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한국 1차 의료체계 구축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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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한국 1차 의료체계 구축 미흡”
  • 박은아 기자
  • 승인 2012.02.2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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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의료의 질 검토보고서 통해 강력한 일차의료체계 구축·포괄적 지불제도로의 개편 필요 지적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늘어나는 보건의료비 지출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예방적 의료서비스에 대한 재정지원을 확충하고 강력한 일차의료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는 한국 보건의료체계는 건강보험의 확대와 제도개선을 거치면서 의료서비스의 접근성과 평균수명 등 건강성과가 크게 향상됐으나 질병치료에 있어 병원에 지나치게 의존한 결과, 보건의료비지출 증가율(연 8%)이 OECD 평균증가율(연 3.6%)의 2배에 달하며 그 중 병원비 지출이 절반이상을 차지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OECD는 "급속한 고령화와 흡연 및 비만율 증가로 인해 향후 보건의료비 지출은 지속적으로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지역사회중심 의료서비스(community-based medical practice)를 개선해 건강성과를 향상시키고 병원방문빈도를 감소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OECD는 병원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국민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예방적 의료서비스 및 지역사회 일차의료기관의 환자상담에 대한 재정지원을 확대해 강력한 일차의료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현행 행위별수가제를 급성기 의료영역의 대표적 비효율의 원인으로 지적, DRG(Diagnosis Related Group) 포괄수가제를 확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행위별수가제로 인하 비효율성 지적…질 평가에 따른 인센티브제 도입 등 제안

동 보고서에서는 한국의료의 가장 큰 강점으로 단일 건강보험체계와 선진적 정보통신기술, 이에 근거한 질 평가와 공개시스템, 대형 급성기 병원을 중심으로 한 질 향상 노력 등을 꼽았다.

특히 2000년 건강보험통합에 의해 관리효율성이 크게 개선되고 전국의 성과 관련 정보를 통합해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으며 발전된 정보통신기술에 힘입어 훌륭한 관리체계를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의약품처방조제지원서비스(Drug Utilisation Review, 이하 DUR)가 이러한 체계상의 강점을 드러낸 우수한 제도라고 평가하고, DUR을 다른 의료이용 정보와 연계할 경우 성과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행위별수가제로 인한 비효율성, 일차의료체계 미흡, 질 향상을 위한 경제적 동기 부족, 심뇌혈관질환 관리연속성 부족, 환자안전과 경험관리체계의 부재 등을 문제점으로 제시했다.

OECD는 우리나라가 대표적인 일차의료 성과지표인 예방가능한 입원율이 OECD회원국에 비해서 높은데다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부족한 일차의료체계가 이런 상황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OECD는 바람직한 일차의료기관에 재정적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필요도 높은 지역에 대한 재정적인 투자로 일차의료를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한 투입 요소 중심으로 설계된 현재의 종별가산제를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질 평가에 따른 인센티브제를 도입해 경제적인 동기를 제공할 것을 권고하는 한편, 비급여 진료비에 대한 공적 관리체계를 확충해 국민의료비의 비용대비 가치를 높일 것을 권고했다.

심뇌혈관 질환과 관련해서는 9개 권역별 센터 지정 등 소수병원에 대한 투자에서 더 나아가 국가 차원에서 질병단계별 의료서비스 필요를 충족할 수 있는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진료의 연계(coordination of care)를 강화하기 위해 급성기 병원에 뇌졸중 치료실(stroke unit)을 설치하는 한편 예방과 건강증진, 재활치료에 대한 국가적인 투자를 확대하고 질병의 연속선상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필요에 부응하는 조화로운 서비스 제공체계를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기존의 질 평가 시스템에 환자 안전 감시체계와 환자경험 평가 체계를 구축할 것과 중소규모 병원과 일차의료기관의 질 향상을 위해 의료기관 평가인증을 확대할 것, 임상진료지침 개발 및 사용을 확대할 것 등을 제안했다.

한편 동 보고서는 OECD가 지난 26일 발간한 '한국 의료의 질 검토보고서'(Health Care Quality Review : Korea)로서, OECD 보건부(Health division)는 작년부터 3년간 10개 회원국의 의료체계를 질과 성과의 관점에서 심층 분석해 정책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작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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