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민용의 북카페 -49]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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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용의 북카페 -49]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공부
  • 전민용
  • 승인 2011.12.05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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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공부, 하승창 엮고 씀, 상상너머

 

신영복, 백낙청, 조국, 김여진... 시민운동가 하승창이 세상을 바꾸는데 필요한 공부들을 엮은 책을 내놓았다. 그는 현재 시민주도의 쌍방향소통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의 목소리를 세상과 소통시키기 위해 이 책을 기획한 것 같다. 귀에 익은 명사들뿐 아니라 생활 현장에서 세상을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는 활동가들을 찾아 인터뷰 하고 정리한 책이다.

신영복 선생이야 원래 주옥같은 말씀만 하는 분이라 하나도 버릴 말이 없지만 그 중에도 특히 머리부터 발까지의 여행 이야기와 변방에 대한 말씀이 마음에 남는다.
“우리가 일생 동안 하는 여행 중에 가장 먼 여행은 머리에서 가슴까지, 그리고 가슴에서 발까지의 여행”이란다. 머리에 쌓는 지식에서 가슴으로 느끼는 감동으로, 삶의 현장에서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변화를 만들어 내는 발까지.
 
    문명의 중심에서는 새로운 것이 싹트지 않는다
    현재의 변방이 다음 세대 문명의 중심이 된다  
    진리는 변방에서 새롭게 창조된다
    중심이 아닌 변방이 변화의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보너스 하나 더. “북극을 가리키는 지남철은 무엇이 두려운지 항상 바늘 끝을 떨고 있다. 여윈 바늘 끝이 떨고 있는 한 우리는 그 바늘이 가리키는 방향을 믿어도 좋다. 만일 그 바늘 끝이 불안한 전율을 멈추고 어느 한 곳에 고정될 때 우리는 그것을 버려야 한다. 이미 지남철이 아니기 때문이다.” 항상 고뇌하고 전율해야 하는 지식인의 모습 아닌지?

백낙청 선생이 말하는 큰 원(願)과 2013년 체제 구상. 다가오는 2012년 선거 승리 이후의 한국 사회에 대한 큰 희망과 대안이다. 국민들이 함께 꿀 수 있는 큰 꿈을 먼저 세우고 야권 연합이라는 승리의 길을 닦아가자는 간절한 제언이다.

전 한국청년연합대표 천준호가 말하는 시민정치운동. 2012년 승리를 위한 다양한 실천과 경로에 대한 청사진이다.

진리도 우정도 정의도 없는 대학의 현실과 빚에 찌들고 있는 청년들과 너무도 심각한 청년 실업 문제들을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들어보고 아파하고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해보는 이야기들.
     
뉴타운이나 택지개발 하면 원주민의 재정착율은 20%도 안 된다. 투기, 재산 증식 수단이 아닌 인간답게 사는 권리로서의 주거권을 묻는다. 성북구 삼선4구역이나 성미산 마을공동체 같은 재개발 대안들과 다양한 가능성들을 모색한다. ‘환경정의’ 전 사무처장인 오성규가 답했다. 

대북 인도적 지원단체인 ‘어린이어깨동무’ 사무총장 황윤옥에게 현재 북한 어린이에게 지원하고 있는 상황을 묻자 하는 대답. “겨울에 마당에 있는 수도가 동파되지 말라고 물방울 똑똑 떨어뜨리는 거 아시죠? 다 잠그면 아예 동파될까봐 딱 똑똑똑 떨어뜨리는 정도-----”

“지방자치 20년을 평가하는 키워드는 세가지다. 하나는 중앙과 지방 정부 사이의 분권의 문제, 두 번째는 (착한) 균형 발전, 세 번째는 자치의 측면에서 주민참여의 문제다.” ‘좋은예산센터’ 상임이사 오관영이 지방자치에 대해 논하면서 하는 말이다.

동생 박래전 열사를 가슴에 안고 20년 동안 부지런히 그리고 치열하게 인권 농사를 지었다. 그동안 받은 전과 11범이란 훈장을 달고 오늘도 인권의 최전선을 지키는 박래군 인권재단 상임이사의 이야기.

검찰 권력 남용과 자의적 법 집행을 방지하는 시스템은 어느 나라나 있다. 대한민국만 없다. “검찰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검찰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의 인터뷰다.

김여진과 날라리 외부세력. 이쁜 배우가 사회 문제에 참여해서 희소가치로 떴나보다 했는데 내공이 만만치 않다. 직접 자주 현장을 찾고 우연한 만남과 즐거움과 행복을 강조한다. 홍익대, 강정 마을, 희망 버스까지 그가 세상을 바꾸는 방식에 집중해 보자.     

오연호의 언론에 대한 인터뷰나 조국의 검찰 문제나 인권 문제에 대한 언급도 배울 점이 많다. 인터넷 상에서 일어나는 표현의 자유와 권리 침해의 충돌이나 공공 정보 개방에 관한 재안 등 경청할 만한 주제들이 많다.

세상을 바꾸는 큰 원칙과 큰 그림. 다가오는 선거 정국에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경로. 바꾸어야 할 분야와 내용들과 실천 방식들까지. 무겁지 않고 어렵지 않고 편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게 세상을 바꾸는 공부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하승창이 세상과 세상, 사람과 사람을 소통하는 방식들에도 주목하고 싶다. 다음 기획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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