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루투알레그레 세계사회포럼 참관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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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루투알레그레 세계사회포럼 참관기 1
  • 리병도
  • 승인 2005.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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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시간의 비행 끝에 포루투알레그레에 도착하다

지난달 26일부터 31일까지 브라질 남부 리오그란데두술주의 포르토 알레그레에서 '정의롭고 평등한 세계를 위한 인권과 존엄성'이란 주제 하에 제5회 세계사회포럼(WSF)이 열렸다. 이번 포럼에는 전세계 135개국에서 16만여명의 시민사회운동가와 문화예술인, 각 단체활동가, 정치인들이 참가했다.

'아래로부터세계화' 5차 WSF참가단에 보건연합소속 9명 참가단은 지난달 23일 서울을 떠나 브라질로 40시간의 비행을 시작했다. 23일 오후 7시 인천공항에 모인 100여명의 일행은 3대의 비행기에 나누어 타고 서울에서 일단 홍콩(2068km)으로 향했다. 여기서 다시 남아공항공(SAA) 편으로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10,700km)로 13시간을 비행했다.

남아공항공사이어서 그런지 흑인들이 백인이나 황인종보다 더 많이 타는 것 같다. 요하네스버그 도착 기온은 27도. 남아공에 도착하니 검색직원이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라고 한국말을 한다. 한국인들이 많이 오가는 모양이다. 그리고 다시 SAA편으로 상파울루(7,400km)까지 10시간 비행을 한다. 옆에 뉴델리에서 왔다는 NTUI(New Trade Union Initiative, www.ntuiindia.org) 소속의 인도인과 같이 갔다.

베지테리언식사를 하는데 아마 종교적 이유인 것 같다. 그런데 음료는 우리가 주로 물이나 쥬스종류를 먹는데 이 친구는 주로 술(증류주 종류들)을 먹는다. 이 친구는 그 뒤로도 NTUI 가판에서 한번, 폐막행진 때 한번 더 만났다. 

남아공의 서부해안 대서양쪽은 그야말로 황무지 사막이다. 아무 것도 없다. 15세기 포르투칼 스페인 선원들이 더 이상 남하를 거부하고 선장을 죽이고 되돌아갈 만하다.(진짜 바닷끝 절벽이 있을 것 같은 분위기다)

▲ WSFH가 열린 장소인 PUC 입구의 참가자들
망망대해 대서양을 건너 이제 브라질이다. 24일 저녁(한국은 25일 새벽) 상파울루 국제공항에 도착. 다시 국내공항으로 버스 편으로 이동한다. 러시아워라 엄청난 교통체증이 있을 거라는 선발대의 엄포와 달리 40분만에 상파울루 국내공항에 도착했다.(선발대는 2시간 이상 걸렸다 함)

브라질 국내항공은 수시로 바뀌기로 악명이 높다. 게이트 바뀌는 것은 다반사고 비행시간도 미뤄지기가 보통이며, 심지어 캔슬되기도 흔하단다. 그런 일을 이과수에서 상파울루로 돌아오는 길에 톡톡히 겪었다.

아뭏튼 비가 내리는 가운데 상파울루에서 포루투알레그레까지 브라질 국내 항공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2대항공사인 VARIG-TAM항공편(표도 서로 팔고 비행기도 서로 섞어서 태운다)으로 2시간을 비행하여 밤 12시에 포루투알레그레 공항에 도착했다. 선발대가 환영플랭카드를 들고 우리를 반겨주었다. 그리고 '보아 노이찌'(Good evening)를 외치며 전세버스편으로 숙소인 Hotel Radar에 도착 여장을 풀었다.

이곳과 한국은 원래 12시간 시차이다(우리가 12시간이 빠르다). 그런데 이곳이 지금 여름이라 써머타임을 적용 11시간 차이가 난다. 다음날인 25일 다른 참가단은 휴식과 행사장 견학을 하는 동안 우석균, 유원섭선생 등과 카토릭대학PUC에서 열리는 WSFH(Forum Social Mundial Da Saude)에 참석했다.

택시를 타고 이동했는데 숙소에서 꽤 먼거리였다.(북한산에서 관악산 정도 거리, 요금은 70헤알, 1헤알=400원 정도) 원래 23일부터 25일까지 일정으로 열리는 포럼이었는데, 우리는 도착 시간관계상 25일 새벽에 브라질에 도착해 마지막날 행사에만 20헤알의 참가비를 내고 참석하였다.

오전에 남미 각 나라의 활동가들이 건강관련 각국의 상황과 사업 사례 등을 발표하는 시간을 갖고 점심을 바로 옆 구내식당에서 6헤알 정도의 훼이저웅(콩과 소고기내장 등을 끓인 브라질 음식)등 뷔페식으로 먹었다. 들어갈 때 작은 쪽지를 주는데 거기에는 뷔페에 꺽쇠 표시가 되어 있고, 물이 필요해 생수를 달라고 하자 그 쪽지에 아구와(물의 브라질 말) 옆에 표시를 한다. 이게 뭘까? 처음에는 공짜인줄 알고 20헤알에 티셔츠에 식사까지 그냥 주다니 흐믓하게 먹고 나오다가 계산하라는 바람에 그러면 그렇지 하고 말았다.

오후에는 이 지역 빈민층 출신의 중고등학생들의 브라질 전통 연주 공연이 있었고, 으레 그렇듯이 음악이 있는 곳에 춤이 따랐다. 온 강당(약 1000명 규모)은 춤과 음악이 가득하였다. 오후에는 팔레스타인에서 온 의사 활동가가 팔레스타인 상황과 건강상태(분리장벽이 미치는 영향 등)을 증언하여 청중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이어 포럼결의문 작성과정에서 페미니스트들의 주장과 룰라에 대한 비판, 남미위주의 포럼진행에 대한 비판 등이 어우러지면서 결의문 작성이 늦어졌다. 결의문 작성에 시간이 늦어지면서 본진과 결합하기 위해 우리 일행은 포럼이 끝나지 않았지만 본진과 결합하려 WSF행사장으로 향했다.

가는 길을 물으려 행사도우미에게 버스편을 묻자 과도한 친절이 우리를 뒤따랐다. 결국 행사장으로 올 때 헬스포럼에 참석한 아주 잘 생긴 브라질의대생과 같이 버스로 동행했다. 이 친구와 의료인과 의료제도 등을 이야기하며 왔는데, 약사에 대해서는 매우 상업적이라는 말을 했다. T1이란 노선버스를 타고(버스 전면 전광판에 목적지가 표시되어 있어 이를 보고 타야한다) 이동했는데 버스의 안내원이 이채로웠다.

버스를 앞문으로 타서 대기하며 중간에 있는 지하철 탑승구같은 곳에서 안내원에게 돈(1.7헤알 정도)을 내고 띠리릭 밀고 들어가 뒤쪽에 앉았다가 목적지에 오면 뒷문으로 내리는 시스템이다. 유스캠프 근처에서 본진들을 만나고 이 브라질의대생은 우리와 헤어져 유스캠프에 갔다. 내일 개막공연을 꼭 보라는 말과 함께.

우리 일행은 근처 행사장을 둘러보고 행사장 맞은 편에 있는 Praia de Belas 쇼핑센터(이곳 상류층이 이용하는 곳처럼 느껴짐. 중앙시장은 매우 서민적. 그러나 음식값은 둘 다 비슷함. 1인당 20헤알 정도 들어감)에서 을지의대 유원섭선생이 산 저녁을 거하게 먹었다.

환전을 하려고 은행을 물어보자 이곳 과잉친절 맨들은 우리를 직접 끌고 그곳까지 간다. WSF 참가자에 대해서만 그런 것인지 아니면 외국인에게 이리 친절해서 그런건지 아뭏튼 엄청 친절했다. 환전은 행사장안에서는 2시간 기다려 1달러당 2.5헤알로 환전했다는데, 이 쇼핑센터에서는 2.75헤알로 환전해 주었다. 윽 이런.....

저녁에 호텔로 돌아와 보건연합 팀끼리 단합의 밤을 갖고 한잔씩 했는데, 이 시간쯤 아프리카에서 와야할 한동헌선생이 나타나지 않았다. 비행사에 알아 본 결과 탄자니아에서 타야할 비행기 탑승자 명단에 이름이 없단다. 어찌된 일인가? 그런데 자정 가까이 되었을 때 한동헌 선생이 왔단다.

이야기인즉 좀 일찍 탄자니아공항에 왔더니 항공사도 다른 앞 비행기에 타란다. 여기서는 그런다며 일찍 탄 비행기 때문에 요하네스버그에서 23시간을 대기했단다. 탄자니아에 대한 소감을 묻자, 한동헌선생 왈 " 이 광대한 우주에 지구와 같은 곳이 수천만개 있다하더라도 이보다 아름다울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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