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보건학의 새지평 여는 교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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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보건학의 새지평 여는 교과서다
  • 김광수
  • 승인 2012.03.09 18:2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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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정세환 교수 저 '새로운 구강보건학'

 

구강보건학 교과서가 새로 나왔다. 제목은 “새로운 구강보건학”이다. 강릉대학교 치과대학의 정세환교수께서 혼자서 쓰신 것이다. 그런데 이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나 교수님들은 잘 아시겠지만, 이런 책이 나와도 너무 늦게 나왔다. 이제야 나온 것이다. 그것은 물론 정세환교수가 게을러서가 아니고, 나를 포함해서, 구강보건학을 전공하는 학자들 모두가 너무 무능하고 게을렀고, 반면에 정세환교수가 가장 유능하고 부지런했다는 말이다.

우선 책 제목부터 보면, ‘구강보건학’은 ‘예방치학’과 짝이 되는 과목이다. 예방치학에서 지식과 기술을 개발한다면 그것을 국민, 시민, 대중에게 적용하는 과목이 구강보건학이다. 그래서 앞에 ‘공중’이라는 글자를 붙이기도 하지만, 보건학 자체가 공중보건학이다. 그래서 ‘공중’이라는 말을 떼는 것이 더 전문가 답게 노련스럽다. ‘공중’이라는 글짜를 붙이는 것이 더 촌스럽다는 말이다.

한편, 공중이라는 글자가 붙었는가 안붙었는가를 가지고 예방치학이라는 과목이 그 속에 포함되는가 안되는가를 따지는 일 또한 촌스러운 일이다. 예방치학과 구강보건학은 손의 안쪽과 바깥쪽과 같이 분리될 수 없는 과목이다. 그것을 개인과 집단으로 나누어 생각하는 오류는 이제는 정말 시정되어야 한다.

이 책의 저술이 너무 늦었다는 것은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에서 구강보건학 교과서로 그동안 우리는 은사님이신 김종배 교수님의 교과서에 너무 오랫동안 지나치게 의존해 왔다. 구강보건학이란 나날이 발전하는 학문이다. 그리고 구강보건학은 지역과 시대와 사회집단과 계급과 대상집단에 따라서 부단히 달라져야 하는 학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종배 교수님의 기념비적인 업적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의 단지 유일한 교과서만으로는 이런 것들을 모두 담아내기에 미흡했다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우수한 교과서라도 교과서 독점시대가 이렇게 계속되는 것은 결코 학문의 발전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금기를 과감히 깨고 나온 저자의 업적에 의미가 크다고 하는 것이다. 진작 있었어야 할 이러한 일들이 이제야 일어난 것에 대해서 너무 늦었다고 하는 것이고, 그것을 이번에 처음으로 했다는 데서 가장 빠르다고 하는 것이다.

저자는 그동안 보건복지부 구강보건사업단, 그리고 구강보건사업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면서 우리나라 구강보건사업의 대부분을 일선에서 기획, 추진, 평가해 왔다. 그리고 영국에서의 유학경험과 개인적 연구 등을 통해서 누구보다도 새로운 구강보건학의 지식에 대해서 능통하다. 또한 우리나라의 구강보건 문제를 오랫동안 몸으로 부딪치며 고민하여 왔다. 그래서 그의 이번 저작은 무엇보다도 소중하다.

어떤 분은 혼자서 사백 쪽의 책을 쓰는데 힘들었겠다고 한다. 쪽수가 문제가 아니다. 다른 여러 책을 베끼면서 사백 쪽을 만들기는 쉽다. 그러나 저자는 그럴 사람은 아니다. 수없이 많은 책에서 참고자료를 보고, 각주를 일일이 달고, 근거를 하나하나 밝혔다. 이러한 학문자세가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어느 하나 그냥 베낀 부분이 없다. 교과서를 그냥 베낀다는 게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으나, 그동안 그래왔던 것이 우리나라 교과서의 풍토였던 것도 또한 부인할 수 없다.

그가 이번에 제공해 준 구강보건학의 지식들은 대부분 새로운 것들이다. 단편적으로 학회나 논문을 통해 보아오던 것들이 이렇게 교과서로 정리되어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지식들은 그동안 새로운 지식에 목말라 하던 구강보건 전문가들에게 큰 혜택을 줄 것이다.

또한 많은 주위사람들이 ‘저자가 언제 이렇게 이런 책을 쓸 시간이 있었는지’를 의아해 한다. 그러나 이것은 갑자기 이루어진 일이 아니다. 오래 전부터 자료를 모으고 꾸준히 수년동안 원고를 써 왔던 결과물이다. 하루아침에 이루어 진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끝으로, 나는 부디 이 책이 많이 팔리기를 고대한다. 저자가 선생 월급을 받으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운데 형편에 도움이 되라고 하는 뜻은 아니다. 선생이란 어차피 가난한 것이고, 그런 가난한 자리도 사회적으로 보면 크게 성공한 자리이다. 또 그럴 줄 알면서 선생이 된 것이다. 국립대학 교수가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해도 말이 안된다. 내가 바라는 것은, 보다 많은 대학에서 이 책을 교재로 씀으로 해서 이 책의 훌륭한 내용들이 더욱 많이 학습되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평자는 저자와 같은 대학에서 같은 공부를 하고 구강보건 분야에서 함께 같은 길을 가는 한 사람으로서 이 책의 출판이 매우 기쁘다. 물론 그동안 구강보건 정책연구회에서 함께 활동했던 결과물이라는 데서도 그러하다. 앞으로 많은 분들께서 이 책의 출판에 관심을 가져주실 것을 기대한다.

김광수(본지 논설위원, 한국산업구강보건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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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용 2012-03-14 01:53:36
일부 읽어 보았는데 이 책 학습 모임 만드는 것은 어떨까 싶네요~~~

전민용 2012-03-14 01:53:02
일부 읽어 보았는데 이 책 학습 모임 만드는 것은 어떨까 싶네요~~~

임종철 2012-03-12 10:05:55
그간의 노력의 결실 축하드리고, 김광수 교수님 글을 뵈니 전문분야와는 거리가 있는 저도 보고(꼭 봐야 할듯~) 싶어지는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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