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치과계 무림의 흑도 'U!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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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치과계 무림의 흑도 'U! D!'
  • 송필경
  • 승인 2011.08.01 16:46
  •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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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 D!

이것은 요즈음 치과계 무림을 어지럽히는 괴상한 문자이다. 고도의 전문가를 동원하여 문자를 해독하니 이렇다. 'You! Ddorais!' 이쯤 되면 치과계 무림에서 어느 정도 초식이 있는 무사들은 단박 짐작할 것이다. 그러나 다툼을 좋아하지 않는 대다수 착한 치과계 무림 인사들은 이런 문자에 익숙하지 않으리. 자, 우리말로 하자면 “당신들! 또라이들!‘

이제까지 치과계 무림에는 백도(白道; 최소한 윤리를 지키는 무리) 사람들이 옹기종기 사이좋게 모여 구강보건이란 초식(招式; 무림계의 학문, 여기서는 치과계 술식)을 사용하여 백성들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것을 보람으로 살았다.

백성들도 이 초식을 흠모하여 재능이 뛰어난 자식을 둔 부모들은 어떻게 하든 자식을 치과계 무림에 보내려고 애쓰고 있지만 입학은 낙타의 바늘구멍이라 한다.

11개나 되는 정파(正派; 대학)에서 졸업하여 무림으로 나와 개업하면 선배 사형은 물론 다른 정파의 선배에게까지 예를 깍듯이 갖춘 인사하는 것이 치과계 무림의 상식이었고 이는 인간의 기본 예의였다. 이런 정감 넘치는 모습이 어느 때부터 삭막해지기 시작하였다.

과거에 ‘머구리’라는 사파(邪派; 정파 출신 아닌 사이비)들이 활개를 친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의 초식은 워낙 수준이 낮아서 백성들로부터 외면 당한지 오래 되어 지금은 거의 자취를 감추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세상사 늘 그렇듯 소수의 흑도(黑道; 오로지 영리만 추구하고 윤리를 모르는 불법 떼거리)들이 에덴의 사악한 뱀처럼 치과계 무림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 이들은 양아치 같은 사파의 무리가 아니라 정파 출신이나 하는 짓은 조폭 수준이다.

이 또라이들은 치과계 무림에 발 딛기도 전에 ‘내가 곧 행복하면 넌 바로 불행하리라’라는 찌라시를 돌려 주변에 있는 사형의 자존심을 마구 구기는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또라이들은 자신의 정파 선배 사형에게조차도 안하무인이다. 그러니 타 정파의 사형에게 대하는 태도는 물어 무상하리. 이들은 사형들에게 억장 무너지는 찌라시를 돌린 다음 치과계 무림에 개업해서 나와바리(조폭의 영역 즉 흑도의 영역, 없어져야 할 일본말)를 구축해 입에 도저히 담지 못할 온갖 사파적인 초식을 휘두르고 있다.

치과계 무림에 암세포보다 더한 이런 나와바리가 순식간에 120군데로 불었다고 한다. 앞으로 나와바리의 증식 속도도 암세포 못지않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고요하고 화기애애하던 치과계 무림이 발칵 뒤집어졌다. 이에 치과계 무림의 새로운 지도자로 선출되신 세영 존자께서 ‘암적 나와바리를 척결하자’는 사자후를 울리시자 이 또라이들은 정말 겁도 없이 세영 존자에게까지 악마처럼 불과 유황을 던지고 있다. 이토록 막무가내 짓을 하는 흑도가 이제까지 치과계 무림에 존재했던가?

정말 무서운 것은 법조계 무림에서 영리의 초절정 달인이라는 ‘김장 담그는 법(줄여서 ’김장 법‘)’이 바로 그들의 배후라는 데 있다. 무림 전체에 떠도는 소문에 따르면 ‘김장 법’이 달라는 돈만 주면 어떠한 악행도 법적 선행으로 바꾸어 준다고 한다. 돌을 황금으로 바꾸는 마이더스 손보다 더 신기하다고 백성들은 수군거리고 있다.

현재 치과계 무림 공력으로는 암(cancer)은 척결할 수 있다. 전암증상(precancerosis)이 있기 마련인데 치과계 무림에서 이를 대수롭잖게 보았기에 예방하지 못한 것이다.

치과계 무림이 어지러운 것은 돈 잘 벌 수 있는 임후란도(林後亂道: 숲 뒤 어지럽게 난 길)란 초식이 무림에 소개되자 너도 나도 이 초식을 어지럽게 사용할 때 전암증상이 이미 나타났다.

다음은 전암증상의 조그만 예이다. 한 무림의 대형 치과 도장이 멀리 떨어진 다른 지방 무림으로 가서 대형 마차(미국 말로 버스) 2대 가득 그곳 백성을 자기 도장에 싣고 와서 임후란도 초식을 마구 사용했다는 전설이 있다. 돈 되면 무슨 짓을 못할꺼냐는 식이었다고 한다. ‘U! D!'가 이런 선배 사형의 초식을 모방한 것이라고 치과계 무림에서 진단하고 있다.

오직 돈, 돈, 돈! 이 돌아버릴 것 같은 돈벌이 수단을 유식한 말로 포장하면 ‘영리법인’이다. 예전에 조금 돈 있는 치과계 무림인사가 백성들에게 서비스 질을 높이자고 ‘영리!’를 순진하게 외쳤다고 전한다. 막상 ‘영리’ 비스무리한 것을 시행하니 ‘U! D!' 떼거리가 우후죽순처럼 무림을 뒤덮고 있다. 이런 ’영리‘에 매몰되면 원래 선한 사람도 또라이가 된다고 한다.

(처음 영리를 외치신 분들의 진정성은 조금도 의심하지 않지만 지금 ’U! D!'를 보고도 계속 ‘영리법인’ 주장을 굽히지 않으신다면 ‘또라이들' 옆에서 개업해 보시길 바랍니다.)

왕또라이 꼬임에 빠지신 분들께!

영리가 반드시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자본주의 무림에서 돈이란 공기만큼 중요한 것이니까요. 그러나 잘 생각해 보십시오. 당신들 정도의 규모의 영리는 세계 최고의 최첨단 기기부터 삶은 밥까지 파는 초거대 문어발이 치과계 무림에 왕림하시면 당신들은 태풍 앞에 촛불 꼴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영리’란 문어발을 위한 ‘영리’가 될 것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치과계 무림의 대다수인 ‘백도’는 영리를 추구해도 무사의 최소한 윤리와 자존심을 지키려는 점이 여러분과 다릅니다.

유식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윤리는 집단의 안녕과 발전에 없어서는 안 될 일련의 관습을 가리킵니다. 왕또라이-누군지 잘 아시지요?-꼬임에 속아 집단적 윤리 불감증에서 어서 빨리 헤어나십시오.

여러분이 더 이상 치과계 무림에서 양화를 구축하는 악화가 되지 않기를 간곡히 바랍니다. 비윤리에 대해 수치심을 느끼는 것이 양심이며 동물과 인간 사이의 가장 뚜렷한 차이점이라고 합니다.

세영 존자께!

치과계 무림이 윤리적이기를 바라는 평범한 쪼무래기 무사가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존자께서는 이이제이(以夷制夷)란 뜻을 너무나 잘 아실거라 믿습니다. 이걸 요즈음 말로 고치면 ‘또라이는 또라이가 제압한다’는 뜻이 되겠지요. 어느 지방 무림에서는 ‘U! D!' 출신 흑도들이 ‘U! D!' 바로 앞에 개업하여 더 또라이짓을 한답디다. 끝내는 서로 자멸할 것입니다.

비록 또라이들이 존자께 불과 유황을 던지더라도 이 쪼무래기 척결에 너무 힘을 빼지 마시고, ‘영리법인’이라는 근원적인 발암물질(carcinogen) 제거에 온 힘을 쏟아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대형 마트로 동네 가게를 초토화시키는 저 문어발이 치과계 무림에 발 뻗지 못하도록 말입니다. 존자의 내공이면 ‘영리법인’을 장풍으로 충분히 날릴 수 있으리라 우리는 믿습니다.

송필경(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전 공동대표, 범어연세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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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 2011-08-01 19:00:03
상황 진단을 정확하게 하신 글입니다. 송필경님의 사자후에 악도들이 벌벌 떨 것입니다.

전민용 2011-08-02 10:52:04
이 잘 나타난 글입니다. 재미있고 분명하고 단순하고~~~ 아! 선정성은 없네요^^ 옥의 티라면 흑도 백도의 흑백논리가 너무 전면화 된다는 점이네요. 현실에서는 선도 악도 조금씩 섞여 있는 것이 대부분이잖아요. 백도의 자기 성찰도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영리법인 문제가 가장 중요하긴 하지만 현실의 급한 불과 선후, 경중의 문제를 논할 필요는 없고 동시다발적인 해결이 필요한 시기 같습니다.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양정강 2011-08-02 11:44:13
11개 치과대학.

궁금 2011-08-02 14:11:54
이 무엇을 비꼰 거에요? 제가 잘 몰라서....아시는 분 답변 좀...

김장법은 2011-08-02 14:40:18
김앤장 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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