운 항의 집회에서 자행된 경비대의 무자비한 폭력과 낭자한 동지들의 피를 보며 분노했고, 22일 현장을 순회하며 잔업거부를 조직하려던 2공장의 한 동지가 떼로 몰려든 원청 관리자들에 의해 무참하게 현장 밖으로 내쫓기는 것을 보면서 또한번 격분, 끝내 자신의 몸에 불을 댕기며 ‘비정규직 스스로의 단결’과 ‘원하청 공동투쟁’을 요구하게 된 것이다.

지금 최남선 씨는 온몸에 스며든 화기로 인한 고통에 신음하면서도, 불법과 폭력으로 점철된 현대자동차 자본에 맞서 다시 한 번 ‘비정규직 노동자 스스로의 단결’과 ‘원하청 공동투쟁’에 나서는 것이 자신의 간절한 뜻이고 염원임을 남은 모든 힘을 다 내어 얘기하고 있다.

금속연맹(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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