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이야기] 작은 것의 아름다움 꽃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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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이야기] 작은 것의 아름다움 꽃다지
  • 이채택
  • 승인 2005.01.31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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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의 크기는 아주 작아서 돋보기로 보아야할 정도이다
"그리워도 뒤돌아 보지 말자/ 작업장 언덕길에 핀 꽃다지/ 나 오늘밤 캄캄한 창살 아래/ 몸 뒤척일 힘조차 없어라......"

벌써 많은 시간이 지나갔지만, 예전에 “꽃다지” 라는 제목의 노동가요가 있었다. 노래를 들으면서도 꽃다지가 하나의 들풀 이름이라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그저 잡초들이 우거져 있는 풀무데기를 말하는 줄로만 알았다.

한 참의 세월이 흐른 후, 야생화에 관심을 가지고 도감을 구입해 책장을 넘기다가 꽃다지라는 이름의 풀을 발견하게 되었다. 비로소 나의 무지를 깨우치는 순간이었다. 야생화를 다루는 홈에서 검색을 통해 여러 모습의 꽃다지를 확인 할 수 있었다.

사진으로 보는 모습과 실제 모습은 많은 차이를 보인다. 야생화에 입문하는 단계에는 사진으로 담아온 개체의 이름을 찿기가 쉽지 않다. 도감을 넘기면서 찿아도 구별이 모호해 결국 도움을 요청하기에 이른다.

▲ 이른 봄의 모습으로 키가 작고 잎이 넓은 상태이다
그 당시 사진으로 본 모습을 실물과 연결시키기에는 나의 지식이 너무나 부족했다. 사진으로 많이 보던 것을 들과 산에서 마주칠 때 이놈이 바로 그놈이구나, 하고 인식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어느 정도 야생화에 대한 지식이 축적되면 실물을 처음 보아도 바로 알아 볼 수 있게 된다.

꽃다지를 사진 상으로 처음 접한 그때가 불행히도 여름이었으니, 꽃다지는 봄에 꽃이 피는 풀이라 실물을 만나려면 다음해 봄까지 기다려야만 했다. 그 사이 나는 야생화에 거의 미치다시피 빠져들고 있었으니, 이듬해 봄이 되었을 때 들로 산으로 돌아다니면 처음 보는 식물이라도 사진으로 많이 보았던 것은 이름을 알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3월초, 아직은 쌀쌀한 날씨로 풀들의 새순이 돋아나기에는 이른 어느날 드디어 꽃다지를 처음으로 만났다. 너무나 작은, 그래서 돋보기로 보아야 할 정도로 앙증맞은 노란색 꽃이 피어 있었다. 예전에는 밟으며 지나쳤을 그야말로 언덕길의 조그만 잡초였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사실은 이 땅에 자생하는 풀들을 보면 느낄 수 있다. 아무도 찿아주지 않는, 그래서 이 땅의 민초들과 닮은 구석이 많은 녀석이다. 꽃다지의 꽃말을 찿아보니 무관심이란 단어가 등장한다. 적절한 비유라 느끼면서도 씁쓸하다.

▲ 4월 중순의 모습으로 키가 자라면서 잎은 작아지고 꽃이 많이 뭉쳐서 피어 있다
꽃다지는 쌍떡잎식물 양귀비목 십자화과의 두해살이풀이다. 꽃다지라는 이름은 꽃이 피는 모습에서 비롯된 것으로 꽃이 다닥다닥(닥지닥지)붙어서 피어나는 모습 때문에 "꽃다지"라는 이름이 나온 것이라 한다.

식물의 과명을 붙일 때는 두 가지 방법이 사용된다고 한다. 그 과에 속하는 식물의 특징으로 과명을 정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으로 십자화과는 이에 해당된다. 십자화과는 꽃이 4장으로 十자 모양으로 배열되어 있어 십자화과라는 과명이 지어졌다. 냉이종류가 이에 속한다.

다른 방법은 그 과에 속하는 대표 종으로 과명을 정하는 것으로 꿀풀과가 이에 해당한다.

꽃다지는 들이나 밭의 양지바른 곳에서 자란다. 키는 약 20cm 정도까지 자란다. 풀 전체에 짧은 털이 빽빽이 나고, 줄기는 곧게 서며 흔히 가지를 친다. 뿌리에 달린 잎은 뭉쳐나서 방석처럼 퍼지는데, 생김새는 주걱 모양의 긴 타원형이다. 줄기에 달린 잎은 어긋나고 긴 타원형이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3∼6월에 노란색 꽃이 줄기 끝에 모여서 핀다. 어린 순과 뿌리를 캐서 나물이나 국거리로 먹는다. 갈색 씨를 씹으면 매운맛이 난다. 한방에서는 풀 전체와 종자를 이뇨제 등으로 쓴다. 북반구 온대에서 난대에 분포한다.

이채택(울산 이채택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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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숙 2020-02-09 07:36:22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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