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병원 허용시 부작용 '혹독한 체험'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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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병원 허용시 부작용 '혹독한 체험'될 듯"
  • 박은아 기자
  • 승인 2011.07.25 16:56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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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건치 OB 멤버 한자리에…"불법 네트워크 문제 건치 역할 중요"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서울경기지부의 문화기획단 모임을 빌미(?)로 오랜만에 건치 OB 멤버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의 모임을 위해 선택된 메뉴는 더운 여름 몸보신하기에 좋은 추어탕. 기껏해야 20살 조금 넘은 건치보다 무려 50년은 더 된 전통의 추어탕집 용금옥, 그 집에서도 좁디좁은 옥상 다락방 한 칸에서 건치 OB 멤버들의 이야기꽃이 펼쳐졌다.

이날 문화기획단 모임에는 문화기획단 멤버이자 전직 건치 공동대표였던 송학선 원장을 비롯해 이문령·이희원·한영철·배강원 원장, 유영재·김광수 한양여대 교수, 본지 전민용 대표이사, 역시 문화기획단 멤버인 전성원·임종철 원장 등이 참석했다. 그리 많지 않은 인원이지만 다락방을 가득 메우긴 충분한 인원이었다.

오랜만에 모인 만큼 시작은 각자의 안부를 묻는 일이 먼저다. 곧 환갑을 맞는 이희원 원장과 채식 운동에 나선 유영재, 김광수 교수의 이야기 등이 화제지만 이들도 치과의사인 만큼 최근 치과계 가장 큰 이슈인 불법네트워크 치과 문제로 이야기는 넘어간다.

아직까지 개원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건치 OB들 역시 인근에 들어선 불법네트워크 치과로 인해 뼈아픈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고 한다.

한영철 원장은 “최근 들어선 모네트워크는 인근 기업의 노조와의 협약으로 각종 특혜를 제공하며 환자를 빼간다”며 “해당 기업 직원인 한 환자는 나한테 미안하다고 하며 진료비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본인만 해당 네트워크치과에서 진료를 받고 가족들은 계속 우리 치과에서 진료 받을 거라며 위로(?)를 해준다”고 말했다.

한영철 원장은 “동네치과라면 지역사회 주민들의 구강보건 증진을 위한 보루가 돼야 한다”며 “돈벌이에 치중한 불법네트워크들이 갑자기 들어와 성실하게 일하고 있는 개원의들의 판을 깨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배강원 원장 역시 “동네에서 버스를 타면 인근 네트워크 치과가 광고하는 ‘임플란트 OO만원’이라는 음성 광고를 계속 들어야 한다”며 “지하철에 탔더니 광고 중인 치과 홈페이지 주소가 ‘OOO만원교정닷컴’인 것을 보고 속이 안 터질래야 안 터질 수가 없다”고 토로한다.

배강원 원장은 “이들이 하고 있는 모습은 결국 무방비 상태에서 영리병원이 들어섰을 때 발생 가능한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에 김광수 교수는 “문제가 되는 실정법 위반이 뭐냐 한다면 치과의사가 아닌 자가 치료 및 진료 계획을 세운다는 것, 또한 치과의사는 이를 방조하고 있다는 점, 저수가를 핑계로 과잉진료를 하고 있다는 점 등”이라며 “병원 명의 문제 역시 환자는 자기를 치료하고 있는 치과의사가 누구인지 알아야 하며 그 병원 원장이 누군지 알 권리가 있다. 이는 책임 있는 진료를 받기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다”라고 지적했다.

전민용 대표 역시 “환자 유인을 목적으로 스켈링 무료 정책을 핀다거나 사용 가능한 치아임에도 무조건 발치하고 임플란트를 심어준다는 사례들을 접하곤 한다”며 “이들이 갖고 있는 인센티브 구조 자체가 과잉 진료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진료 질 자체가 기계적으로 판단되고 이뤄지는 것이 문제”라고 동조했다.

이에 대해 이희원 원장은 “요즘 치과의사들 모임에 가서 이런 이야기들을 듣게 되면 ‘치과계가 어쩌다 이렇게 까지 됐나’라는 생각에 서글픔이 들곤 한다”며 “하지만 이들 불법 네트워크문제에 대해 국민들에게 이해를 받기 위해서는 저수가 문제로만 접근해서는 한계가 있기에 보다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영희 원장 역시 “불법네트워크를 잡기 위해 치과계가 나섰더니 상대편에서는 오히려 개원가에 잡입해 불법 녹취를 하는 일까지 벌어진다”며 “이들이 하고 있는 불법적인 문제들에 있어서는 당연히 법적으로 대응을 해야 하지만 저수가 문제만 부각할 경우 국민들은 보다 저렴한 진료가 가능하다는 방향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희원 원장은 “그들이 이해 못할 저수가 정책을 펴고 있으면서도 천문학적인 수익을 낸다면 그렇게 이익을 내기 위한 불법적인 요소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라며 “그런 점에 착안해 법적인 문제가 되는 점들을 과학적으로 짚어내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광수 교수는 “불법 네트워크를 법적으로 처벌하는 것에 있어 일부 개원의들도 잘못하면 함께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며 “혹시 누군가 그 과정에서 희생을 하더라도 이번 기회에 잘못된 점은 깨끗이 다 쳐내고 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은 불법네트워크 문제에 있어 건치가 중심을 잡고 제역할을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배강원 원장은 “이들 불법적인 네트워크들이 활개를 치는 건 뒤에 자본의 힘을 믿고 있기 때문”이라며 “건치가 할 일은 이런 자본의 논리에 의료가 휩쓸리지 않게 중심을 잡고 영리병원 허용 문제에 있어 적극 대처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문령 원장은 “건치 초기인 20년 전과는 개원가 사정이 너무 달라진데다 지금은 의료상업화가 만연할 수밖에 없는 지경이 됐다”며 “지금 이 시점에서 의료 영리화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으면 건치 미래도 암울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송학선 원장 역시 “도(道)가 아니라면 금방 끝날 것이다”라며 “치과계가 더 큰 상처를 입기 전에 합심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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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욱 편집위원 2011-07-25 18:02:20
좋은 말씀 너무 감사합니다.

이쁜황 2011-07-26 22:09:15
사진으 ㅣ대부분이 친숙한 얼굴이시네요

저도 OB 인가 봅니다 ㅠㅠㅠㅠ

Gundosidj 2011-07-30 08:08:27
Aloha! a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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