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된 진실 밝혀야 불행한 역사 멈출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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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진실 밝혀야 불행한 역사 멈출 터”
  • 윤은미 기자
  • 승인 2011.12.13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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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미안해요! 베트남’의 저자 이규봉 교수

 

출간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보다 베트남 전쟁에서 우리 군이 저지른 민간인 학살에 대한 진상을 알리고 그 미안함을 나누기 위해서였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 시민단체가 적극 나서는 것을 보고 베트남 전쟁이 떠올랐다. 그래서 베트남 전쟁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진실을 책으로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수단으로 베트남 자전거 여행을 했고, 이번 책을 기행문 형태로 출간하게 됐다.

광주 5.18과 베트남전을 일련의 사건이라 했는데...

베트남에서 저지른 민간인 학살과 광주 민간인 학살은 결코 독립된 사건이 아니고, 우발적으로 일어난 일회성 사건도 아니다. 우리의 아픈 역사의 연속선 위에 있는 것이다.

앞선 사건을 부정하고 왜곡했기 때문에 연결돼 일어난 사건으로 하나같이 공산주의자는 무조건 죽여도 좋다는 무의식 속에 무고한 시민을 빨갱이 또는 베트콩으로 몰아 죽이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우리가 이 사건들의 진실에 관해 정치적 목적을 완전히 배제하고 오로지 휴머니즘의 입장에서 알리지 않는다면, 정치적 목적을 지닌 또 다른 민간인 학살이 없을 것이라 보장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역사적 진실을 발굴하고 왜곡을 바로 잡아야 하는 것이다.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에 대한 이상적인 정부 지원 방식은?

물론 가장 이상적인 것은 정부가 직접 나서 피해조사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그것이 어렵다면 시민단체의 교류를 통해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좋다.

베트남 정부는 전쟁이 끝난 후 지금까지 민간인 학살에 관한 어떠한 공식 조사나 사과, 보상도 요구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시민단체의 활동 또한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고 한다. 혹 과거사가 개혁 개방의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이다.

우리 정부 또한 많은 증거와 증언이 있음에도 공식적으로 민간인 학살을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베트남의 입장이 우리가 역사의 진실을 외면하는 이유나 핑계가 돼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 베트남 현지에 역사관을 건립해 살아있는 역사 교육의 장을 만들어야 할 때가 됐다. 한국에 건립된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이 그곳을 찾는 한국과 일본 학생들에게 역사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듯이 베트남을 방문하는 한국 학생들에게도 그런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또 역사 교과서에서 베트남 전쟁의 진실을 바로 알려야 한다. 끊임없이 일본의 역사 왜곡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가 베트남 전쟁의 진실을 왜곡할 순 없는 일이다.

진정한 화해는 피해 당사자와 가해자 사이 인식의 일치가 이뤄져야 가능하다. 우리 참전군인들도 그릇된 역사의 반복을 막기 위해 베트남전의 진실을 밝히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와 베트남평화의료연대를 아시는지.

알고 있다. 건치와 평연은 베트남 자료를 조사하다 ‘한겨레21’ 기사를 통해 알게 됐다.

이들의 의료봉사도 의사로서 가난한 이웃을 위해 사명을 다하는 귀중한 활동이자 베트남전에 대한 우리 정부의 과오를 조금이나마 씻을 수 있는 참회의 한 방편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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