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민용의 북카페 -50]김어준표 2012년 대선 열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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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용의 북카페 -50]김어준표 2012년 대선 열광법
  • 전민용
  • 승인 2011.12.19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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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 정치, 김어준의 명랑시민 정치 교본, 푸른숲

 

만약 우익 구데타가 일어나 ‘나는 꼼수다’를 (?)선동죄로 기소한다면 그 주범은 김어준이 될 것이다. 왜 그런지는 이 책에 다 나와 있다. 지면 관계상 반말 투는 그대로 유지했고, 습관적인 욕은 생략했다.    

조국. 키 크고 잘 생기고 학벌 좋고 생각도 내용도 품위도 있고 이런 자산을 패키지로 갖춘 진보인사는 없단다. 그런데 김어준은 조국의 ‘진보집권플랜’(본지 북카페 2010년 11월 30일에 소개) 서문을 보자마자 ‘이거 재수 없을 수, 있겠다.’고 보았단다. 그냥 섬세한 감으로 느낀 거지만, 자신이 가진 걸 당연히 여기는, 진보적 엘리트 특유의, 의도 하지 않지만, 공기처럼 흐르는, 우아하고 거룩한 오만. 진짜 오만한 사람이라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읽힌다는 것. 자연인으로는 매력적이지만 대중정치인으로는 한계가 있는. 그래서 조국 정도의 정말 아까운 자원이 사장되지 않고 대중의 마음을 얻으려면 조국의 장점과 단점을 정확히 이해하는 팀과 함께 움직이며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처방한다.

자존심 있는 우파는 자기 목을 내놓는 결기, 비장함, 짠함 같은 것이 있다. 그럴 때 우파는 촌스럽고 부담스런 면은 있지만 대중의 정서를 직접 자극하고 열광시키기도 한다. 그런데 이명박에게 중요한 것은 이념이 아니라 이권이다. 국가를 수익모델로 삼는다 실제로. 그래서 자존심 있는 우파인 조갑제 같은 이는 이명박을 싫어한다.

사람들이 이명박에게 투표한 것은 자기 욕망에 투표한 거다. 전과 14범에 이상한 사람이란 것 까지는 많이 알았지만 정체가 뭐든 내 부동산 가격이 올라갈 것 같고, 자산이 늘 것 같고,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서비스는 해줄 거란 착각을 한 것. 이미 노무현을 거치면서 정치권력이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했고, 기본적인 민주주의를 그 근본부터 흔들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

노무현뿐 아니라 권력자는 누구나 피로와 결핍을 남기는데 노는 지나치게 정치적이고 논쟁적인 것 같은, 그래서 내가 먹고사는 데 직접 도움은 안 되는 것 같은, 이런 이미지가 실제든 아니든. 사람들은 노무현으로 상징되는 것들이 아닌 노의 여집합을 찾았고 그것이 이명박에 투사된 것. 이걸 노의 정책적 실패가 이명박 집권을 초래했다고 둔갑시키는 것은 절대 동의할 수 없다. 노의 정책적 실패가 없었다는 것이 아니라 그 실패가 이명박의 등장을 초래한 것은 아니라는 거. 이전 정권이 야기하기 마련인 일정 정도의 피로와 그로 인한 반작용이 원인이었다는 거.

박근혜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율의 이유도 바로 이 지점. 이명박이 안겨준 피로감은 군사정권보다 훨씬 심각한 역대 최고 수준. 군사정권의 물리적 힘에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당연. 그게 무서워 입을 다무는 사람은 기분 나쁘기는 해도 스스로 초라하다고 생각지는 않아. 이명박의 방식은 밥줄을 끊는 것. 까불면 벌금 먹이고 정직, 파면시키고 소송 걸고. 밥줄공안 시대의 개막. 그런데 물리력이 아니라 밥줄 걱정에 입 닥치는 건 자조와 자괴로 돌아온다, 너무 초라하니까. 이로 인한 정신적 피로감은 대단한 것. 사사롭고, 약속 안 지키고, 말 뒤집고, 거짓말하고, 이권만 챙기고, 자기들만 해먹고. 이명박이 피로하게 만들고 비루하게 만드는 이 부분에 지쳐 이명박 아닌 것의 합집합을 선점 아니 독점한 것이 박근혜.

이런 박근혜의 대척 지점에서 맞설 수 있는 사람은 문재인 밖에 없다. 사사롭지 않고, 약속 지키고, 진중한 박근혜가 강한 지점과 정확히 일치하는 강점을 가진. 유시민과 손학규의 강점은 여기 있지 않다.

문재인은 자신에게 대중정치인으로 성공할 자질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일반론적으로는 맞지 이번 대선에선 틀린 얘기. 이번 대선에서 사람들이 기대하는 자질은 유려한 화술, 선동적 수사, 매끈한 제스춰가 아니다. 자기 할 말만 하면 된다. 진정성만 느껴진다면. 박근혜가 말을 잘 하나 말을 많이 하나? 문이 영남 출신이라는 이유로 말하는 것 전혀 아니고 그가 가진 자질, 품성, 그로 인한 아우라가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자질이기 때문.

‘내가 하고 싶다’는 없지만 내가 해야 한다면, 그렇다면 이기겠다는 실존적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사람. 대의를 위해 스스로를 도구화 할 수 있는 사람.       

박근혜 비판 레퍼토리 중 하나가 ‘독재자의 딸’인데 이런 공세는 흠집 나기는커녕 연민만 자극할 뿐. 그녀의 지지자나 잠재적 지지자는 독재가 아닌 딸에 꽂히는 것. 양친을 비명에 보냈다는 사실 자체가 비극적 드라마. 그런 여자를 비난하는 것은 가혹하다는 대중적 정서가 있는 것. 비련의 여주인공에 권력과 부(조 단위의 부자라는데)까지, 어떤 사람들에게는 아주 환장할 조합^^.

박근혜의 최대 장점은 사사롭지 않다는 것. 그녀는 IMF를 보고 어떻게 일군 국가인데 하며 눈물을 흘렸다는 일화 있음. 사실이고 진심일 것. 다만 ‘일궜다’는 동사의 주체가 아버지일 뿐. 그녀에게 국가는 아버지. 그래서 정치는 효도이자 제사.
문재인의 최대 장점 역시 사사롭지 않다는 것. 그가 출마해도 아무도 대권욕에 눈멀었다고 생각 않아. 그를 반대하고 싫어하는 사람들조차 문이 사리사욕에 움직인다고 생각하지 않아.

문재인과 박근혜의 차이는? 박근혜는 사사로울 필요가 없어서 사사롭지 않은 것. 아버지가 국가고, 정치는 제사고, 생활은 관념이니까.
문재인의 사사롭지 않음은 그의 선택. 얼마든지 사사로울 수 있는데 품성과 지성의 힘으로 사사롭지 않은 길을 선택한 것. 누구나 박근혜의 자리에 있으면 사사롭지 않을 수 있지만 아무나 문재인의 자리에서 사사롭지 않을 수는 없는 것. 이번 대선은 두 사사롭지 않은 자들의 싸움이고, 두 사사롭지 않음을 구분하는 싸움이 될 것.

이 싸움에서 문재인이 유리할 것. 박근혜의 강점은 바로 약점이 되는 것. 그녀의 사사롭지 않음은 한편으론 가장 사사로운 것이기 때문. 국가가 아버지의 유산이니 상속 받겠다는 것이니까. 그래서 그녀에겐 국가를 이끌 철학이 보이지 않는다. 효도에는 철학이 필요 없으니까. 전혀 사사로울 필요 없을 만큼 부자이다 보니 자연인으로서의 삶, 취직, 승진, 결혼, 출산, 교육 같은 일상생활을 전혀 모른다. 정치는 결국 생활이 대상인데 생활이 관념이니 정치도 관념인 것.

문재인은 이런 박근혜의 단점을 넘어설 수 있고, 외모도 한 몫 할 것. 담백하고 단호한 원칙의 남자라는 것 사람들이 알아볼 것. 김어준이 처음 문재인을 알아본 건 노무현의 영결식 때. 백원우의 이명박을 향한 말폭탄에 대해 문재인이 이명박에게 사과 하는 것을 보고 비겁하다거나 쓸데없다고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경우가 바르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고. 흉내 내거나 훈련할 수 없는 타고난 에티튜드의 힘이 느껴진 것. 박근혜도 가지고 있는 그런 에티튜드. 그 때 저 사람이 박근혜와 똑같은 지점에서 맞설 수 있는 사람이구나 싶었다고.

진보정당은 종교단체와 유사. 사람보다 이념적 책무와 조직의 사명이 먼저이고, 불완전한 인간들의 집합이면서 선명성과 차별성만 강조하는 종교인의 자세. 옳은 길이고 우리가 먼저 실천하고 있는데 너희는 왜 그렇게 살지 않느냐 같은 죄의식 마케팅은 불편. 절대 가치의 전도를 위해 희생하는 자신들의 노고는 먼 훗날 진짜 진보 정권의 탄생으로 보상 받을 거라고 서로 위로하고. 그들의 주장은 말씀이고, 언어는 방언이며, 희생은 순교가 되는 것.

진보정당에서 이어져 나온 북한 문제, 통일 문제, 국방 문제에 대한 언급들과 2002년 월드컵 열광과 진보신당의 유시민에 대한 태도에 대한 판단들도 이어진다.

심상정, 종교와 교리에 평생 복종하던 사제 하나가 6.2 지방선거를 계기로 신을 떠나지는 않겠으나, 종단과 교리는 불완전하니, 때로 거역하겠다고 선언하고, 진보 정당 유력자 중 정치적 단독자로서 자기 플랜을 말한 첫 인물.
 
이정희, 이념 타입이 아니라 자연인으로서 생래적 진보성에 기반한 소녀같이 유연한 낭만성이 최대 장점. 구체적 사람이 보이는 최초의 진보 정치인.

노회찬, 대중적 메시지 전달 능력 있는 진보진영 최초의 동시 통역사. 대중의 정서를 간파하고 상황을 판단하는 능력도 출중. 하지만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입은 데미지가 너무 컸음.

손학규, 한나라당에선 대통령 못 될 것 같아 민주당으로 넘어온 사람. 대북관도 보수적이고 좋게 얘기하면 합리적 보수 정도. 대선 나간다면 야권 성향 유권자들의 마음을 다 잡을 수 없어 패배할 것.

이번 대선에서 정동영, 정세균, 유시민은 중요 변수되기 어렵고 제한적인 역할 할 것. 안희정, 김두관, 송영길은 현직 지자체장이라 직접 할 수 있는 것 별로 없을 것. 이광재는 현실론자니까 손학규와 문재인의 연결 고리를 만들려고 할 것.

안철수, 이 정도 되는 인물이 정치 전면에 나서겠다고 선언하면 기존 정치권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거대한 회오리가 일어날 것. 지금 정치인들은 이명박으로 인해 대중들이 느끼는 이 거대한 결핍의 정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니까. 정치에 전혀 관심 없던 일반인들까지 정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온몸으로 자각하게 해준 공로는 이명박에게 있고^^.

문성근, 정치인은 스토리가 있어야 하는데 아버지, 김대중, 노무현으로 이어지는 스토리가 있는 사람. 역할은 있지만 대선 출마는 안 할 사람. 그가 주도한 백만민란은 정당이 주도하지 않아서 생기는 힘과 정당이 주도하지 않아서 생기는 한계가 동시에 상존하고 부딪히고 있는 것. 문성근을 정치하게 할 수도 안 하게 할 수도 있는 성적 억압의 혁명도구화에 대해서도 즐감 하시길^^.     
 
진보정당이 수도원 이야기라면 한나라당은 동물원 이야기. 황우여가 원내대표가 된 배경과 홍준표가 당대표가 되는 역학 관계를 통해 여의도 정치의 치열함과 비정함을 드러내는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이명박은 자신의 손익과 결정적인 관계가 있는 일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 그래서 이해하기 쉬운 사람. 향후 이명박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보수의 재집권도 아니고 박근혜의 대선 승리는 더더욱 아니고 퇴임 이후의 안전 보장. 이명박 주변의 사람은 다 이익을 고리로 모여 있는 것. 박근혜는 이 고리에 엮이지 않는 스타일의 사람이라 이명박이 박근혜를 믿지 못하는 것. 따라서 자신이 믿을 수 있는 후계 구도로 대체하려고 온갖 방법을 쓸 것임. 정운찬도 김태호도 그런 시도의 실패작들.

박근혜를 대항할 한나라당 내 인물은 김문수하고 오세훈 정도. 김문수는 한나라당 판 손학규.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되는 건 거의 불가능. 

오세훈은 이명박의 미니미(아이에게 어른 옷 축소판을 입히는 것). 잘 생긴 이명박. 모든 행동의 동기는 오로지 자기 자신. 오세훈의 무상급식 주민투표 추진 시나리오는 야당의 복지 포퓰리즘에 저항하다 장렬히 전사한 보수의 전사가 되는 것. 말리는 것을 뿌리치고 멋지게 사퇴한 후 내년 어느 시점, 박근혜가 흔들리고 이명박이 흔들릴 때 보수단체들이 나서서 오세훈을 부르면 마지못해 끌려 나오는 역사적 결단을 하는 것.  하지만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 갈 것^^. 

대통령의 자질은 좋은 행정가이자 균형 감각이 있는 사상가. 행정과 실무의 균형을 넘어 세상에 대한 판단에 근거한 가치에 대한 철학과 통찰이 있어야 함. 철학이란 타고난 자질에 삶의 경험이 축적되면서 완성되는 인격의 문제. 진보, 보수도 아닌 인간에 대한 이해와 연민과 애정 그리고 예의의 문제.

박근혜에게는 구체적 경험과 그로 인해 축적되는 균형 감각이 보이지 않는다. 그녀의 언어는 언제나 붕 떠 있고 실체가 없다. 자기 스스로는 선의에 의한 행위를 한다고 믿지만 그것은 자기 확신에 찬 일방적 선의. 그녀 정치의 출발점인 아버지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는 단순한 정치. 그녀가 집권한 후 재벌과 그들이 장악한 언론들이 그녀를 다루는 법을 금방 터득할 것이고 재벌 경제론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박근혜는 사실 공주가 맞고, 그녀가 공주라는 것을 드러내고 이제는 공주를 모시는 시대가 아니라는 점을 대중에게 납득시켜야 함.

마지막으로 다시 문재인. 그냥 있는 그대로의 문재인을 드러내야 함. 작전은 하지 말아야. 마지막까지 문재인 스스로 조력자에 머물겠다면 할 수 없는 것. 그가 나서길 원하고 열심히 부추기겠지만 거기까지가 기획의 끝. 나머지는 사람들이 스스로 그를 발견해야 함. 사람들을 믿고 그들에게 맡겨야.

결론적으로 김어준은 이정희와 노회찬과 심상정과 유시민과 손학규, 야권의 모든 정당들과 시민사회 모두가 문재인과 함께 손잡고 서 있는 모습을, 그들이 공동의 정부를 꾸리는 것을 보고 싶단다. 그들이 서로를 지탱하는 모습만으로도 엄청난 치유란다.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보편 준칙을, 담담하게, 자기 없이, 평생 지켜온 문재인이라는 플랫폼이 필요하단다. 지금 시대정신의 육화인 문재인. 다음 시대에는 또 다음 시대의 자질이 호출될 것. 문재인으로 천국이 오지는 않지만 문재인은 또 다른 기준이 될 것이란다.

김어준의 거의 마지막  말 “해보자. 쫄지 말자. 가능, 하다.     씨바” 

우파와 좌파에 대한 구분법, 참여당에 대한 촌평과 유시민에 대한 개인적 평가, 지금 인기 만점인 ‘나꼼수’ 기획의 모든 것 등 흥미 있는 주제들이 많다. 직접 책을 읽으면서 감상하시길. 각각 한 장으로 다룬 BBK 사건에 대한 나꼼수판 상세 보고서나 재벌 체제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삼성에 대한 이야기도 읽을 만하다.

 좌우파 구분법 등 간간이 드러나는 지나치게 이분법적이거나 거친 해석이 불편하기도 하지만 책을 읽을 것으로 예상하는 독자들을 고려한 의도적인 것이라면 역시 대단한 자기 포지셔닝이라는 생각도 든다. 마지막 녹취가 올 해 6월 2일이고 그의 탁월한 직관으로 예측한 것들이 그동안 상당 부분 맞아 떨어졌다. 하지만 10월에야 출판한 것은 의문으로 남는다.  

그가 운 좋게 타고났다고 자찬하는 선천적인 균형 감각에 대해서도 박수를 치지 않을 수 없다. 균형 감각은 시대상을 반영하는 건전한 상식에 기반 한다. 그가 강조하는 느낌이나 정서를 포함한 이성, 감성, 직관, 감각 등 사이의 균형이고 정치는 이 모든 것이 고루 작동하는 종합 예술이다.        

녹취 시기상 안철수에 대한 평가가 너무 적은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안철수는 이명박의 여집합 + 박근혜의 여집합 이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 오랫동안 독주해 온 박근혜에 대한 피로도 쌓여 온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는 이명박과 달리 재벌 체제를 비판할 뿐 아니라 사사롭지 않은 착한 기업인이고  박근혜와 달리 스스로 성공했고, 사회적 약자와 얘기하고 위로하고 공감할 줄 아는 능력을 가졌다. 
문재인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같은 이명박의 여집합으로서의 경쟁 상대인 박근혜를 넘어서고 박근혜를 넘어서고 있는 안철수의 이미지를 넘어서야 가능하지 않을까?

2012년은 총, 대선이 있는 해이고 대선보다 총선이 먼저다. 총선 승리 없는 대선 승리 쉽지 않고 연립 또는 공동 정부를 만들려 해도 이를 튼튼히 받쳐줄 공동의 의회 권력은 필수다. 그의 혜안을 담은 총선 전략이 없다는 점도 아쉽다.

김어준이 말한 것처럼 이명박에게 투표한 것은 노무현 피로감의 여집합만이 아니라 그 시기 자신들의 욕망의 표현이기도 하다. 욕망은 어떻게 다루는 가가 중요한 에너지이고 원동력이다. 국내외의 위기 상황과 이명박의 실정에 맞물려 2012년에는 새로운 사회를 열망하는 건전한 욕망도 꿈틀거리고 있다. 시대정신의 이미지뿐 아니라 이 욕망의 대안인 새로운 사회에 대한 청사진을 내용적으로 정교하게 담아가야하는 이유이다.

이 글을 마무리한 후 한겨레 신문(12월19일)에서 대선 후보에 대한 전문가 조사를 보았다. 대선 당선 가능성 질문에 대해 전문가 30명 중 알 수 없다가 11명, 야권 후보 누구나가 4명, 안철수 7명, 문재인 5명, 박근혜 3명이었다. 문재인이 확실히 뜨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 중 직업도 이름도 사진도 없는 한 명이 있었는데 혹시 김어준 아닐까하는 엉뚱한 상상이 되어 웃었다. (본지 북카페 2011년 7월 1일에 소개한 문재인의 ‘운명’도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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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홍 2011-12-20 14:55:51
저도 최근 큰 맘 먹고 빈약한 지갑을 열어 두권의 책을 샀습니다.문재인의 운명과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책도 감동있게 잘 읽었고, 서평도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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