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이의 염원 '조국의 독립과 평화'
상태바
투이의 염원 '조국의 독립과 평화'
  • 송필경
  • 승인 2011.06.03 16: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획연재]제5부 투이의 방

 

본 연재글의 정확한 이해를 위해 연재글 첫회부터 읽기를 당부드립니다. (편집자)

우리는 앞의 글에서 구수정 선생의 따뜻한 안내로 베트남전쟁의 진실, 미국의 전쟁범죄, 끔찍하나 결코 영혼을 가둘 수 없었던 감옥, 어머니의 숨결이 느껴지는 여성박물관을 둘러봤다. 그리고 내 생애에서 가장 감동적으로 만난 사람인 탄 타오 시인을 소개했다.

칸트 이야기를 조금해 보자. 칸트에 따르면 인간의 더욱 세련된 감정은 주로 두 가지 종류인데, 숭고함의 감정과 아름다움의 감정이다. 이 두 가지 감정에서 생겨난 감동은 아주 다양한 방식으로 기분 좋게 한다.

“밤은 숭고하고 낮은 아름답다. 숭고함은 감동시키고, 아름다움은 매료시킨다. 위트가 아름답다면 지성은 숭고하다. 숭고한 성질은 존경을 환기시키고, 아름다운 성질은 사랑을 환기시킨다.

비극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희극과 구별된다. 즉 비극에서는 숭고함의 감정이 생겨나고, 비극에서는 타인의 행복을 위한 위대한 희생, 위험에 처했을 때의 대담한 결단, 그리고 모든 시련을 통과한 충정심이 그려진다. 바로 그런 상황에서의 사랑은 애달프고도 온화하며 또한 경이롭다. 타인의 불행은 관객의 가슴을 움직여 공감을 주며, 타인의 고뇌 앞에서 그 관객의 관대한 심장을 뛰게 한다. 그는 조심스럽게 감동하여 자신의 고유한 본성의 위엄을 느끼게 한다.

이와 달리 희극은 치밀한 책략, 어떻게 전달될 지 저절로 알 수 있는 기괴한 혼동과 위트, 그리고 자기 자신을 기만하는 바보들, 익살스럽고도 우스운 인물들을 그린다. 희극에서는 사랑이 그리 심각하지 않고 오히려 재미나고 익숙하다. 다른 경우들에서도 그렇겠지만 희극에서도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는 고상함이 아름다움과 합치될 수 있다.”    

“인텔리 집안의 인텔리 여성, 도회지풍의 여리고 창백한 여성, 건장한 남자도 건너기 힘든 천 수백km의 호찌민 통로, 포탄이 비 오듯 퍼붓는 정글, 죽은 이의 뼈가 산더미처럼 쌓이는 전쟁터, 저 어린 부상병, 그런 상황에서도 여전히 사랑을 갈구하는 스무 살의 처녀의 리듬을 간직한 가슴, 머리에 관통상….”

만약 여러분이 앞의 글을 이해 했다면, 조합이 불가능할 것처럼 보인 이미지를 한 몸에 지닌 베트남 여성 당 투이 쩜의 숭고함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날 것이다. 

따뜻한 ‘사랑’을 갈구하는 ‘여성’이 ‘베트남전쟁’을 온몸으로 겪으면서 바라고 바랐던 염원이 조국의 ‘독립’과 ‘평화’였다는 사실이다.

이제 투이의 글을 직접 읽으면 베트남뿐 아니라 인류의 전쟁문학 중에서 가장 귀중한 숭고함이 가득한 투이의 방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상으로 저자 송필경 선생님의 '지난밤 나는 평화를 꿈꾸었네' 연재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편집자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