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용기만 있으면 극복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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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용기만 있으면 극복할 수 있어요."
  • 강민홍 기자
  • 승인 2005.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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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증장애 딛고 학위 수여한 이규환 군

2월 18일 단국대 천안캠퍼스. 예년과 다르지 않은 치과대학 학위수여식 장에 유독 눈길을 끄는 한 졸업생이 있다. 학사 82명을 포함, 130명의 학위 수여자 중 그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혼자 휠체어에 앉아 있기 때문이다.

1급 중증장애를 딛고 치과의사가 된 이규환 학생. 그는 어떠한 장애도 용기와 의지가 있으면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준 장본인이다.

"처음엔 정말 죽고 싶었어요. 절망 그 자체였죠. 근데 죽는 것도 굉장히 힘들더라구요. 죽는 걸 포기하니 그 다음에는 본과 3학년까지 공부한 것 끝까지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규환 군은 3년전 수영장에서 다이빙 미숙으로 척추(경추 5-6번)를 다쳐 1급 중증장애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그 전까지만 해도 모든 운동을 잘 할 정도로 건강한 체력의 소유자였다고 한다. 그런 그가 하루 아침에 휠체어에 모든 걸 의지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니, 어떠한 심정이었을까?

"다시 학업을 계속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복학했을 때 한달 동안은 힘들었어요. 캠퍼스 내에서는 유일하게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저를 마치 동물원의 동물을 바라보듯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더라구요."

하지만 학사 학위를 받기까지 지난 1년 반의 기간동안 식구들을 비롯해, 교수, 선후배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그도 없었을 터이다.

단국 치대에서는 그를 위해 별도의 장애인용 화장실을 마련하고 계단턱 옆 경사로를 만드는 등 시설을 개선하기도 했으며, 그가 강의와 최소한의 기본적 임상실습을 마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해주었다고 한다.

"부모님을 비롯해 제가 졸업할 수 있게 도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 전할 길이 없습니다. 특히, 신승철 학장님께 너무나 감사드리고 싶어요."

그러나 역시 자신의 의지가 중요한 법. 그는 신경 마비로 손가락이 제대로 안 움직여 글쓰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 이규환 군이 신승철 학장으로부터 학위를 수여받는 모습.
"외울건 많은데, 눈으로 다 암기를 해야 하니 매우 힘들었습니다."

또한 엉덩이에 욕창이 생겨 입원 치료를 받으며 임상시험을 받으러 다니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한 고난의 과정을 딛고 당당히 학위를 수여받은 이규환 학생. 그는 이미 단국대 예방치학 대학원에 진학한 상태다.

"다치기 전에는 몰랐는데, 다치고 나니 저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의 심정을 느낄 수 있게 됐습니다. 더욱 더 열심히 공부를 해 그런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장애인 구강보건문제는 장애인 치과의사인 자신이 풀어나가겠다는 이규환 학생. 장애인이지만, 장애를 뛰어넘을 수 있는 그의 철학은 '용기'와 '긍정적 사고'다."

기차가 처음 출발할 때는 어렵지만 한번 출발하면 순조롭다"는 그는 이미 장애를 뛰어넘은 당당한 치과의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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