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 소신 걸고 ‘핵 없는 세상’ 만들기
상태바
의료인 소신 걸고 ‘핵 없는 세상’ 만들기
  • 윤은미 기자
  • 승인 2012.01.31 17: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반핵의사회, 29일 창립대회 열고 재생에너지 필요성 피력…한일 연대 ‘의료인 반핵 활동’ 추진도

 

무분별한 핵에너지 개발로 인한 처참한 비극으로 전세계가 불안에 떨고 있는 가운데, 핵의 위험성을 바로 알리고, 그 대안을 발굴키 위한 의료인들의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됐다.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약사 등으로 구성된 핵없는세상을위한의사회(공동대표 김정범 백도명 이하 반핵의사회)는 지난 29일 오후 2시 30분 서울대 함춘회관 3층 대강당에서 창립대회를 열고, 핵 없는 세상 구현에 적극적으로 앞장 설 것을 다짐했다.

▲ 29일 반핵의사회 창립 선언문을 낭독 중인 공동대표단
현재 반핵의사회에는 의료인을 중심으로 한 창립회원 120여명이 참가하고 있으며, 반핵활동에 뜻이 있는 의료인들의 추가 입회가 이어지고 있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에서도 고승석 공동대표, 고영훈 사업국장, 김용진 정책연구회장 등 20여명이 동참했다.

경주핵안전연대 김익중 운영위원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창립대회에는 핵개발에 반대하는 환경운동단체와 시민단체, 종교단체장을 비롯한 창립회원 50여명이 참석해 반핵의사회의 출범을 자축했다.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 지영선 공동대표는 “정부가 국내 21개 원전을 2030년까지 두 배로 늘리겠다는 원전 정책을 추진 중이다”면서 “반핵의사회의 출범이 정부 정책의 궤도를 수정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걸로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향후 반핵의사회는 핵무기 및 방사선의 위험성을 바로 인식하고, 모든 핵 발전 활동의 중단과 함께 재생에너지 체제로의 전환, 핵무기의 폐기 및 개발 중단, 의료용 방사선 사용의 최소화를 주요 골자로 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공동대표단은 이날 창립 선언문을 통해 “의사로서 방사능 물질을 만들어 내는 모든 일들이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부와 정책 입안자들, 모든 연구자들에게 핵에너지 사용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 대표단은 “후쿠시마·체르노빌 사고가 보여주듯 핵 개발은 근본적으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면서 “자연은 오랜 시간에 걸쳐 사고 후 남은 불길을 식히겠지만 그때까지 엄청나게 많은 생명이 재로 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전하고 깨끗한 핵에너지’라는 신화가 이미 완전히 무너진 상황에서 하루빨리 모든 핵 개발을 중단하고, 재생에너지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 반핵의사회의 핵심 주장이다.

특히 이날 반핵의사회는 “소량의 방사선도 인체에 해롭기는 마찬가지이다. 진단용 치료용 방사선도 아주 조심스럽게 이용돼야 한다”면서 “일부 의료기관들의 무분별한 방사선 남용을 중단하고 사용이 불가피한 경우, 피폭을 최소화하는 안전장치들을 반드시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부득이한 방사선의 사용까지도 대체할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길 기대한다”며 “핵에너지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핵에너지 개발 및 유지에 사용되는 재원을 대체 기술 연구를 위해 활용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 키키마 하지메 위원장
한편, 이날 창립대회에서는 일본 반핵 활동의 중심에 있는 전일본민주의료기관연합회(이하 민의련) 피폭문제대책위원회 키키마 하지메 위원장의 초청강연이 마련돼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한 일본 정부의 대응 및 민의련의 지원 활동, 피해 주민들의 건강권 문제 및 의료인의 역할 등이 조명됐다.

키키마 하지메 위원장은 원전사고 후 일본의 상황에 대해 “피해 지역 주민의 급성 방사선 증상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후쿠시마현산 농산물의 방사능 오염이 문제인데 유통식품의 방사선량 표시가 불충분하다”면서 “특히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의 불안감이 매우 커 현 밖으로 대피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에 민의련은 오염 지역에 거주 중인 아이들을 피폭으로부터 보호하고, 성장에 적합한 가정환경을 유지하는 것을 최대 당면 과제로 삼고, ▲학교 및 보육원에 대한 우선적인 제염 ▲현내 유통중인 식품의 방사선량 표시 의무화 ▲아동 검진의 강화 ▲어린이 및 보호자에 대한 교육 강화 등을 정부와 지자체에 촉구하고 있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의사와 의학자들이 참여하는 핵전쟁 방지‧핵폐기 촉구 운동을 위한 반핵의사회(PANW)가 1987년 창립됐으며, 현재 민의련을 비롯한 34개 단체, 400여명의 회원이 동참하고 있다.

키키마 위원장은 “PANW의 한 사람으로서 올해 있을 IPPNW 히로시마 총회에 한국과 북측의 많은 의사들이 참여해 핵문제에 대한 한일 교류가 진행되길 바란다”면서 “동북아지역을 비핵지대로 만들고, 피폭자에 대한 적합한 보상을 이루는 것을 한일 공통의 반핵 목표로 삼고 연대와 제휴를 강화시켜 나가자”고 당부했다.

▲ 창립대회에 모인 회원들의 모습
▲ 좌측부터 김정범·백도명 공동대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