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대하는 편집국장 취임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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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대하는 편집국장 취임 선물
  • 전양호
  • 승인 2011.12.12 11:01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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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치신문 전양호 편집국장

 

본지는 편집국과 독자간의 소통을 위해 오늘부터 '편집국에서' 코너를 마련하고, 편집국장을 비롯한 편집위원들의 칼럼을 게재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편집자주

90년대 대학시절 여름방학의 시작은 농활이었다. 시험기간, 빨리 모든 시험을 끝내고 농활 갈 생각만 하다가 막상 진급이 확정되고, 출발일이 다가오면, 뙤약볕에서 고생할 생각에 주춤거렸던 기억이 난다. 물론 도망친 적은 없었다. 후회는 죽도록 했지만...

그 당시 농활의 최대 이슈는 WTO 협상에 의한 농산물 시장개방 반대와 의료보험 통합이었다. 값싼 외국산 농산물로 인한 생존권의 위협과 열악한 지역조합의 재정으로 인해 할인권이라는 비아냥을 받던 의료보험의 낮은 보장률은 농민들에게는 기필코 극복해야 할 대상이었다.

십수년이 흘렀지만 여전하다. 아니 고통받는 대상은 광범위해졌고, 가해자는 더욱 잔인해졌다.

전세계의 신자유주의 자본가들은 WTO협상이라는 다자간 무역협상이 지지부진하자, 국가간 또는 블록을 형성하여 다양한 FTA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예의 없는 신자유주의 국가인 미국과 FTA를 체결했다. 허황된 경제수치들이 시야를 어지럽히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경제 관료들이 공언하듯이 우리 사회·경제 질서가 미국식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번 세계경제불안의 진앙지이며, 상위 1%가 전체 소득의 36.5%를 차지하고, 약 오천만명의 인구가 의료보험이 없는... 그런 말도 안 되는 나라지만, 윗분들에게는 뭔가 좋아보이는 게 있는가 보다.

2000년 직장, 지역, 공·교 3개의 의료조합을 건강보험으로 통합하였다. 여전히 보장성은 충분하지 못하지만 통합을 계기로 건강보험은 발전해왔고, 이제는 의료의 공공성을 위해 지켜야 할 소중한 자산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의료시장주의자들에게 이는 돈벌이를 가로막는 장애물일 뿐이다. 건강보험 통합에 대한 위헌 소송이 진행중이고, 건강보험을 쪼개야 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인사가 건강보험 공단의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이 땅의 기득권을 가진 자들은 그렇게 많은 것을 가지고도 한 줌도 내어주려 하지 않는다.

뜬금없지만... 건치신문의 편집국장이 되었다.
주변의 애정어진 충고와 조언들이 난무하고,
내 머리 속에도 여러 생각들이 뒤엉킨 채 어리바리 한 상태가 며칠 째 이어지고 있다.

뭘 해야할지,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 가늠이 되지 않아,
일단 글을 써보기로 했다. 조금 차분해지는 것도 같고, 일단 뭔가 하고는 있는 것 같아서 안심이 되기도 한다. 언제까지 얼마나 충실하게 이 글들이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건치신문의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고 있는지 알릴 수 있는 통로로 삼으려 한다.

편집국장 취임 선물은 한미FTA철회와 위헌소송 부결, 그리고 한겨레21과 시사IN 편집국장들의 글솜씨면 충분할 것 같다.

전양호(본지 편집국장,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서울경기지부 틔움과키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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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민트향기 2011-12-14 09:54:42
탐나는 선물이네요.. 혹시 받게 되시면.. 어떻게 받으셨는지 좀 알려주세요ㅋㅋ축하드립니다~

캡틴 2011-12-13 11:16:10
부칠테니 돈만 보내주시면.. ㅎㅎ 새롭게 도약하는 건치신문 화이팅!!

김기현 2011-12-13 09:34:56
오!! 한국 3대 정론지(?)라고 하고 건치신문 편집국장이 되심을 축하합니다... 많이 수고해 주세요..

김의동 2011-12-12 17:56:59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영광보다는 욕먹기만 좋은 자리일수도 있지만, 치과계 여론을 주도한다는 자긍심으로 애써주시길.....화이팅!! ㅎㅎ

schenker 2011-12-12 12:25:31
부쳐드릴테니, 어디서 사야할지만 알려주시면.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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