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전건치의 상경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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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전건치의 상경일기
  • 우승관
  • 승인 2011.12.12 18:0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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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무효 촛불문화제 참관기]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광주전남지부 우승관 연대사업부장

 

진료실 안팎의 세상이 어수선하다.

진료실 밖에서는 한미 FTA가 한나라당의 주도와 민주당의 눈감기로 날치기 통과가 되고, 정부여당이 디도스공격으로 국가기관인 선관위를 공격하고, 민주당은 자신들이 좀 유리한 위치가 될 것으로 보이자 케케묵은 인사들이 다시금 나타나서 자기들끼리 박 터지게 싸우고 있다.

이러한 어수선한 시국에 경기는 끝 모를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그 여파로 원장실에서 진료실로 나갈 일도 극히 줄어들었다.

이런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그 흔한 촛불집회 한번 제대로 가보지 못하는 묶인 신세가 처량하기에 광전지부는 총회가 끝나고 뒷풀이 자리에서 서울로 가서 촛불집회를 참가하자고 결의했다. 지역에서는 진료가 끝나고 가고자 하면 집회는 정리되고 주말이라는 상황에서는 치과의사가 집회에 참가하기가 그리 녹록하지만은 않기에 결의를 한 것이라 생각된다.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이런 어수선한 시기에 또한 연말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면 그래도 많은 이들이 참석했다고 생각한다.

서울로 가는 동안 서로가 가져온 음식들을 조금씩 나눠먹으며 지루한 버스 안에서의 시간을 달래고 청계광장에 도착하니 풍등이 반갑게 맞아준다. 풍등은 화재의 위험이 있는데 라는 생각을 하는데, 집회 주최 측에서 마련한 것이 아니라고 그리고 화재의 위험이 있으니 자제해달라는 방송멘트가 나온다.

그리고 시작되는 행진.... 중앙건치의 깃발을 찾아가려고 하는데 경찰들이 모든 입구를 막고 있어서 결국은 대열이 차도로 나왔을 때 합류하였다.

반가운 얼굴들.....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그리고 어수선한 시국에는 그리운 얼굴들이 유독 더 절절해지는 모양이다.

그렇게 만나서 이러저리 돌아다니다 결국은 명동성당에서 월식과 함께 정리집회를 마쳤다.

생각해보니 저녁도 굶고 이러저리 뛰어다녔다. 배고프고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과 뒷풀이에서 소주한잔.... 집회도 중요하고 구호도 중요하지만 어쩌면 이런 맛에 상경을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래로 민초들의 삶이 팍팍해지고 외세의 침략이 노골화되고 지배집단들끼리도 분열될 때면 어김없이 들불이 일어났다.

온 광야를 다 태워서 모든 껍데기들을 날려버리고 오로지 삶이라는 맨몸뚱아리만 남기는 그런 들불이 그립다.

우승관(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광주전남지부 연대사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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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호 2011-12-15 10:01:58
새벽에 광주도착해서 형이 차 뒤에서 토해낸 부산물이 압권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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