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U○치과 닥터에게 보내는 공개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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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U○치과 닥터에게 보내는 공개편지
  • 신순희
  • 승인 2011.06.28 16:02
  • 댓글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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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반성하고 새로운 치과의사로서 삶을 설계하자"

 

이런... 기분이었군요.
많은 사람들로부터 미움을 받는다는 건.
아프네요.
많이.
각오했었고
내 스스로 많은 의견이 오가는 토론을 의도했다 해도
통증이 줄지는 않는군요.

내가 속한 집단으로부터 증오와 조롱이 섞인 이지매를 당하고 수년간 애정을 갖고 몸담았던 건치에서도 개인과 조직을 분리하라며 논설위원 해촉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선생님이 얼마나 긴 시간 어떤 기분이었을지, 치과의사 사회를 위해 U치과그룹에 몸담았던 선생님들을 도려내야 한다며 분개할 때 그 심정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됐습니다. 억울한 점, 사정들 정말 많을 겁니다.

하지만 한편 처절하게 자기반성도 해봅니다. 내 몸이 아프고 터질 것 같은 가슴이 있는 것과 상관없이 내가 상처 준 사람들, 내가 상처 준 조직이 없나 말입니다.

저는 치과계 언론사의 논설위원으로 필요할 때 언제든지 의견을 펴가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의료계를 상업화한 악랄한 자본집단에 피해입고 눈물 흘리고 심지어 그네들이 보내온 조롱하는 유인물마저 받아보고 있습니다.

그분들의 가슴 절절한 분노는 어디에도 표현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 분노를 담아 조직이 만들어졌고 논쟁적인 방법으로나마 다친 그 마음들을 적극적으로 대변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 분노를 절절히 표현하던 상처받은 분들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그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와 위로를 전합니다.

“본인의 힘든 사정에 앞서, 상처받은 동료 외면 말아야”

U치과그룹에 계시는 동료 여러분,

여러분의 힘든 사정과 그간의 상처를 십분 이해하지만 악랄한 자본집단에 먼저 상처받은 이들을 외면하지 말기 바랍니다. 자신의 사정에, 상처에, 욕망에 매몰되어 타인의 가슴에 더 큰 못을 박는 짓은 하지 말기 바랍니다. 덴포토 익명게시판에서 절절한 분노를 거칠게 표현했던 분들을 상대로 악랄한 자본집단이 곧 10억 상당의 명예훼손 소송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 과정에 그들은 또다시 여러분의 이름을 빌리려 할 것입니다.

상처를 조금은 이해하는 사람으로서 간절히 바랍니다. 더 이상 그러지 맙시다. 명의대여 치과도 명의대여 소송도 모두 선생님에게 어울리는 일이 아닙니다.

일부 명예가 훼손된 일들을 물론 법으로 인정받을 수 있겠지만 선생님의 인생을 평생 이런 굴레 속에 가두지 말기 바랍니다. 이 끊임없는 미움과 증오의 사슬을 선생님 인생에서, 우리가 함께 평생을 살아갈 치과계에서 끊어내기 바랍니다. 선생님만이 그걸 할 수 있습니다.

세상일에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는 거, 저보다 더 잘 아실 겁니다. 사람은 자신이 한 말, 한 일, 살아온 삶의 궤적에 언젠가 책임을 지게 됩니다. 길지 않은 인생을 살았지만 그것이 인생의 소중한 진리라는 걸압니다.

명의를 대여해 준 병원에서 관리원장으로 살아가는 삶은 선생님의 진짜 인생이 결코 아닙니다. 의료기관 개설시 명의 대여는 의료법 위반이고, 명의를 대여한 사업자등록은 세법 위반으로 모두 엄중한 범죄입니다. 혹 의료인이 의료인을 고용한 명의대여는 처벌받지 않았던 예전 대법원 판례를 믿고 계신 거라면 자칫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대법원 판례라는 건 불변이 아니고 수십 수백 명의 명의를 악의적으로 도용하고 있다면 상황은 확연히 다릅니다.

선생님이 고용되어 있는 U치과그룹이라는 곳의 대표가 설령 의료인이라 하더라도 고용자는 그 회사이고, 그 회사를 법인으로 간주할 수 있는 정황이 있다면 선생님은 곧 영리의료법인에 고용되어 있는 겁니다.

“국민보건상의 위험성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정도로 반사회성을 띄고 있는 범죄이며 이러한 위반으로 이루어진 약정 즉, 계약으로 인한 금전관계조차도 무효”라고 선언하고 있는 어느 판결문이 바로, 영리의료법인을 바라보는 우리 법의 시각입니다.

“실수 인정 못하고 스스로 가둘 때 괴물로 변해”

살면서 누구나 실수를 합니다. 사람이니까요. 선생님도 그리고 저도 그렇습니다.

사람들이 내 실수를, 나를 손가락질 한다 해서 내가 괴물이 되는 건 아닐 겁니다. 내가 내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내 허물을 벗지 않으려 할 때, 그 속에 꽁꽁 갇혀서 스스로를 가두어 버릴 때, 그때는 괴물이 되는 거겠죠.

치과의사로서의 삶을 다시 한 번 되짚어보며 미래를 설계하는 일, 선생님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알을 깨고 세상으로 나오는 일은 많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겠으나 미약하나마 제가 손잡아 드리겠습니다. 술 한잔 혹은 차 한잔하는 친구가 되어줄 수 있고 당당한 치과의사로서 자긍심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터도 함께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실 선생님에게 조언했던 수많은 동료선후배들도 같은 마음이었을 겁니다. 표현이 좀 거칠었다면 아마 많이 속상하고 스스로의 마음도 많이 다쳐서 그랬을 겁니다.

유명세건 악명세건 얼결에 한껏 높아진 제 인지도를 타고 이 편지가, 제 진심이, 많은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진심이, 선생님에게 전해지기를 부디 바랍니다.

너무 늦기 전에 선생님과 한 잔 할 수 있기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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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모냐 2011-06-28 19:40:46
저도 그렇게 해보고 싶습니다

이건 뭔가요? 2011-06-28 19:56:04
한겨레신문사 임직원들에게 저렴한 진료비를 받고 건강을 돌봐줄 한겨레협력병원 협약식이 27일 저녁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 신문사사옥에서 열려 강남 인치과 전양호 원장(뒷줄 왼쪽에서 일곱째) 등 10여명의 의료진과 송우달 상무이사(앞줄 가운데) 등 한겨레 임직원들이 함께 기념사을 찍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이건 뭔가요? 2011-06-28 19:57:43
환자 유인행위 그만하시죠.
집단과 협약이라 쯔쯔쯔..

2011-06-28 20:21:15
중간에 껴서 맘고생하지 말고 빨리 훌훌들 털고 나오시길

박현진 2011-06-28 20:22:57
친하면 계속 절친으로 남으시고

그렇지 않다면 망월동에 가셔서 91년 오월열사들께 사죄하는 맘으로 참배하고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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